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기획..'스릴러'①] 영악해진 관객 위해 '똑똑'해졌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5월24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와 3위 '악의 연대기'는 모두 스릴러이고, 이에 앞서 '기생수 파트2' '분노의 질주-더 세븐' 등이 스릴러로서 관객을 만났다.
그 후 '차일드44' '샌 안드레아스' '에벌리' '쥬라기 월드' '성난화가' 등이 스릴러 바통을 이어 받게 된다. 갈수록 예민해지고 교묘해지는 스릴러가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키며, 해당 장르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여성 관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본래 스릴러란 공포감, 흥취 등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만든 작품이다. 과거엔 그 의미에 충실해 주인공이 등장 만해도 섬뜩하거나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본래의 의미에서 조금은 벗어나 교묘한 방법으로 관객과 두뇌싸움을 벌이거나, 대놓고 범인이 누구인지 공개하며 오히려 이 범인의 과거를 뒤쫓거나, 범인의 탈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다가 극중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도 섬세해져 몰입도는 높아만 가고 보기만 했던 스릴러가 아닌, 관객도 함께 풀어보는 영리해진 스릴러로 관객을 자극 중이다.
국내 개봉 전 칸 영화제 감독 주간 섹션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끝까지 간다'는 공식 스크리닝 상영 당시 111분 동안 긴장, 놀라움의 연속, 웃음, 박수갈채 등으로 호평 받았다. 이는 비단 해외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345만305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숨바꼭질' 역시 '우리 집에 누가 산다'는 기막힌 설정 아래에 관객의 심장을 조여 오면서도, 예상 가능한 범인을 주위에 배치해 관객들을 더욱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 범인의 등장은 "아"라는 탄식과 함께 "우와"로 변해 숨 막히는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덕분에 손현주와 문정희는 '스릴러 킹, 퀸'으로 거듭나기도.
'공범'은 부성애를 강조하면서도 범인에 대한 매우 열린 결말로 모든 걸 관객의 몫으로 던져 단순히 관람하는 게 아니라 너도 나도 손예진이 되어 범인을 찾는 재미를 높였다.
'나를 찾아줘' '더 테러 라이브' '악의 연대기' '타임 패러독스' 등처럼 반전 결말로 단순히 범인 찾기에만 열을 올렸던 관객들을 놀리는 작품도 있는가하면 '끝까지 간다' '살인의뢰' '마녀' '살인자' '더파이브'처럼 범인이 누군지 처음부터 보여주거나 범인을 대놓고 암시함으로서 범인을 찾는 것 외에 이들의 2차적 범행, 범행 모습, 범죄 은폐 등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한 작품도 많았다.
특히 '악의 연대기'와 '나를 찾아줘' '끝까지 간다' '살인의뢰' 등은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에 집중해 성숙해진 스릴러를 소개하기도 했다. 때문에 단순히 인물간의 사건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의 심리와 대사, 표정 등에도 집중하게 만들어 좀 더 열린 시각을 선물한 것이다.
반전 결말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악의 연대기'의 경우,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 뭉쳤고, 범인이 시작과 동시에 공개되기에 '끝까지 간다'와 비슷한 게 아니냐는 초반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좀 더 인물의 감정에 무게를 실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케 만들었고, 한순간 최악에 상황에 놓인 인물의 모습이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악의 연대기' 연출을 맡은 백운학 감독 역시 "'끝까지 간다'와 시작이 유사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종류가 다른 영화다. '악의 연대기'는 좀 더 인물을 중심으로 했기에 인물의 감정에 따라 전개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릴러의 진화 덕분에 이를 보는 관객의 눈도 높아졌고, 덩달아 만족시킬 스릴러 역시 함께 똑똑해지고 있는 중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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