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계셨나요?]"우리 학교 우리가 지킨다"..'캠퍼스 폴리스'

장민성 2015. 8. 22. 06: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서울 중구 장충동 2가 193번지.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인근에 자리 잡은 서울 시내 대표적인 원룸촌 중 한 곳이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동국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700여명의 학생들이 이 곳 원룸촌에서 자취를 하거나 하숙을 한다. 이 중 여학생은 300여명으로 추산된다.

동국대 3학년에 재학 중인 A(23·여)씨는 3년째 원룸촌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신입생이었던 2013년 여름의 어느 날 밤을 잊지 못한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 중이던 A씨의 뒤를 한 남성이 원룸 건물 입구까지 쫓아왔던 것.

다행히 A씨가 한 발 앞서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불상사는 없었지만, 그날 이후 A씨는 한동안 해가 떨어지기 전에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지금도 어두운 골목길은 피해서 다닌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국대 주변은 남산공원을 끼고 있어 밤이 되면 으슥한 곳이 많다. 명동과 이태원에 인접해 있어 날씨가 좋은 밤이면 캠퍼스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남산길은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성범죄와 오토바이 사고, 취객 난동 등을 우려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경찰이 나섰다.

서울 중부경찰서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와 손을 잡고 교내외 치안활동을 위한 '캠퍼스 폴리스'를 구성한 것이다. 캠퍼스 폴리스는 경찰이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학생들과 함께 순찰, 범죄예방 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치는 일종의 경학(警學) 협력 사업이다.

캠퍼스 폴리스는 올 해 처음 시행됐다. 경찰청은 이들 캠퍼스 폴리스에 활동비 지원과 함께 범죄예방 신고요령 및 안전활동 등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와 동국대, 용인 동부경찰서와 용인대, 수원 중부경찰서와 경기대, 대구 동부경찰서와 대구대.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와 서원대, 충북 영동경찰서와 영동대, 경북 영주경찰서와 영동대 등 전국 28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캠퍼스 폴리스의 범죄예방 효과는 상당하다고 한다.

올해 3월부터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와 캠퍼스 폴리스를 함께 운영 중인 서울 장충파출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대비 71.4%의 범죄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8월 학교에서 7건, 원룸촌에서 3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올해 1~8월에는 학교에서만 3건이 발생했고 원룸촌에서는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채상욱 장충파출소장은 "캠퍼스 폴리스가 안정화될수록 범죄예방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주민들과 상인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고 말했다.

동국대 캠퍼스 폴리스에는 경찰행정학과 학생 70명이 속해 있다. 이들 가운데 38명은 여학생이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금요일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교내와 원룸촌 등을 중점적으로 돌며 순찰활동과 함께 안전시설 점검, 범죄예방 캠페인 활동 등을 펼친다. 이들에게는 경광봉과 형광 조끼가 주어진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순찰대에 소속된 동국대 4학년 김정헌씨는 "순찰을 돌고 있으면 주민들이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주기도 하고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며 "경찰과 함께 활동을 하다 보니 든든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장충파출소는 올해 2학기부터는 동국대뿐 아니라 중구청, 원룸촌 상인회 등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원룸촌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주민들 가운데 학생들의 안전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우수 하숙집'을 선정해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원룸촌 골목길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설치하는 등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파출소는 전했다.

nlight@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