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이는 아파트 탑층 라이프

2015. 6. 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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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욱 씨네는 20층짜리 아파트 탑층에 산다. 복층과 옥상까지 덤으로 생기면서 가족의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여유 공간을 창고로 방치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만들어가는 가족의 노력으로 집은 편안하고 즐거운 그들만의 공간이 되었다.

열린 복층 구조의 홈 오피스

집과 작업실을 겸할 공간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오승규, 진승희 부부는 홈 오피스가 갖춰야 하는 교통편과 예산을 고려해 20년이 훌쩍 넘는 역삼동의 오래된 빌라를 선택했다.

이 일대에 자리한 빌라들이 대부분 그렇듯 오래된 구조의 집은 불필요할 정도로 공간이 길게 나뉘어져 더 좁아 보였다. 4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집은 폐쇄적인 복층 구조로 되어 있었다. 디자이너 부부는 높은 천고의 장점을 살리고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2층 바닥의 일부를 철거해 오픈형 복층으로 리디자인하기로 했다. 집의 구조부터 재배치해야 하는 큰 공사라 리노베이션에만 두 달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 직접 제작한 가구, 디자이너로서의 안목으로 선별한 자재와 디자인 소품이 조화를 이루는 복층형 로프트 하우스. 두사람의 아이디어로 공간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벗고 이국적이고 독창적인 모습을 갖게 되었다.

리노베이션 1단계는 구조 벽체를 제외하고 모든 내부 마감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15평 남짓한 1층은 내력벽과 기둥을 제외한 모든 벽체를 제거했다. 서비스 면적이 주어져 1층보다 넓은 30평 남짓한 2층은 바닥의 일부를 제거해 복층이 주는 시원한 개방감을 살리기로 했다. 로프트 스타일로 탁 트인 스튜디오형 공간의 1, 2층은 노출 계단으로 연결시켰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구성도 알차게 했다.

오피스를 겸하는 거실과 오픈형 주방, 욕실을 두고, 2층은 부부 침실과 휴식 공간, 작업실을 배치해 일과 생활을 효율적으로 분리했다. 집이 유난히 밝고 쾌적한 공간이 된 데에는 빛을 품은 커다란 창들과 전체적으로 마감한 화이트 컬러의 역할이 컸다. 화이트 컬러와 적재적소에 사용된 나무 자재가 조화를 이루며 차분한 분위기로 완성되었다. 공간에는 스툴, 조명, 오브제 등을 비롯해 다양한 아트 컬렉션이 부부의 취향을 드러낸다.

▲ 카페처럼 꾸민 주방과 음악 작업을 하는 작업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장을 철거하면서 제거할 수 없어 남겨둔 H빔은 디자인 요소로 응용했다. H빔 사이에는 각재를 길게 붙여 조명을 달아 입체적 매력이 돋보이는 부분으로 반전시켰다.

▲ 바닥은 난방에 강하고 친환경 자재인 콘플로어와 솔리톤을 사용했다. 문의 프레임이나 문지방을 모두 없애 최대한 심플하게 마감했다. 1층 거실에 스기 원목 상판 테이블은 홈 오피스의 기능을 위해 들여놓은 가구. 디자인 체어들로 매칭한 이 공간에서는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거나 회의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 리모델링을 하면서 기둥에 매입한 전기 벽난로는 겨울이면 유용하게 사용된다. 지금은 잠시 사용을 멈췄지만 북유럽풍의 소품들과 같이 매칭하면 공간이 풍성해진다.

▲ 오래된 빌라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빈티지 느낌의 창. 크기도 모양도 마음에 들어 형태는 그대로 둔 채 화이트로 페인팅했다. 창 아래에는 나무로 계단 형식의 툇마루를 만들어 아늑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바닥 일부를 제거하면서 생긴 거친 단면은 화이트로 매끈하게 페인팅한 벽면과 대조를 이뤄 공간에 멋을 더한다.

▲ 아티스틱한 패턴의 화기는 실용적이면서도 과감한 디자인으로 공간의 포인트가 된다.

▲ 결혼 전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오승규 씨는 지금도 가끔 클래스를 하거나 연주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2층 작업실에 전자기타부터 클래식 기타를 한데 모아 꾸몄다.

환상의 듀오 디자이너

바비케이스는 오랫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용해온 진승희 씨와 기타리스트였던 오승규 씨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된 오픈한지 1년째인 따끈따끈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다.

음악 활동을 오래 했지만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뒤늦게 공부하고 발로 뛰면서 노하우를 축적한 오승규 씨는 음악을 했던 감성으로 디테일을 꼼꼼하게 신경 쓰는 작업을 선보이는데, 남은 자재를 활용해 가구도 만들고, 색다른 아트월에 도전하기도 한다.

▲ 작업실과 휴식공간이 있는 2층. 천장고가 낮아 덩치가 작은 가구들로 배치하고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번 리모델링에서도 거실의 테이블과 벤치, 아트월, 천장까지 메인이 되는 가구와 디테일은 모두 집 안의 크기와 용도에 맞게 직접 디자인하고 시공했다. 반면 상업 공간 디자인을 오래 해왔던 진승희 씨는 주거의 편안함을 방해받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임팩트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자유로운 공간 구성에 주저하지 않는다. 일상 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용도와 기능을 좀 더 염두에 두지만 실용과 함께 창의적인 공간이 되도록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낸다.

특정한 공간과 스타일을 고집하는 대신 사는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는 집에 집중하고, 유연하게 디자인하고 싶은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디자인 철학이다. 집이 곧 오피스이기도 하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의견을 발전시킨다. 이들에게는 부부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다.

▲ 거실 데크를 만들고 남은 라왕 우드를 잘라 만든 좌식 소파. 그 위에 패브릭 매트와 쿠션을 놓아 2층에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 휴식을 위한 침실은 차분한 분위기를 위해 네이비 컬러로 페인팅했다. 곳곳에 개성 있는 소품들을 배치해 재미를 주었다.

▲ 선반 위에는 욕실 공기 정화와 함께 푸른 기운을 주는 식물을 올려 장식했다.

▲ 주방에서 바라본 욕실. 파우더룸을 중심으로 샤워 공간과 입욕 공간을 분리했다. 아라우코 빈티지 합판을 세로로 배열해 이어 붙이고, 바비케이스의 콘셉트를 타이포그래피로 새겨 넣은 아트월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 좁은 공간의 공간 효율성을 위해 노출 레일을 달아 슬라이딩 도어를 만들었다.

▲ 독립형 욕조를 들인 욕실 공간은 입욕을 좋아하는 진승희 씨의 힐링 스폿.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욕실에 우드 스텐을 바른 오크 우드 선반을 달아 회색빛 공간에 온기를 줬다.

기획 / 김지영 기자 | 사진 / 박우진 | 디자인과 시공 / 바비케이스(blog.naver.com/seung8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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