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보다 빛난 스물다섯 청년의 '운동화'

김지민 기자 2015. 7. 1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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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광주 U대회서 활약한 선수들에 장학금 수여..역경 이겨낸 선수 10명 선정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SK C&C, 광주 U대회서 활약한 선수들에 장학금 수여…역경 이겨낸 선수 10명 선정]

# 어릴 적부터 달리기를 좋아한 꼬마가 있었다. 낡은 운동화를 신고 집 앞 공터만 맴맴 돌던 꼬마는 청년이 되어서도 '달리고 싶다'는 꿈을 저버리지 못한다. 200달러짜리 육상화 하나 사기도 힘든 형편이지만 친구의 운동화를 빌려 신고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한다. 하지만 본 경기를 뛰기도 전에 낡은 육상화는 찢어지고 인근 세탁소에서 임시방편으로 꿰맨 신발을 신고서야 레일 위에 설 수 있었다. 비록 예선경기에서 탈락했지만 그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와 함께 운동장을 뛰어 실밥이 터진 운동화도 덩달아 빛나보였다.

인구 30만 명이 모여 산다는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달리고 싶은 꿈' 하나를 이루기 위해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 U대회)를 찾은 스물다섯 살의 청년, 팰런 포르데 선수 얘기 (사진)다.

광주 U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1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 포르데 선수와 같이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10명(1개 팀 포함)의 선수가 모였다. 광주 U대회를 후원한 SK C&C는 이들을 'SK행복장학 프로그램' 수상자로 선정하고 장학증서와 장학금 500만원씩을 수여했다.

'SK행복장학 프로그램'은 '나무를 가꾸듯 100년을 내다보고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SK 인재양성 철학과 스포츠를 통해 젊은 인재를 키우는 U대회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SK C&C가 마련한 행사다. SK C&C는 광주 U대회 IT시스템 전반을 책임지는 동시에 후원사로 참여하게 되면서 스포츠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장학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수상자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광주 U대회 조직위원회와 언론을 통해 소개된 감동 스토리를 U대회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고 실시간 진행된 네티즌 투표와 전문가 심사, 기자단 투표를 종합해 최종 수상자를 뽑았다. 경기 대회 성적이 아닌 역경을 극복한 주인공들을 격려하자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었다.

수상자로 선정된 선수들의 감독적인 얘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곳곳으로 전파됐다. 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지만 사격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은 스무살 김고운 선수의 얘기도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김 선수는 보청기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장애를 겪고 있지만 16살에 사격선수를 시작해 꿋꿋이 선수생활에 매진해 오고 있다.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 태권도 유학을 하고 있는 할리모바 모흐루(20세·타지키스탄), 국제 규격 수영장이 없어 악어들이 있는 강에서 훈련해 온 팝 종가(17세·감비아) 선수 사연도 화제가 됐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U대회 육상 2연패 달성을 위해 참가한 토마스 판데르 플레센(25세·벨기에), 팔의 림프암을 이겨낸 펜싱의 사이먼 케이폰(22세·호주) 선수의 사연도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심사를 진행한 김경호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은 "병마와 싸워 이기고 주위 환경에 굴하지 않고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며 "SK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국체육기자 연맹도 감동 어린 이야기를 전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정호 SK C&C 사장은 "내일의 꿈을 향해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도전, 용기로 감동을 선사한 주인공들에게 장학금을 시상하게 돼 기쁘다"며 "SK행복 장학금이 각국의 미래 인재들에게 격려와 위안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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