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는 광복 67년, 해방 70주년이 맞지 않을지..

2015. 8. 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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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까지 만들고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다. 뜻깊은 날을 국가 전체가 기리자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막연히 쓰고 있는 ‘광복’이라는 말의 개념과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이제는 좀 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매년 8월15일을 즈음해 우방들은 한국에 축전을 보내온다. 그런데 외국의 축전에 광복절은 ‘Korea Independence Day’로 돼 있고 이들이 세는 광복절의 횟수는 우리의 것보다 3년이 적다. 예를 들면 올해는 ‘67th Korea Independence Day’를 축하한다는 식이다. 외국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을 한국 독립기념일로 보고 이때부터 횟수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1945년 8월15일을 광복절로 간주해 광복절 ‘몇 주년’을 따지고 있다.

1945년 8월15일 해방 후 3년간 미군정이 실시됐고 1948년 5월10일 총선을 거친 뒤 8월15일에야 대한민국은 세계만방에 독립을 선포했다. 당시 정부는 이날을 독립기념일로 지정했고 1949년 8월15일 독립 1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그런데 국회는 1949년 9월 4대 국경일을 제정하면서 8월15일 독립기념일을 ‘영광스럽게 회복한다’는 뜻의 ‘광복’절로 명칭을 바꿨다. 일제하에 광복 투쟁을 통해 독립을 이뤄낸 것을 기념한다는 뜻에서였다. 이것이 광복절의 유래다.

문제는 이후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광복=해방’처럼 쓰이게 됐고 신문들이 1948년이 아닌 1945년 8월15일 해방일을 광복절의 기점으로 쓰기 시작하자 정부도 관행적으로 이를 따르게 된 것이다. 결국 엄밀히 따지면 올해는 광복(독립) 67주년이며 해방 70주년인 셈이다.

그동안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더구나 매년 외국에서 오는 축전도 우리 정부가 세는 광복절과 3년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정부가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올해부터라도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할 것은 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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