[TOUR WORLD] 날아오르자 코발트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2015. 9. 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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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안전 확보한뒤 시동..모래 박차고 하늘로 휘잉~백사장·리조트 지붕이 한눈에 요트위의 남자가 손을 흔들고 형형색색 바닷빛이 춤을 춘다

■ 드론과 함께 떠난 세이셸

세이셸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라디그(La digue Island) 선착장에 관광객들이 입항하고 있다. 고도 500피트에서 속도 50마일로 순항하며 촬영했다.
"드론과 함께요?"

믿기지 않았다. 4차원 시각으로 섬의 풍광을 담는 여행이라니. 게다가 그 섬, 세이셸이다. '죽기 전에 꼭 가 보아야 할 천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세계 최고의 해변 1위' '미국 CNN 방송 선정 세계 100대 해변 중 1위'. 수식어가 즐비한 그 섬이라니.

히말라야, 캐나다, 네팔, 북극 등 세계 구석구석을 숱하게 다닌 나였지만 이번은 떨렸다. 앵글을 담아내는 도구가 카메라가 아닌, 드론(Drone)이니까. 매일경제 신익수 기자가 잔뜩 겁을 준다. 언론사 최초, '드론 여행기'가 될 테니깐, 제대로 쓰라고 신신당부다. 그래, 까짓것, 한번 해보자. 그렇게 떠났다.

드론 촬영, 장난이 아니다. 주변 안전은 필수. 생생한 영상을 남기기 위해선 작전도 필요하다. '드론'은 배터리에 의존하는 비행체다. 시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함께한 '하늘의 눈'은 DJI사의 팬텀3 모델. 한번 비행에 최대 20분을 날 수 있다. 20분 내에 어떤 영상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을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놓고 동선을 파악해야 한다.

끝 모를 파스텔 톤 바다. 가슴부터 확 뚫렸다. 국토면적 455㎢ . 한반도의 400분의 1이지만 115개의 섬으로 이뤄져, 전체 바다 면적은 남한의 무려 14배다. 남위 4도에서 7도에 걸쳤으니 태풍도 없다. 천혜의 요새다.

1차로 핵심을 담기 위해 가장 큰 섬 '마에(Mahe)'로 날아갔다. 물론 드론과 함께. 섬이 많은 나라니, 해안가를 둘러보는 것부터 스타트. 세이셸 관광청 김빛남 소장이 강추한 '보발롱비치(Beau Vallon beach)'부터 찾았다. 마에섬에만 65개의 작은 해변이 있다. 하나가 눈에 딱 꽂혔다. 일단 주변 '클리어(Clear)' 상황부터 체크. 안전이 확보된 뒤, 시동을 걸었다. 왱. 프로펠러의 바리톤 굉음이 심장을 울린다. 망망대해를 건너, 이역만리 땅에서의 드론 비행과 촬영이라니.

슬쩍, 업다운 체크. 팬텀 드론도 생소한 해안 풍광에 기분이 좋은지, 민첩하게 모래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이내 카메라에 담기는 풍광. 가족 단위 연인 단위로 삼삼오오 하얀 백사장을 거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즉각 고도 상승. 1000피트 이상 날아오르자, 성냥갑처럼 작아진 앙증맞은 리조트 지붕들이 앵글에 담긴다. 마침 석양도 진다. 하얀색 요트가 드론을 보고 손을 흔든다. 살짝 조종간을 옆으로 기울였다. 좌선회 스팁턴(Steep Turn)을 하자, 환호성을 지른다. 붉게 물든 석양 사이로 '드론 곡예 비행'이라니.

고도 500피트. 드론으로 바라본 보발롱비치. <br>프랄린섬의 앙스 라지오(Anse Lazio) 요트가 한가로운 세이셸 앞바다에 흰 점을 찍었다.
다음날은 세이셸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라디그(La Digue)'로 향했다. 자료를 보며 기어이 앵글에 담아놓아야겠다고 한방에 결정했던 '앙스 수스 다정(Anse Source d'Ardent)' 해변. 이 풍경이 절묘하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핑크와 회색 그리고 어느 때는 검은색으로 보이는 화강암이 해변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팬텀 드론이 이를 놓칠 리 없다. 뱅크 각(날개 기울기)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형형색색 빛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세 번째 포인트는 '앙스 라지오(Anse Lazio)'. 세이셸의 프랄린섬 북서쪽에 위치한 해안가다. 이곳 특징은 아담하면서 투명한 바닷물. 영국 여행 전문지 '콘데내스트트래블러'지에서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기네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은 곳이다.

'드론의 눈'만 즐거울 순 없는 법. 직접 속살투어에 나섰다. 세이셸에도 멋진 산과 트레킹(Trekking) 코스가 있다. 1979년에 지정된 몬 세이셸 국립공원은 세이셸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 면적으로 마에섬의 20%를 차지한다. 정상인 905m의 '몬 세이셀와(Morne Seychellois)'는 입산 절차가 까다로워 패스. 대신 '몬 블랑(Morne Blanc·667m)' 트레킹 코스를 택했다. 마에섬을 동서로 가로지르듯 구불구불 산길을 올랐다. 국립공원이지만 입구에 낡은 팻말 하나가 전부인 곳. 인위적인 설치물을 최대한 없애고 자연 그대로를 관찰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는 세이셸의 배려가 놀라울 뿐이다.

산행에는 전문가이드가 동행한다. 드론을 날려도 끝이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뻗은 거대한 야자수. 발아래는 지의류와 갖가지 이끼류가 산길을 덮고 있다. 30분쯤 걸었을까. 가이드의 손이 가리키는 곳을 자세히 보니 이 지역에서만 관찰이 가능하다는 손톱만 한 크기의 '가디너 개구리(Gardiner's Frog)'. 1시간20여 분 오름짓을 하니 '몬 블랑'이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산중턱에 걸렸던 안개를 시원스레 걷어간다. 마침내 세이셸의 해안선이 눈에 박힌다. 에메랄드빛 바다. 세상에. 문득 '드론'이 부러워진다.

▶ 세이셸 여행 100배 즐기는 Tip

1. 가려면〓두바이나 아부다비, 홍콩을 경유한다. 에미레이트항공이 두바이~세이셸을 주 14회, 에티하드항공은 아부다비~세이셸 주 14회 운항한다. 세이셸로 갈 때는 13~14시간, 올 때는 12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인도양의 레위니옹이나 모리셔스,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다른 지역을 한꺼번에 여행하는 것도 좋다.(비행기로 2~3시간 내외)

2. 숙박은〓초특급 프라이빗 리조트부터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비용으로 따지자면 50유로부터 6500유로까지, 그야말로 극과 극.

3. 먹방 투어〓대표적인 음식은 '크레올식 카레'. 호텔에서의 아침은 대부분 인터내셔널식이다. 커피가 우리 입맛과 다르다. 믹스커피가 요긴할 수 있으니 꼭 준비하실 것.

*취재협조〓세이셸관관청(www.visitseychelles.kr·(02)737-3235)

[세이셸 = 정용권 드론 촬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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