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떼 고통' 청주 남중학교, 개학일 연기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백로 수천 마리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 청주 남중학교가 여름방학 개학일을 늦췄다.
남중학교는 10일 오전 모든 교직원과 학생회 간부를 비상소집해 개학일을 18일에서 24일로 6일간 늦추기로 했고, 학교운영위원회는 이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개학일이 변경됐다는 점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하고 방학기간 연장에 따른 겨울방학일 단축 등 2학기 학사일정 변경사항을 가정통신문에 담아 각 가정에 보냈다.
앞서 학교운영위원, 학부모 회원, 총동문회 임원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백로 깃털이 날아들고 철새가 옮길지도 모를 바이러스 전염 위험에 노출된 급식소에서 아이들을 밥먹게 할 수 없다"면서 "2학기 개학일까지 청주시가 백로 집단 서식지로 인한 피해를 해소해주지 않으면 학교급식을 즉시 거부하고 장차 등교 거부까지도 고려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 학교 구성원들은 백로 서식지 처리문제를 결정하는 '백로 집단서식지 피해예방 대책위원회'가 오는 18일 어떤 결정을 하는지 지켜본 후 대응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학부모 대표, 환경단체 대표자, 청주시청·청주교대·청주교육지원청 공무원, 지방의원 등 16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곧바로 행동하겠다는 얘기다.
이날 대규모 집단 서식지로 변한 남중학교 뒤편 잠두봉의 소유자 청주교육대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중학교 구성원들이 개학일 연장 조처를 위하던 시기에 김배철 총장 등 청주교대 관계자들은 백로 서식지에서 발생하는 소음, 악취, 깃털 날림 등 피해사례를 확인하고 돌아갔다.
서식지를 보호할지, 잠두봉 일대 일부 소나무를 베어낼지를 놓고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가 부딪히는 사이 올봄 수백 마리였던 백로 개체 수는 어느새 2000~3000마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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