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정 마늘 수매현장을 가다.."지난해보다 분위기 괜찮다"

김용덕 2015. 5. 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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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김용덕 기자 = 28일 오전 간간히 내린 비가 멈추자 이날 오후 1시부터 마늘 주산지 서귀포시 대정농협 유통사업소에서 열린 올해 첫 마늘 수매현장.

이 날 유통사업소에는 마늘을 가득 실은 1t 차량이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서 상품 품위 및 건조 상태 여부를 검사받기 위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농부들의 표정은 밝았다. 올해 마늘 수매가격이 지난해 상품 ㎏당 1750원에 비해 750원 오른 2500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유통사업소 조용현 소장은 "상품 수매가 ㎏당 2500원은 상인들에 의해 소비지로 가면 3000원을 받는다"면서 "올해 첫 수매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상인들이 현지 구매를 위해 많이 오는 등 아직까지는 분위기가 괜찮다"고 했다.

조 소장은 "수매가격이 최악인 지난해만 하더라도 농업인들의 민원이 아주 많았지만 올해는 민원 전화 한통 없다"며 "농부들은 마늘 가격이 한해는 높게 올라가고 다음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뚝 떨어지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에 올해 ㎏당 2500원의 수매가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안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8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올해 제주 지역 마늘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29% 줄어든 2124㏊로 여기에서 나오는 생산량 역시 전년 대비 18% 감소한 3만7000t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만큼 물량이 모자라다는 얘기다.

물량이 모자라자 전남 해남과 고흥지역에서는 물량 확보를 위한 '상인 전쟁'까지 일어났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정농협은 이를 감안, 전체 수매량의 20%는 저장할 방침이다.

조 소장은 "마늘 물량이 모자라 정부가 수입산으로 대체하게 되면 현지 단가 하락이 우려되고 너무 풀어도 소비자 외면으로 이 역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올해는 물량 컨트롤이 시장 장악력의 관건"이라고 했다.

올해 대정농협의 마늘 생산량은 2만3000t으로 제주 전체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마늘 최고의 주산지다.

강성봉 상임이사는 "올해 마늘은 3월까지는 작황이 좋았으나 그 이후 5월까지 비 날씨가 잦아지면서 뿌리가 썩는 무름병 발생으로 작황이 안좋게 됐다"고 말했다.

대정 보성지역에서 21년간 마늘농사를 지은 문진수(77)씨는 "올해는 수매가가 좋아 작년보다는 낫지만 인건비와 농약대로 많이 빠져 나가 손해도 이익도 없다"면서 "마늘 밭 3000평 중 안되는 밭은 안되고 잘되는 밭은 평당 마늘 물량도 잘나와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만 더 마늘 농사를 지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정 지역의 경우 올해 마늘 밭 3.3㎡(평)당 마늘 수확량은 평균 6㎏. 밭에서 상품이 나올 확률은 65%, 나머지는 중품과 하품이다.

예를 들어 9900㎡(3000평)에 올해 마늘을 심었을 경우 마늘 수확량은 1만8000㎏, 이 가운데 ㎏당 2500원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1만1700㎏으로 2926만원의 매출이 나온다. 나머지는 중품과 하품으로 수매돼 총 매출액은 4100만원~4300만원 선이다.

문씨가 말한 총 수입에서 하루 1명당 7만3000원~7만5000원 하는 인건비와 마늘 파종부터 최근까지 밭에 뿌린 농약대를 빼면 "그나마 올해 높게 책정된 수매가 때문에 손해는 안봤다"는 얘기다.

대정농협은 이날 마늘 크기 5㎝ 이상은 상품으로 인정해 ㎏당 2500원, 여기에서 마늘 상품 고르기가 20% 이하는 2350원/㎏, 이 보다 작은 4㎝~5㎝ 미만은 1900원~2100원, 더 작은 4㎝ 이하는 일명 '쏘리'라고 해 1600원/㎏을 주기로 했다.

대정농협이 올해 약정한 계약재배물량은 1만5967t으로 도내 생산량의 43%다.

대정농협 이창철 조합장은 "계약 재배 농가의 마늘만 수매하기로 규정했다"며 "올해 마늘 상품 수매가는 지난해 큰 마음고생을 한 농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산 마늘 수매는 28일 대정과 안덕농협을 시작으로 내달 4일 한경·고산·김녕농협, 6월 6일 조천과 함덕농협, 6월 8일 한림과 하귀농협, 6월 10일 애월농협에서 이뤄진다.

kydjt630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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