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비뇨기질환 치료' 명의 안덕근 자황한의원 원장 "쓰고 담백한 음식 많이 먹어야 비뇨기·부인과 치료에 특효"

김남일 경희대 한의과대 학장 2015. 9. 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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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의 韓方명의열전 ⑫]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자황한의원은 난임(難妊) 치료를 잘하기로 입소문이 나 있다. 국철 의정부역에서 의정부시청을 향해 5분가량 걷다보면 1, 2층을 한의원으로 쓰고 있는 자황한의원을 만날 수 있다. '자황(自皇)'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운이 단번에 느껴진다.

자황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덕근(安德根) 원장은 30대 젊은 한의사다. 안 원장은 임상 경력은 짧지만, 동의보감 등 고전을 기초로 한 치료법에 약침 치료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경력은 길지 않지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난임 치료에 있어서 웬만한 50~60대 한의사 못지않게 실력이 출중하다.

안 원장에 따르면, 부인과 질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승화강(水昇火降)이다. 직역하면 '물 기운은 올리고 불 기운은 내린다'는 뜻이다. 오장육부 중 하나인 신장(腎臟·콩팥)은 한의학 용어로 신수(腎水)라고 불린다. 신장은 물의 특질을 갖고 있다. 반면, 심장(心臟)은 심화(心火)라고 해 불의 기질이 있다. 보통 몸이 건강한 사람은 배꼽 아래 단전(丹田)이 따뜻하다. 한의학에서는 명문상화(命門相火)라고 불리는 자리다. 땅이 뜨거우면 비가 내려 식혀주는데 이 때 열기는 수증기로 변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아랫배 쪽에 있는 단전이 뜨거워야 물을 끓여 위쪽으로 올릴 수 있다. 올라간 물이 심장의 불을 잡아 아래로 내려주면서 몸 전체를 순환하는 것이 우리 몸의 원리다.

- 안덕근 원장은 전립선 등 현대인들의 비뇨기 질환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걱정한다.

(네모 안) 김남일 학장(왼쪽)과 안덕근 원장이 왕뜸 치료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승화강·표리통기가 자연의 이치하지만 병리적인 현상으로 아랫배가 차가워지면 수승화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몸이 붓고 손발이 차가워진다. 이러면서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이른바 상열하한(上熱下寒), 즉 '위쪽이 뜨거워지고 아래쪽이 차가워지는' 증상은 이런 이유로 나타나며 면역력 저하도 이와 관련이 깊다. 얼굴이 자주 붉어지거나 뒷목이 뻐근하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한 채 꿈자리가 뒤숭숭한 것도 뜨거운 열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표리통기(表裏通氣)도 중요한 치료원리다. 직역하면 겉과 속의 기운을 통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다음은 안 원장의 설명이다.

"배꼽 밑에 사과 반쪽 크기의 '냉적(冷積)'이 생겨나게 되어 아랫배가 차지면 자꾸 겉과 속이 통하질 못하게 되죠. 그래서 자꾸 기운이 움츠려 들게 되는 겁니다."

면역력 저하 환자에게 안 원장이 내리는 처방은 침, 약재, 뜸 등 다양하다.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본초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안 원장은 약재 선택에 있어서도 탁월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약침(藥鍼)에 남다른 장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약침은 약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혈 자리를 보는 눈이 정확해야 한다. 안 원장은 약침요법의 창시자 남상천 선생의 사위로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남상천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철 원장에게서 약침술을 직접 전수받았다. 현재 안 원장은 대한면역약침학회에서 약침강사로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약침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최근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힘들어 하는 여성 환자들이 늘고 있다. 안 원장은 난임은 생활습관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의보감 부인편에 보면 구사문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여성분들은 자궁이 따뜻해야 임신이 잘됩니다. 때문에 저는 미시적으로 자궁점이라고 하는 양쪽 난소가 시작되는 부분에 약침을 놓습니다. 동시에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왕뜸(마야구)치료법도 자황한의원만의 자랑이다. 최근 뜸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한의원을 보기 힘들다. 화재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 시간도 길다. 뜸 향을 싫어하는 환자도 적지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상 위험도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은 뜸이야말로 수승화강, 표리통기에 있어서 특효가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는 아예 크기가 큰 대형 뜸(왕뜸)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왕뜸 치료에 걸리는 시간만 1시간이 넘는다. 환자나 한의원 모두 어지간한 인내심 없이는 쉽지 않다.

- 안덕근 원장은 "부인과·비뇨기 질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승화강과 표리통기"라고 말했다.

불규칙한 생활하는 사람 임신 쉽지 않아그는 현대 여성들 가운데 난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를 생활습관에서 찾는다. 이는 한의학 용어로 섭생(攝生)이라고 불린다.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 보니 자궁의 활력이 떨어진다. 지나친 음주도 난임의 원인이다.

"양방(洋方)에서는 고산(苦産)이나 계류유산(稽留流産·임신이 되고 초음파에서 아기집도 보이나 발달과정에서 태아가 보이지 않거나 사망한 태아가 유산을 일으키지 않고 자궁 내 머무르는 경우)의 원인을 유전자나 염색체 이상 때문으로 보는데요. 한방의 시각은 다릅니다. 충분히 내 몸에 자양분이 형성돼 있지 않다보니 태반이 형성되지 않고 그래서 아기집은 보여도 크기가 충분히 커지지 않는 것이죠. 쉽게 말해 세포 분화가 왕성하게 벌어져야 할 시기에 영양분을 왕성하게 받지 못하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 원장은 난임 극복의 첫 번째 과제로 생활 습관 변화를 강조했다. 안 원장은 치료에 들어가기 전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 상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는 건강한 난자가 만들어지려면 3개월 전부터 먹는 것까지 포함한 생활습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평소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난임 환자의 가임 확률을 높이는 데 20% 정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나머지 30%는 약침, 50%는 주요 약재와 뜸 치료다.

"난임 환자들을 보면 너무 늦게 주무시는 분들이 많아요. 밤 10시부터 12시 사이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간이거든요. 임신이 잘 안되시는 분들을 보면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시거나 하루 건너씩 쉬고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직업군은 몸에 문제가 없어도 생활리듬 패턴이 일정하지 않아 임신이 잘 되지 않거든요."

인스턴트나 밀가루 음식은 난임 환자라면 피해야 할 음식이다. 안 원장에 따르면, 밀가루나 인스턴트 음식은 한방에서 말하는 습담(찌꺼기)을 만들어 낸다. 습담이 많이 쌓이면 비위(脾胃) 기능이 약해진다. 안 원장은 비위 기능 장애가 난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가량 된다고 말한다. 피부가 건조하고 창백하면서 자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여성 환자들의 경우 습담이 체내에 지나치게 많이 쌓여 음식물이 잘 흡수되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찬 성질의 음식과 지나치게 맵고 짜면서 기름진 음식도 임신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반대로 임신에 좋은 음식은 뭘까. 안 원장은 담백한 음식이 좋다고 강조했다. 연근, 우엉, 두부, 버섯, 양배추 등이 대표적이다. 쓴 맛 음식도 몸에 좋다. 쓴 맛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몸의 열기를 아래 단전 쪽으로 내려주기 때문에 수승화강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도 필요하다. 안 원장은 최소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4% 정도 되는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40~50㎏ 여성 환자가 하루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2리터 정도 된다.

자황한의원이 다른 난임 치료 한의원과 다른 점은 임신을 해야 하는 여성 못지않게 남성의 성기능과 관련해서도 검사하고 치료한다는 점이다. 처음 상담을 받을 때 부부가 꼭 함께 참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는 "난임은 남녀가 절반씩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커피와 술을 많이 마신다든지 잦은 흡연은 건강한 정자(精子)가 생기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자황한의원에는 양정(養精)이라고 해서 정자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기르는 것을 난임 치료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물론 치료에 있어서는 여성 난임 환자 치료처럼 약침과 왕뜸, 탕약 복용이 모두 사용된다.

개원 초기부터 안 원장이 난임 치료를 깊이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당초 그가 생각한 분야는 양방으로 치면 비뇨기과 분야다. 개원 초기, 그는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남성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자황(自皇)을 한의원 이름으로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 원장은 전립선 등 현대인들의 비뇨기 질환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걱정한다. 물론 이러한 비뇨기 질환의 배경에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면 만성비세균성전립선염 증상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비뇨기 부위에 뻐근한 통증을 호소한다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한 느낌이 없는 분들, 밤에 자주 깨 화장실을 찾는 분들이 대체로 이런 증상을 갖고 계시죠. 또 요즘에는 30~40대에서 전립선 비대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대개 조루나 발기부전 환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뇨기과 질환, 氣의 순환과 관련 깊어치료 방법은 난임 치료와 비슷하다. 남성 질환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수승화강과 표리통기다. 몸의 순환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승화강을 위해서는 약침, 표리통기를 위해서는 왕뜸요법이 사용된다. 남성환자들은 고환과 항문 사이 회음이라는 혈 자리에 약침치료를 한다. 주요 부위에 투입된 약침은 해당 부위 주변의 기운을 북돋아주면서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만성비세균성전립선염은 일종의 감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로하면 언제든지 생겨날 수 있죠. 즉 그만큼 완치가 힘들뿐더러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좀 좋아졌다고 생각하다가도 또다시 발병하는 게 바로 이 질환(만성비세균성전립선염)입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약침을 몇 번 놓으면 금세 비뇨기 질환에 뻐근함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죠. 어떤 면에서는 한방이 오히려 양방보다 치료 기간이 짧을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 오시는 전립선염 환자들은 대부분이 이미 양방의 비뇨기과를 다녀오신 분들이라 약침 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확실히 높습니다."

안 원장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에서 세균이 가장 침투하기 쉬운 곳이 구멍"이라고 말했다. 상체에서는 입, 하체에서는 항문과 자궁 등이다. 몸이 피곤하면 입병이 생기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남성들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면 비뇨기 주변에 땀이 차 습해진다.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성기능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를 한방에서는 습열(濕熱)이라고 부른다. 습열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음주와 흡연이다.

"우리 몸에서 습열을 배출하는 좋은 방법이 배변 활동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몸 안의 독소를 잘 빼내야 하는 거죠. 습열에 문제가 있는 분들을 보면 대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야채 등 식이섬유는 잘 안 먹고 고기, 인스턴트를 많이 섭취하니 그럴 수밖에요. 땀을 배출하는 것도 좋은데 대부분 환자들을 보면 운동을 안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땀은 배출을 안 하니 그게 다 아래로 가면서 습열을 쌓는 겁니다. 그게 바로 남성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특히 열을 배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안 원장은 한의대 동문들과 함께 조직한 동의보감네트워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동의보감네트워크는 400년 전통의 동의보감 처방을 현대 다양한 질환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연구하는 학술모임이다.

안 원장은 난임 클리닉과는 별도로 산전산후(産前産後) 산모의 건강을 돕는 의료시설을 준비 중이다. 그가 준비 중인 산후조리원의 경우 우리 전통에 입각한 관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최고급 산후조리원을 보면 대부분 호텔식으로 짓는 등 시설에만 치우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방법을 달리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전통방식으로 말이죠. 단적으로 뜸은 산모가 산후 조리하는 데 정말 좋거든요. 한방문화센터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요즘 보면 주변에 아이들을 1~2명씩 낳는데요. 그런 면에서 임신도 철저히 두 사람의 계획 아래 진행돼야 합니다. 엄마, 아빠의 몸을 최고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아이를 임신해야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가 생기는 법이지요."

▒ 안덕근 원장은…1978년 경기도 의정부 생, 경희대 한의과대 한의학 박사, 대한면역약침학회 의무이사, 동의보감연구회 기획이사, 자황한의원 의정부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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