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사투'..메르스 최전방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 의료진

권혁민 2015. 6. 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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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입고 2시간이면 땀범벅에 탈진 상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격리병동에서 의료진들이 진료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 © News1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권혁민 기자,최대호 기자 = "고글에 땀이 차서 호흡도 힘들고 정신이 몽롱해질 때도 있습니다."

19일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영상의학과 의료진 A씨는 수원병원 내부 상황을 묻는 질문에 "병원 내 모든 의료진이 하루 24시간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싸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일부터 경기도 메르스 중점 치료병원으로 지정된 수원병원 의료진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메르스와 소리 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A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격리병동을 출입하며 이동식 X-ray로 환자들을 촬영한다"며 "환자 1명당 촬영과 장비소독에 20분이 걸리는데다 방사선 장비기 때문에 무거운 납치마를 입고 보호복까지 입으면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원병원은 메르스 의심증상자와 확진자만을 대상으로 검사·치료하고 있다.

이날 현재 확진자 8명과 의심증상자 10명을 포함해 18명의 환자가 병원 3개층 음압병상 24실과 격리병상 15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수원병원은 기존 병원 의사 29명을 비롯해 경기도 메르스 민관네트워크를 통해 민간병원에서 파견된 감염내과 전문의 2명과 97명의 간호사 및 28명의 의료기술직 등 160여명의 의료진들이 환자들의 곁을 24시간 지키고 있다.

의사들은 주간 5명, 야간과 주말에 3명씩 돌아가며 24시간 환자를 돌본다. 동시에 간호사 85명은 3교대로 24시간 환자를 간호하고, 또 다른 12명의 간호사들은 발열검사를 전담하고 있다.

이밖에 영상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 소속 28명의 의료기술직들도 수시로 격리병동을 드나들며 입원 환자 검사를 진행한다.

의료진들은 감염을 피하기 위해 전신을 보호하는 무게 5kg 가량의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근무한다. 때문에 체력 소모는 물론 감염 우려 때문에 병원 전체가 냉방이 되지 않는 것도 말할 수 없는 고충 가운데 하나다.

보호복을 입어도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사명감을 가진 의료진에게도 마찬가지다.

진단의학과 B씨는 "검사가 몰리면 2시간 이상 냉방이 안 되는 격리병동 안에서 보호복을 입고 검사를 진행한다"며 "환자의 검체를 직접 만지고 폐수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 격리병동에서 근무중인 간호사들의 모습. /사진=경기도 © News1

무엇보다 격리병동에 근무하는 주부 간호사들의 고충이 크다.

C간호사는 "보호복을 입었어도 혹시 전염될까 걱정돼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고 가족이 그립다"며 "아이들이 전화하는데도 챙겨주지 못하는 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한 의료진은 아이로부터 학교에서 'oo 엄마가 메르스 병원에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져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의료진의 소망은 모두 같다.

입원해 있는 18명의 환자들이 모두 건강을 되찾아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축복을 받으며 병원 문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유향희 수원병원 간호과장은 "최근 들어 병원 인근 주민들이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줘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메르스가 완전히 종식되는 순간까지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해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메르스 확진자는 166명,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치료 중인 환자는 112명으로 전날 118명보다 6명 감소했고, 퇴원자는 30명으로 6명 늘었다.

hm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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