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임대 시범사업 '정릉' 가보니..주민들 "애매하네"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비용도 비용이고, 집을 새로 짓자니 엄두가 안났었거든요. 정부가 집도 고쳐주고 고정수익도 보장해 준다고 해서 관심이 있었죠. 그런데 다시보니 임대 수익이 생각보다 낮아서 좀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정릉동 주민 강모(49·여)씨)
정부가 기존 노후주택을 개량해 대학생·독거노인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을 시작한다. LH가 공실리스크를 떠안는 사업구조로 참여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기대 수익이 낮은 데다 최대 20년까지 LH에 위탁관리를 해야하는 '준공공임대' 형태여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2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일대 주민들은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민을 토로했다. 정부 기금 대출로 신축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관심은 가지만 예상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아 선뜻 참가를 결정하진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정릉동은 인근에 국민대학교·서경대학교 등이 위치하는 데다 노후주택 밀집해 있어 국토교통부가 사업 적격 지역으로 발표한 곳이다. 앞서 국토부는 정릉 일대 집주인 35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86%(30명)가 집주인 리모델링 사업참여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냉랭했다. 긴 임대기간과 낮은 수익성때문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강씨는 "정부가 기금대출을 해주고 임대수익도 보장해준다고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던 것인데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다"라며 "고정수익 등을 산출받아보고 최종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의 수익율은 민간에서 임대사업을 진행할 경우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세 대비 50~80%의 임대료가 책정되는 데다 대부분 리모델링 비용으로 소요된 기금 대출 상환을 위해 사용되서다.
국토부 수익성 분석(임대시세 40만원 가정)에 따르면 99㎡ 규모의 수도권 단독주택을 2층, 8가구로 개량해 6가구를 12년 동안 임대할 경우 집주인의 임대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12년동안 수익없이 집을 빌려준 뒤 처분권한을 이전 받아야 개인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임대기간을 8년으로 설정할 경우 매월 66만원의 추가 투자비용이 발생하며 임대기간이 20년일 경우에는 매월 54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집주인의 사정에 따라 자가 사용을 늘리고 임대 가구를 줄일 경우에는 그만큼 임대수익이 줄어들고 주변 민원이나 향후 수리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에도 임대수익은 감소한다.
특히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8~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자기 주택에 대한 처분을 제한 받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전매 및 매매 제한과 이에대한 위약금 조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근 K공인중개사사무도 대표는 "요즘에는 30년만 지나면 노후주택으로 취급돼 리모델링 등을 해야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라며 "20년후 집이 노후해진 상태에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메리트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 묶이게 되는 것인데 그런 결정을 할 사업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업성이 좋은 곳이라면 일반 대출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게 수익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공가리스크가 줄어드는 만큼 낮은 수익성에도 참여를 고려할만 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 주민은 "일대는 대학과 인접했지만 노후 주택이 밀집 등의 이유로 빈방이 많이 발생한다"며 "LH에서 공가 리스크를 해결해 주니 수익면에서 나쁘진 않다"라고 말했다.
일대 몇몇 가구를 묶어 사업을 진행한다면 공사로 인한 주민 민원을 줄일 수 있고 주거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곽모(75·여)씨는 "리모델링 사업 참여를 고려하게 된것은 일대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라며 "인센티브 등으로 2~3가구라도 묶어 개발하는 방안을 독려한다면 사업의 효과도 더 크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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