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화학 마침내 턴어라운드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4일 실적 턴어라운드의 산실인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 내 그린소재연구소와 셀룰로오스 계열 헤셀로스 공장을 찾아 위기 극복 원동력을 취재했다. 흰가루 형태인 셀룰로오스는 물을 끈적끈적한 액체로 바꾸는 성질 때문에 건축 접착제 등에 필수적으로 첨가하는 화학물질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이 물질로 페인트 점도를 높여주는 첨가제 '헤셀로스', 타일 접착제 등에 쓰이는 건축용 첨가제 '메셀로스' 등을 만든다.
조성우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장(전무)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원가를 20% 낮춰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제품보다 싼 가격에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유럽에만 판매하던 셀룰로오스를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동남아와 남미, 미주 등으로 팔기 시작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셀룰로오스계 후발주자였던 삼성정밀화학은 이제 115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점유율 4위(지난해 기준 11.6%) 회사로 올라섰다. 덩달아 2012년 60%에 불과하던 셀룰로오스 공장 가동률도 이젠 85% 이상 높아졌다.
노사가 한 가지 목표로 힘을 합친 것도 컸다. 일례로 올해 입사 27년차로 '헤셀로스' 생산설비 조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하섭 기장(50)은 최근 조정실 모니터 앞에 가로 2m, 세로 1m에 달하는 대형 세계지도를 걸어놨다. 자신이 생산하는 제품이 어느 곳으로 수출되고, 다우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어디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서다. 윤 기장은 "2~3년 안에 글로벌 톱 기업으로 가겠다는 목표를 지도를 볼 때마다 되새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낙운 그린소재 개발팀장은 "1990년 개발에 착수할 당시 메셀로스 제조기술은 미국 다우, 독일 바이엘 등 몇몇 선진회사들만 갖고 있던 고난도 기술"이라며 "이들은 기술 이전을 꺼리는 상황이라 자체 연구팀을 꾸려 독자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2010년엔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각지에 흩어져 있던 연구진을 모아 그린소재연구소를 탄생시켰다. 이 연구소에서는 건축용, 의약용, 식품용 제품에 이어 2011년엔 페인트 첨가제인 헤셀로스까지 개발하며 셀룰로오스계 제품 주요 4대 시장에 대응하는 풀 라인업을 갖췄다. 현재 연간 생산 규모는 메셀로스 3만7000t, 헤셀로스 1만1000t, 애니코트 7400t 규모다. 쏟아지는 주문 물량에 대처하고 수입처 확대를 위해 생산설비 증설도 조만간 국내외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정밀화학이 위기를 순식간에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 DNA에 부침 많았던 회사 역사가 내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삼성 계열사 중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곳으로 손꼽힌다. 삼성정밀화학 모태인 한국비료는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64년 설립했다. 삼성그룹 모태기업이 될 수도 있었지만, 1966년에 터진 사카린 밀수사건 주범으로 지목되며 국유화된다. 그로부터 27년 뒤인 1994년 민영화됐고, 삼성 계열사들이 돈을 모아 인수해 삼성 품으로 되돌아온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아픔을 겪지 않고 강한 회사가 될 수 없고, 절박함 속에서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이라며 "50여 년간 축적한 성공 DNA로 세계 중심 회사를 만들고, 나아가 삼성그룹 중심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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