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6 사이즈에 소외받았던 '빅사이즈'의 반란
"고객님 죄송해요. 77사이즈는 취급하고 있지 않아서요."
#직장인 A씨(33)는 가을 옷을 미리 구입하기 위해 의류매장을 찾았다가 또다시 퇴짜(?)를 맞았다. 오늘만해도 벌써 5번째 퇴짜다. 평소 77사이즈를 입는 그는 "77사이즈를 입으면서 유행을 따라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의류 매장엔 55,66 사이즈 옷이 대부분이고 그보다 높은 사이즈는 디자인이 한정돼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A씨는 결국 온라인 마켓으로 눈을 돌렸다. 온라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빅사이즈 전문 온리인 쇼핑몰 등에선 백화점에선 볼 수 없었던 폭넓은 사이즈 옷을 판매한다. A씨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빅 사이즈는 티셔츠가 많은 반면 온라인에선 원피스와 블라우스 등 종류도, 디자인도 다양하다"며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려 해도 맞는 사이즈가 없어 위축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최근 온라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빅 사이즈 전문 업체가 등장하면서 의류 사이즈도 좀 더 다양해진 것. 의류 판매처에서 편의상 부르는 '55', '66'은 일반적으로 S,M으로 통한다. 한 단계 큰 치수인 '77','88'은 L,XL에 해당하며 이들 사이즈를 통칭 '빅사이즈'라고 부른다.
빅사이즈 의류 판매업체는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 등 외부 악재에도 매출 성장세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생활패턴과 식습관의 변화로 한국 여성들의 평균 신장과 체형이 서구화되면서 빅사이즈 의류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오픈마켓 옥션에서 빅사이즈 의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했다. 자켓·점퍼·코트 판매는 848%나 늘었고 원피스·정장(162%), 티셔츠(234%)의 판매량도 상승했다.
빅사이즈 전문 쇼핑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서는 올해 초부터 빅사이즈 여성복 업체를 영입해 판매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7월 매출이 연초 대비 13% 증가했다"며 "매달 3~4만장의 빅사이즈 의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역시 55,66 사이즈 등 마른 체형에 집중했던 기존 의류업체와 달리 사이즈 선택 폭이 넓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윤정 빅사이즈 쇼핑몰 '커버스타일' 전문 모델은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빅사이즈 옷을 찾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에는 밝은 계열에 원피스, 블라우스 등 다양한 상품들을 77~99 사이즈로 폭넓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당당하게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실제로 손씨가 활동하는 해당 업체에서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수영복을 포함한 여름 의류의 매출이 100%가까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신장과 체형이 과거와 달리 점점 서구적으로 변하는 만큼 의류업계에서도 77, 88 등 빅 사이즈 의류도 선보임으로써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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