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날개, 순겁쟁이, 비명 통통 튀는 와인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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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A 테이스팅 시음회 현장 |
소비자들이 와인샵이나 마트에서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대부분 지인의 추천이나 좋아하는 품종, 국가나 지역, 가격 등을 고려해 와인을 고를 것이다. 이런 선택기준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하나 있다. 바로 와인 레이블이다. 레이블은 그 와인의 이미지를 만든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처음 접하는 와인의 경우 좋아하는 품종이나 가격이 비슷하다면 인상적인 레이블이 그려진 와인쪽으로 손길을 뻗게된다. 그만큼 레이블은 이제 그 와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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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A 테이스팅 행사 안내문 |
최근의 와인 레이블 디자인은 샤또 건물 그림이 그려진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다. 특히 호주, 미국 등 신대륙 와인에서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5개 와인 수입사가 동맹해 25일 마련한 ‘위아(WIA) 테이스팅’에서는 컬트적인 레이블의 와인들이 대거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WIA(Wine Importers Allians)는 유와인, 더와인, 케이제이무역, KS와인, 더뱅셀렉션의 연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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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리빙빙(Killibinbin) 와인들 |
이날 시음회 참가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와인은 바로 유와인에서 수입하는 킬리빙빙(Killibinbin) 시리즈다. 소개된 와인은 스크림(Scream) 쉬라즈, 더 쉐도우(The Shadow), 스캐어디 캣(Scaredy Cat), 스니키(Sneaky) 쉬라즈, 시덕션(Seduction) 까베르네 쇼비뇽 등 5가지. 우선 와인 이름부터 매우 튄다. 비명, 그림자, 순겁쟁이, 교활한, 성관계를 하자는 유혹. 어떻게 와인 이름을 이렇게 지을 수 있을까. 실로 기발하다. 센스가 좀 있다면 금방 알아챘겠지만 와인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 네이밍된 것으로 보인다. 킬리빙빙은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Aborigin)의 말로서 ‘빛이 난다’는 뜻이다. 그들의 와인이 와인 잔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더 특이한 것은 레이블이다. 여성이 등장하는 영화나 만화 포스터같은 레이블은 보기만 해도 과연 어떤 와인일지 호기심을 잔뜩 증폭시킨다. 실제 킬리빙빙의 레이블은 1950∼60년대 유행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등의 스실러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독특한 디자인으로 탄생됐다.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레이블의 스크림 쉬라즈는 거의 검정에 가까운 매우 깊은 진홍색을 띠고 있다. 잘 숙성돼 검은 자두와 블랙커런트의 향이 구운 오크 향과 함께 풍부하게 피어난다. 잘 익은 자두를 한입 가득 베어 문것과 같은 풍부한 과실향이 여러가지 향신료의 풍미와 함께 입안을 가득 채우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와이너리는 남호주의 숨겨진 보석같은 랑혼 크릭에 위치하고 있다. 120년이 넘는 수령의 쉬라즈와 까베르네 쇼비뇽 포도나무를 소유하고 있는 역사깊은 와이너리인 브라더스 인 암즈(Brothers In Arms)에서 소유하고 있다. 랑혼 크릭의 토양은 배수가 좋은 사양토로 주 품종인 쉬라즈와 까베르네 쇼비뇽 포도를 재배하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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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더앤용(Hither and Yon) 와인들 |
역시 호주의 히더앤용(Hither and Yon)도 모던하면서도 독창적인 레이블이 눈길을 끈다. 병 전체에 앤드(&)를 크게 그려놓았는데 & 자체는 유지하면서 와인 종류에 따라 아트적인 요소가 매우 강한 다른 컬러와 디자인을 통해 와인을 구분했다. 까베르네 쁘띠 베르도, 화이트 프론티낙, 까베르네 쇼비뇽, 쉬라즈, 영 쉬라즈, 영 까베르네 쇼비뇽이 소개됐다. 이중 까베르네 쁘띠 베르도는 두 가지 품종의 블랜딩으로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보라빛 꽃향기, 베리, 바닐라 향이 풍부하며 입안에서는 갓 딴 검붉은 베리와 바닐라, 스모키, 육두구의 풍미와 함께 밀도 높고 부드러운 탄닌을 즐길 수 있다.
히더앤용은 남호주의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에 위치한 떠오르는 슈퍼스타다. 깔끔한 양조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으며, 매해 와인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음에도 불구, 출시 후 매우 짧은 시간내 소진되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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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뷰(Longview) 와이너리 와인들. |
호주 롱뷰(Longview) 와이너리 와인들도 독특한 레이블로 발을 멈추게 된다. 데빌스 엘보우(Devils Elbow) 까베르네 쇼비뇽, 레드 버킷(Red Bucket) 쉬라즈 까베르네쇼비뇽, 야카(Yakka) 쉬라즈, 블루 카우(Blue Cow) 샤도네이, 더 피스(The Piece) 쉬라즈가 소개됐다. 와인 이름이 ‘악마의 팔꿈치’라니 독특한 발상이다. 와이너리에 이르는 도로가 매우 구불구불하고 접근이 어려워 악마의 날개를 레이블에 그리고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00% 손수확한 뒤 20개월 간 새 프렌치오크 숙성한다. 블랙커런트, 정향, 민트, 다크 체리 아로마와 완벽한 느낌의 탄닌, 길고 깔끔한 피니시가 일품이다.
롱뷰 와이너리는 애들레이드 힐스의 역사 깃든 마을인 매클즈필드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2001년 첫 빈티지를 출시했지만 순식간에 호주에 가장 각광받는 신생 와이너리로 발돋움했다.
최현태 기자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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