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임, 프리챌, 마이스페이스'..기억하나요?

홍재의 기자 2015. 6. 20.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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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떠나는 SNS 유목민의 다음 정착지는/하]"페북 왕좌 영원하지 않을 것"..SNS의 미래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트위터 떠나는 SNS 유목민의 다음 정착지는/하]"페북 왕좌 영원하지 않을 것"…SNS의 미래는?]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인수하고 향후 경쟁자가 될 만한 스냅챗 같은 서비스를 인수하려 노력하고 있다. 페이스북만의 혁신으로 시장경쟁우위를 지키는 것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 싸이월드 창업자)

페이스북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영원한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가능하겠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이 같은 예상은 약 20년 동안 겪어온 SNS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다.

SNS의 역사는 통신 기기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 했다. PC통신 시절의 동호회 게시판에서 시작해 인스타그램까지 흘러왔다.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영원할 것 같던 SNS의 세대교체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자기파괴'만이 오래 살아남는 길이라는 해답을 얻은 SNS 사업자들은 자신의 서비스를 대체할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NS의 시발점이 된 서비스는 전화선과 모뎀을 통해 각 PC를 연결해주던 4대 PC통신의 온라인 동호회다. PC통신 동호회는 현재 온라인 카페와 같은 역할을 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채팅방에서 만나 정기모임을 하는 등 온라인을 통해 전과는 다른 소통 방법이 생겨났다.

이후 인터넷으로 동호회가 옮겨가면서 다모임, 프리챌 카페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리챌의 유료화 선언 이후 상당수 카페가 싸이월드로 옮겨갔고,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로 SNS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미니홈피가 저물어 갈 때쯤 인기를 끈 것이 블로그 서비스다. 네이버 블로그 등 다수의 블로그 서비스가 생겨났고, 블로거가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웹 2.0'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 싸이월드가 SNS를 주름잡고 있을 때 해외에서는 '마이스페이스'라는 서비스가 전 세계에 퍼져 있었다.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버리힐즈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2008년 2억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며 절정을 이뤘으나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2011년 사실상 서비스를 접었다. 직원수도 한때 1600여명 규모로 성장했으나 현재는 200여명 수준이다.

2011년 스페시픽 미디어(Specific Media)와 합작으로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인수에 동참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3500만 달러(약 380억원)에 불과했다. 2005년 뉴스코프가 5억8000만 달러(약 6300억원)에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기업 가치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해외에서는 마이스페이스, 국내에서는 웹 2.0 세대가 저물며 성장한 회사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각기 피처폰, PC를 기반으로 시작한 이들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트위터가 설립된 시기는 2006년. 2013년 뉴욕 증시 상장 당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트위터도 벌써 성장세가 꺾이고 말았다.

현재 최고의 SNS로 꼽히는 페이스북도 영원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이미 페이스북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2012년 3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약 10억 달러(약 1조 원)에 인수할 때만해도 잘못된 판단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사이 인스타그램의 사용자는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의 순방문자수(코리안클릭 기준)는 지난해 6월 1023만명 수준에서 지난 5월 1073만명 수준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147만명에서 381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의 선견지명 덕에 페이스북의 이용자가 모두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회사 '페이스북'의 입지는 흔들릴 것이 없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모바일 시대 초기에 SNS를 서비스했던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이 사진·동영상에 특화된 새로운 SNS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 '네이버 포스트', '폴라', '플레인', '싸이메라' 등이 여기 해당한다.

이런 서비스들은 기존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SNS의 이용자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자기파괴' 없이는 SNS의 주도권을 다른 서비스에 내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행보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 이사는 "(새로운 SNS는 과거의 서비스의) 일부를 허물어서 빼나가는 구조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우리 서비스 내에서 일부를 우리가 빼서 가져가겠다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의 10대 이용자가 인스타그램으로 나가고 있고 나중에는 인스타그램으로 전부 옮겨갈 수도 있다"며 "그게 리브랜딩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홍재의 기자 hja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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