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아카펠라그룹 다이아 "걸그룹 다이아,이름같은 이유 묻고싶다"

이지석 2015. 7. 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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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차 아카펠라그룹 다이아. 제공 | 다이아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아카펠라 토양이 척박한 한국에서 그래도 뿌리를 내리고 14년간 활동해온 팀이 있다. 대중음악을 지향하고, 팬들과 호흡을 중시하는 팀이다. 크고 작은 무대 위에 1000여회를 서며 나름대로 입지를 다져왔다. 이런 그룹이 곧 데뷔할 걸그룹에 이름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티아라 여동생’을 자처하는 그룹 다이아가 14년 선배 다이아의 이름을 허락없이 쓰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가요계 관례나 업계 도의상 논란이 될 만하다.

걸그룹 티아라의 소속사로도 유명한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는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인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 측에 최소한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오는 9월 데뷔할 신인 걸그룹에 같은 팀명을 부여했다. 걸그룹 다이아는 최근 홍콩·마카오 등지에서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쳤다.

5인조 혼성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 측은 당혹스러워 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자신들에게 닥칠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멍한 상태다. 최근 스포츠서울을 만난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의 리더 김승태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자칫 14년간 가요계에서 다이아가 쌓아온 이름값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다. 다이아의 리더 김승태는 걸그룹 다이아 측에 묻고 싶다고 했다.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신인 걸그룹이 ‘다이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그걸 묻고 싶다. 우리 존재를 몰랐는지, 알고도 쓴건지… 상식적으로 피했을 것 같은데… 이해가 안된다. 모든 걸 감안해도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 같으면 안썼을텐데… 우리의 존재조차 몰랐거나 무시한 거라면 기분이 상할 것 같다.”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2014년 초 SBS ‘스타킹’ 출연 직후 MC 강호동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 다이아
-걸그룹 다이아라는 팀을 언제 알게 됐나.

지난 4일 인터넷에 우리팀 이름을 검색해 보다 알게 됐다. 처음 걸그룹 다이아에 대한 기사을 접했을 때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 영어 스펠링까지 우리와 같았다.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이름의 팀이 또 하나 생겨서 좋다는 느낌은 결코 아니었다. 지금도 멍하다. 이 상황이 제대로 판단이 되질 않는다.

-같은 이름의 걸그룹이 생기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예전 어떤 여성 듀오(2011년 코스모폴리탄)의 멤버 한명 이름이 ‘다이아’인 적은 있었다. 지금도 활동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엔 임팩트가 다르다. 우리와 같이, 그룹명이 ‘다이아’이고, 티아라 소속사라면 대형 기획사다. 분명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벌써 우리팀에 대한 기사나 정보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는 게 힘들어졌다. 한달여 전만 해도 ‘다이아’라고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아카펠라’가 떴는데 지금은 없다. 갈수록 우리팀 명을 검색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아카펠라그룹 다이아가 어떤 팀인지 설명해 달라.

2002년 결성됐다. 원래 대학로 아카펠라 전용 클럽에서 활동했고, 이후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을 하다가 맥도널드 햄버거 CM송인 ‘3000원송’으로 인지도를 얻었다. 2004년 데뷔 싱글을 냈고, 2009년 정규 앨범을 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TV, 행사 등에 나서고 있다. KBS2 코미디 프로그램인 ‘폭소클럽’,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적도 있고,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SBS ‘스타킹’에 출연했다. 지난 5월과 6월엔 KBS1 ‘열린 음악회’에서 공연을 했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무대에 1000회 정도 섰다.
아카펠라그룹 다이아가 최근 출연한 KBS열린음악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출처 | KBS캡처
-걸그룹 다이아 쪽에서 이름과 관련해 연락해온 적이 있나.

연락온 건 전혀 없다. 그들은 우리팀이 있는지 조차 몰랐던 걸까? 우리가 검색이 안되는 그룹이 아닌데… 우리팀 이름을 봤을 텐데도 이름을 쓴 것일까? 가요 기획자라면 그 정도 생각은 했을텐데… 우리팀이 유명하지 않으니 써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모르겠다.

-걸그룹 다이아 쪽에 말하고 싶은 것은.

잘 모르겠다.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다이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그걸 묻고 싶다. 우리 존재를 몰랐는지, 알고도 쓴건지… 상식적으로 피했을 것 같은데… 이해가 안된다. 모든 걸 감안해도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 같으면 안썼을텐데… 우리의 존재조차 몰랐거나 무시한 거라면 기분이 상할 것 같다.
가요계 선배 그룹 이름을 허락 없이 사용한 신인 걸그룹 다이아. 제공 | MBK엔터테인먼트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상표권 등록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것에 대해 잘 모르고,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잘 모르겠다. 우린 14년차 아카펠라 그룹이고, 아주 유명하진 않아도 아카펠라계에서는 나름 유명한 팀이다. 아카펠라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우리팀에 대한 존중이 있다. 14년간 내가 해오며 보람을 느꼈던 부분이고, 그래서 ‘다이아’란 이름에 대한 애착이 있다.

아카펠라 장르가 비주류다 보니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지진 않았다. 걸그룹 다이아가 활동을 하면 우리가 이름값에서 밀려 인터넷 등 어디서 정보 찾기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아직 걸그룹 다이아가 활동하기 전이니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알 수 없지만 혼란스럽다. 우리팀이 걸그룹과 이름만 같은 팀으로 ‘희화화’ 될까봐 걱정된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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