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이슈] 10달러 지폐에 여성이?..되짚어보는 '화폐 속 인물'

기자 2015. 7. 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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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석의 뉴스터치 터치&이슈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을 펼쳤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기억하십니까.1960년대 최연소 천재 사기꾼인 프랭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요.주인공 프랭크는 조종사에서 의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사칭하며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위조지폐를 만들기에 이르렀죠.끈질긴 추격 끝에 FBI에 검거된 이후, 프랭크는 위조지폐 전문가로 활동하게 됩니다.가짜 돈을 진짜 돈으로 만들려고 했던 프랭크.결과는 정의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처럼 지폐 한 장은 소유욕이란 이름의 강한 힘을 갖고 있는데요.오늘 터치앤이슈에서는 지폐와 관련된 이야기, 그중에서도 도안에 담긴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지난 6월 17일 미국에서 흥미로운 소식 하나가 발표됐죠.오는 2020년부터 10달러 지폐에 여성의 얼굴이 새겨진다는 것이었습니다.2020년은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수정 헌법 19조가 비준된지 100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은 미국의 초대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에 관련한 조항 외에는 지폐 속 인물에 대한 규정이 없었습니다.미국 지폐에 여성이 실린다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소식인 것 같지만, 사실 미국 화폐에 여성이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미국의 여성 참정권과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활동하던 수전 앤서니는 미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한 인물로서, 이후 1달러 은화에 그녀의 얼굴이 새겨졌는데요.또한 인디언으로서 미국 서부개척의 공로를 인정받았던 여성, 새커거위아는 1달러 금화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동전이 아닌 지폐에도 여성이 등장했던 적이 있는데, 1891년부터 1896년까지 사용된 1달러 지폐에 그려진 조지 워싱턴의 부인인 마서 워싱턴이 그 주인공입니다.새로운 10달러 지폐에 들어갈 초상화의 주인공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포용적인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인물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지폐 속 여성들의 모습은 어땠을까요?먼저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이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5만원 권의 주인공, 신사임당일텐데요.2009년 6월 23일 발행된 5만원권은 1973년 발행된 만원 권 이후 36년만의 고액 지폐였습니다.2008년 인물 선정 당시, 5만원권의 주인공으로 거론되었던 인물은 신사임당 외에도 과학자 장영실과 백범 김구, 유관순 열사가 있었는데요.'여성과 가정'을 대표하는 신사임당이 최종 선정돼 5천원권의 주인공인 아들 율곡 이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어머니와 아들이 지폐에 그려지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우리나라 최초의 지폐 속 여성이 신사임당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우리나라 화폐 속 최초의 여주인공은 바로 1962년 5월 발행된 백환권 속 주인공, 권기순 씨인데요.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백환 속에는 한복을 입은 권기순씨와 색동옷 차림의 아들이 저축통장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당시 조폐공사에서 근무했던 권씨와 아들이 지폐에 등장한건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는데요.일반적으로 화폐에는 역사적으로 큰 업적을 남기거나 국민들에게 큰 귀감이 될 인물이 선정되기 마련이기 때문이죠.그렇다면 권씨와 그녀의 아들이 백환에 등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당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법을 고민하던 박정희 군사정부는 그 해법으로 은행으로 들어온 저축예금을 선택합니다.때문에 국민들의 저축장려를 위한 친근한 이미지가 필요했죠.당시 권씨는 결혼 후 조폐공사를 그만둔 상태였는데,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화폐 도안실장은 그녀에게 무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고, 그렇게 그들은 덕수궁에서 만나 사진을 찍게 됩니다.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화폐 속 첫 여성 발탁의 숨겨진 이야기인데요.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백환짜리 지폐의 수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1962년 6월 3차 화폐개혁으로 인해 단 25일 만에 유통이 정지되었기 때문이죠.덕분에 이 역사적인 백환짜리 지폐는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이 등장한 지폐인 동시에 우리나라 지폐 중 가장 단명한 지폐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렇다면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대한민국 최초의 지폐도 알아보겠습니다.때는 1950년, 단독 정부를 먼저 수립한 북한이 남한 경제를 교란시킬 목적으로 일제시대때 쓰이던 조선은 권을 대량으로 유통시키게 됩니다.한국 정부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발행한 것이 대한민국 첫 지폐, 천원 권과 백 원 권이었죠.이승만 전 대통령과 광화문의 모습이 각각 담겨있었는데, 아쉽게도 한국은행이 창립한 지 13일 만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 지폐들은 일본에서 발행되는 불운을 겪게 됩니다.한편 화폐 인물계의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는 세종대왕이 처음 지폐에 등장한건 1960년부터였습니다.1960년 8월 천환 지폐에 첫 선을 보인 세종대왕의 얼굴은 500환과 100원, 그리고 만원 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화폐 속 인물로 자리매김 해왔는데요.이 밖의 인물로는, 율곡 이이가 1972년부터 5천원권, 퇴계 이황은 1975년 천원짜리 지폐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언제나 지폐 도안 모델의 1순위로 꼽혔던 충무공 이순신은 1958년 50환 지폐와 1973년 500원짜리 지폐에 등장했다가 지금의 백 원짜리 동전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예전부터 초상화는 권력의 표상이었죠.권력자들은 자신의 위세와 업적을 당대에 과시하는 것은 물론 사후에까지 각인시키고자 초상화를 남겼는데요.지폐에 등장하는 초상화에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영국의 모든 지폐 앞면에는 현재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이 새겨져 있는 반면, 터키의 모든 지폐에는 터키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있습니다,모든 사람들이 하루에 한번 씩은 만지게 되는 돈은 이렇듯 그 나라의 현재와 과거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국이념 등을 말하고 있는데요.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이 유력 주자로 부상한 상황에서 미국의 여성 지폐 등장은 흥미로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 또한 상당한 것이겠죠.여성대통령의 탄생이 먼저일지, 여성이 등장하는 10달러 발행이 먼저일지 궁금해집니다.지금까지 터치앤이슈였습니다. ▶ 해외투자 커뮤니티 <머니로켓>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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