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소도 모르는데 새 우편번호라니.. 대혼란"
-신도시는 새주소로, 도심은 구주소로.. 이원화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조명래 (단국대 교수)
다음주 8월 1일부터 현행 여섯 자리 우편번호가 다섯 자리 우편번호로 바뀝니다. 우편물 구분과 배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개편을 추진한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도로명 주소 변경에 이어서 우편번호까지 변경되면 실생활에 큰 혼란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편번호 변경을 우려하는 시각 들어봅니다. 단국대학교 도시지역 계획학과의 조명래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명래>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다음 주 토요일 8월 1일부터죠. 다섯 자리의 새로운 우편번호가 도입되는데요. 어떻게 변경되는 건가요?
◆ 조명래> 그 다섯 자리 중에서 첫 두 자리는 특별시, 광역시, 도를 표시하고요. 그 다음에 중간에 있는 셋째 자리는 시, 군 ,구를 나타내고 마지막 두 자리는 해당 시, 군, 구 내의 일련 우편번호를 표시하게 됩니다.
◇ 박재홍> 다음 주부터 당장 시행되는데 교수님 보시기에 제일 큰 문제점은 뭡니까?
◆ 조명래> 지금 새로운 우편번호는 도로명 주소와 연동돼서 사용하는 것인데요. 이 도로명 주소 사용이 아직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새로운 우편번호가 도입되면 국민들이 그만큼 혼란스러워하겠죠. 아직도 국민 대다수는 새 우편번호 도입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 우편번호 도입을 설혹 알았다 하더라도 번호를 몰라서 적지 못한 경우도 많고, 그 다음에 틀리게 적을 경우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기존의 여섯 자리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새 번호가 확실하지 않으면 두 번호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서 전반적으로 실생활에서는 많은 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처럼 새로운 도로명 주소랑 과거에 썼던 것과 함께 병행해서 쓰면 혼란도 있을 것이다?
◆ 조명래> 네.
◇ 박재홍> 그런데 점차 도로명주소로 점차 바뀌는 추세이기 때문에 새로운 우편번호 체계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조명래> 그렇습니다. 정부는 실제 이제 7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두고요. 기존 여섯 자리 우편번호를 적거나 아예 안 적어도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라고 이렇게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 우편번호와 상관없이 주소를 인식해서 이 우편번호를 자동으로 분리, 배달하는 시스템을 내년까지 잠정적으로 운영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대신에 우편번호의 97.6%를 차지하는 각종 금융고지서라든가 통신요금 고지서 등에 대해서는 이 새 우편번호를 사용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지만 오히려 여섯 자리를 사용하면 추가요금을 부과하겠다라는 이런 잠정적인 여러 가지 장치를 제시를 하고는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교수님은 이렇게 우편번호를 새롭게 바꾸지 말고 현행체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신 건가요?
◆ 조명래> 도로명 주소를 이미 도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이 새로운 우편번호 체계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언제 도입해서 시행하느냐가 관건인데. 이 도로명 주소 사용이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정착이 안 됐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론 일시적인 혼란을 막고 국민들의 편의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현행 체계를 일정기간 사용해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형지물을 경계로 우편번호를 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혼란이 덜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행정구를 기준으로 우편번호를 정했는데 새로운 체계가 앞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교수님?
◆ 조명래> 그런 측면이 없다고 봅니다마는 그러나 도로나 하천, 철도 등의 지형물을 경계로 해서 지역구분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한 주장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도시개발이라든가 지역개발이 많기 때문에 지형물이 변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요. 그 다음에 도로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도로가 체계적으로 조성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복잡하고 비체계적이다 보니까 이 도로를 가지고 경계나 위치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죠. 따라서 현행 도로명 주소가 제 입장에서 본다면 식별이 어렵듯이 우편번호도 저는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일각에서는 그래서 옛날 체계로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그냥 옛날 번호로 그냥 써도 되게 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만,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 조명래> 사실 지금 과거 체계로 돌아가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고 보고 있고요. 대신 저는 조금 구분해서 사용하는 게 어떨까라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 도심지역 같은 경우에는 도로 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지번주소를 쓰고, 신도시라든가 이런 지역에서는 새로운 도로명 주소로 쓰는 그런 이중 체계를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그런 과도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일본에서는.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지형 구조에 맞는 건가요? 도로 명 주소 같은 경우에는 미국이나 해외의 사례에 많이 정착된 시스템이라서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적응 못하시는 것 같은데요.
◆ 조명래>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공간의 역사라는 것은 면 쪽으로 동네라든가 이런 곳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도로를 가지고 경계를 설정하고 사람이 관계를 맺는 이런 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로 자체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복잡하고 비체계적으로 조성이 되어 있다 보니까 이제 도로를 가지고 주소를 설정하기 어렵고 또 그리고 현재 도입되어 있는 도로명 주소가 전문가들의 머릿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일상의 어떤 감성을 가지고 이 주소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죠. 그리고 이제 현재는 지금 스마트폰 같은 그런 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도로명 주소 사용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더욱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도로명 주소뿐만 아니라 우편번호까지 바뀌었으니까 국민들도 좀 신경쓰고 보셔야 될 것 같고. 또 다른 숙제가 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말씀 고맙습니다.
◆ 조명래>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과의 조명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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