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강자' 소설, '상반기 1위' 인문, 휴가철 승자는..

최현미기자 2015. 7. 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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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과 휴가가 겹쳐 연중 최고 독서 시즌으로 자리 잡은 여름 시장에서 올해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여름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소설이 차지할 것인가 아니면 올해 상반기 내내 소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인문학이 될 것인가. 현재까지는 쉽고 대중적인 인문학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여름 시장을 겨냥해 출판사들이 준비한 빅타이틀을 살펴보면 올여름에도 결국 소설이 웃을 가능성이 높다.

◇여름은 소설의 계절= 여름은 전통적으로 소설이 강세다. 교보문고에 의뢰해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7, 8월 여름 두 달간 학습 참고서를 제외한 단행본 점유율 1위는 모두 소설이었다.

2010년 7, 8월의 소설 점유율은 각각 10.44%와 11.23%였고, 이어 2011년에는 9.54%와 10.33%, 2012년에는 8.80%와 9.92%, 2013년에는 11.98%와 11.60%, 2014년에는 10.07%와 11.42%로 소설이 모두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소설의 평균 점유율이 대략 7~8%대를 오가는 것을 고려하면, 여름 시즌 동안 소설의 활약은 뛰어나다. '여름= 추리· 스릴러 · 공포 소설 시즌'이라는 등식에 여름휴가에 들고갈 가벼운 소설 수요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여름 시장에서 소설에 이은 2위는 인문으로 8월 기준으로 지난 5년간 꾸준히 5%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공부 열기 등을 기반으로 한 가벼운 인문학 책들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내 인문이 소설을 제치고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설 점유율은 지난해 평균 8.6%에서 1.3%포인트 떨어진 7.3%인 반면, 인문은 지난해 평균 6.5%에서 1.1% 포인트 증가해 7. 6%를 기록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듯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의 '미움받을 용기',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신영복의 '담론' 등은 몇 개월째 베스트셀러 상위 자리에 머물고 있다.

◇하퍼 리부터 스티븐 킹까지 빅타이틀= 여름 빅타이틀 시장은 6월, 2014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도나 다트의 '황금방울새'(은행나무)가 출간되면서 일찌감치 시작됐다. 17세기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그림 '황금방울새'가 중심소재인 소설은 출간 1개월여 만에 1, 2권 2만 세트, 4만 권이 팔려나갔다.

이어 이번 주 영화에 비유하자면 '블록버스터'급 화제작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의 55년 만의 속편 '파수꾼'(열린책들)이 전 세계 동시 출간됐고,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출범하는 가상 상황을 그려 전 유럽에 반이슬람주의 논쟁을 일으킨 미셸 우엘벡의 지적인 신작 '복종'(문학동네)도 출간됐다. 여기에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 마리로르와 고아 소년 베르너가 2차 세계 대전을 전후해 겪는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이자, 현재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민음사)도 나왔다.

다음 주에는 공포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의 첫 추리소설이자, 에드거 앨런 포 상 수상작인 '미스터 메르세데스'(황금가지)가 나온다. 훔친 메르세데스 벤츠로 8명을 죽인 범인과 은퇴한 형사 호지스의 대결을 그린 작품. 초반에는 전형적인 탐정소설 문법을 따르다 중반을 넘어가면서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뻗어 나간다.

이들 중 누가 여름 시장의 승자가 될까. '파수꾼'과 '복종'은 세계적 화제작이지만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먼 인종 문제와 이슬람 문제를 다뤘다는 한계가 있고, 킹 역시 미국에서는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지만 한국에서는 1만 명 정도의 마니아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확산력은 미지수다.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는 "누가 승자가 되든 빅타이틀이 쏟아지는 여름 책 시장의 결과가 지난해 도서정가제로 가라앉고, 신경숙 표절 사태로 치명타를 입은 책 시장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다만 빅타이틀이 모두 외국 작품으로 한국 소설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쉽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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