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창회장 무차입 경영 깬 일룸, 마케팅 '펑펑'에 적자

양종곤 기자 2015. 9. 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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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고비 81억..업계 2위 현대리바트 '비슷' "안정적 재무·실적 중시 손동창 회장 경영스타일 반해"
/ (서울=뉴스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퍼시스 계열 가구회사인 일룸이 공격적인 마케팅 탓에 적자를 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룸의 실무선에서 판단 착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만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무차입 경영'을 주창할만큼 실적과 재무 안정을 중시해 온 손동창 퍼시스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룸은 2010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첫 35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늘어난 마케팅 비용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2013년 12억원이었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81억원으로 약 7배 급증했다.

일룸은 지난해 배우 공유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후 현재까지 TV 광고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룸의 마케팅 비용은 회사 수익 규모나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 높은 편이다.

일룸은 지난해 매출액이 994억원으로 가구업계 1위 한샘(1조2655억원)의 13분의 1 수준을 벌고 있다. 반면 일룸의 지난해 광고선전비(81억원)는 한샘(227억원)의 30% 수준이다.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일룸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6311억원을 번 가구업계 2위 현대리바트(88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퍼시스그룹에서 규모가 가장 큰 퍼시스(10억)의 8배를 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손동창 퍼시스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경영철학과 동떨어진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 회장은 1999년부터 퍼시스에 무차입 경영을 도입했다. 퍼시스의 무차입 경영은 증권가에서 퍼시스의 투자 매력 중 하나로 꼽을만큼 널리 알려졌다.

실제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퍼시스의 부채비율은 13.93%에 불과하다. 퍼시스가 속한 기타 목재가구 제조업의 평균 비율 77.99%의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퍼시스도 무차입 경영으로 대변되는 재무구조 안정에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회사는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10억원)는 2013년 대비 약 2배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줄었다.

업계에서는 일룸이 한샘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룸이 '땅콩책상(팅클 2 피넛 책상)' 등 학생용가구 전문기업에서 한샘과 같은 생활가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한샘이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공격적인 스타마케팅에 나섰다"며 "일룸도 '땅콩책상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고 B2C 사업 강화를 위해 마케팅에 적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연간 200억원을 써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만큼 광고환경이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며 "일룸의 적자전환은 손동창 회장이 퍼시스그룹을 이끌어 온 모습을 보면 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일룸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손 회장은 지난해 10월 퍼시스의 대표이사직을 달고 경영 전면에 다시 섰다. 그의 대표이사 복귀는 3년 만이다. 퍼시스는 현재 손동창·이종태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손 회장은 권광대 대표와 함께 일룸도 이끌고 있다.

퍼시스 관계자는 "일룸의 적자전환은 회사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은 그룹 차원에서 시디즈에 비해 낮은 일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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