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주거안정대책]이틀만에 시장반응은 "짜집기 - 우려먹기 - 급조"비판 일색

2015. 9. 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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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정부가 2일 ‘서민ㆍ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저소득 1인가구에 대한 맞춤형 주거지원 강화책을 내놨지만 대책에 대한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특히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겟다고 밝힌 집주인 리모델링(재건축) 임대사업의 경우, 수요가 많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상의 가정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한 수익률이 3%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대책을 통해 내놓은 집주인 리모델링 사업은 30㎡ 이하 노후화된 단독주택을 집주인이 주택기금으로부터 가구당 최대 2억원을 1.5%의 이자로 지원받아 8가구로 리모델링한 후 6~7가구를 임대하는 것이다. 

독거노인이나 대학생 등 저소득 1인가구에 우선 공급하고, 입주자 소득정도에 따라 시세의 50~80%로 임대를 하게 된다. 임대기간은 최소 8년에서 최장 20년까지다.

서울의 경우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조건(준공 후 10년ㆍ대지면적 100㎡이상)을 갖춘 단독주택은 약 6만 6160가구다. 국토부는 대학교 밀집지역인 서울 성북구 정릉 또는 보문동 인근에 사업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 150호를 개량해, 1000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국토부의 계획이다.

국토부는 시뮬레이션 결과, ‘2.85%~2.87%’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경기도의 시가 4억8000만원 연면적 99㎡ 단독주택을 2층 8가구 연면적 158㎡로 재건축해 6가구를 임대할 경우를 가정했다. 최장기간인 20년을 임대할 경우에만 월수익 54만원이 생기고, 12년은 수익이 없으며, 8년의 경우 매달 66만원의 ‘지출’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는 1가구→8가구라는 ‘최상’의 가정을 한 경우다. 노후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이미 전ㆍ월세 세입자를 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주택가격의 변동성이 가정에 반영이 안돼 있기때문이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기존 주택에 세입자가 있을 경우 리모델링을 할 경우, 수익률은 2.85%~2.87%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정책 혜택은 1세대 거주 노후 주택소유자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나온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 발표’에서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은 ‘집주인 리모델링(재건축) 임대사업’이다. 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상의 가정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한 수익률조차 은행 대출을 통해 임대사업을 할 경우 절반 수준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호응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빚을 안고 집을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들이 추가 대출을 받으면서 임대주택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하겠냐는 것이다. 정릉3동의 노후주택 밀집지역 인근 신세계 공인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이 동네에는 50여채의 단독, 다가구주택이 임대사업을 벌이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축을 했다”면서 “원룸이 넘치는 상황에서 추가로 빚을 내서 임대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릉 공인 관계자는 “정릉에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보유자들의 경우 이미 세입자를 낀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면서 “돈을 빌려서 할 사업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김규정 NH농협 부동산 전문위원은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정부가 밝힌 정부의 밝힌 수익률의 2배정도를 받을 수 있고, 회수기간도 더 짧을 것”이라며 “집주인들이 굳이 이 사업을 할 유인이 없어 보인다. 시범사업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공실에 대한 책임을 한국토지주택(LH)가 떠안아 집주인들은 확정수익을 받는 구조여서 수익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또한 원룸공급이 많으면 시세보다 싼 임대료가 유인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집주인 리모델링 주택외 다른 대책에 대한 반응도 비판 일색이다. ‘짜깁기’, ‘우려먹기’라는 것이다. 특히 국토부가 이름을 붙인 ‘서민주거안정강화’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생과 노인들에 집중됐고, 물량 자체도 5000가구 수준으로 적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써치 센터장은 “이번에 나온 공공실버주택은 기존 주거복지혼합동의 업그레이드 수준이고, 행복기숙사는 이미 진행한다고 밝힌 것이며, 리모델링 임대는 주택개량사업의 일환”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전세난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 급조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대책이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가야되는데 이번 대책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찾아볼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학생, 독거노인 주거안정‘이라는 말로 논의가 시작된 것인데, 땜질 처방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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