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난 비운의 액션스타, '솔개의 선택'으로 한 번 더 날고파" [인터뷰]

이현영 기자 2015. 5. 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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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개의 선택 액션 배우 이성훈

[티브이데일리 이현영 기자] '솔개의 선택'으로 오랜만에 관객들 앞에 서는 배우 이성훈. 1990년대 화려한 액션 연기로 주목받았던 그는 무술 도합 30단, 전문가 못지 않은 댄스스포츠 실력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으며 다시 한번 '솔개'처럼 날아오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성훈이 참여한 '옆집에 배우가 산다' 프로젝트는 중견 배우들이 설 무대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현실 고민에서 출발, 극장이 아닌 집, 카페 등에서 직접 연출한 1인극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 프로젝트에서 이성훈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 쓴 '솔개의 선택'을 공연한다. 솔개의 수명은 70~80년인데 40년을 살면 부리와 발톱이 다 닳아 쓸모 없게 되고 날개 마저 무거워져 날 수 없게 된다. 그 때 서서히 죽을 것인지, 고통을 참고 변화해 계속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솔개가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쪼아 없애면 튼튼한 새 부리가 돋아나고 그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아내면 새 것이 돋아나 다시 40년을 살 수 있다.

이런 솔개의 삶은 이성훈의 인생과 굉장히 닮아있다고. 그는 이번 공연에서 화려했던 삶, 험난했던 배우 인생을 들려줄 뿐 아니라 특기인 다채로운 춤과 무술까지 보여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제가 6개월 정도 경비 생활을 했어요. 아파트 12동 15km를 하루 종일 돌고, 24시간 일했죠. 이런 생활은 저에게 솔개가 바위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어요. 이번 공연은 저를 내려놓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한 번 시작하는 계기죠"라고 설명했다.

예술과 배고픔 사이에서 고민하며 탤런트로서 자신이 가진 많은 능력들을 발휘하고 싶었을 때, 마침 이성훈은 이번 프로젝트 참여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옆집에 배우가 산다'라는 발상이 신선했어요. 미국에는 그런 연극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앞서 김동수 선생님의 연극을 봤는데 워낙 베테랑이시니 잘 하시더라고요. 이제 제가 매 맞을 차례에요. 저는 혼자 노래도 여러번 틀어야하고 연기도 해야 하는데 시행착오 없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비 생활을 하면서 '이 열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매진했으면 좋겠다'라고 느꼈어요. 그 때 생활은 저에게 밑거름이 됐어요. 버티는 것이 이긴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죠"라며 다시 배우로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이성훈은 관객들이 '솔개의 선택'을 통해 공감하고 힐링받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그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향수를 줄 수 있는 노래, 댄스, 영상 등을 한껏 준비했다.

그는 '솔개의 선택' 1부에서 댄싱 스타를 주제로, 어렸을 적 영화 '맨발의 청춘'의 트위스트 김이 췄던 상하이 트위스트, 군사정권 시절 풍기문란으로 잡혀갈까 앉아서 춰야했던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 댄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박남정, 현진영과 댄스팀을 결성했던 추억을 되살린 브레이크 댄스 등 10여 개 정도의 춤을 이야기 중간 중간에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성훈은 2005년부터 시작한 댄스스포츠를 10년째 계속 하고 있다. 그는 댄스스포츠를 노후 대책이자 자신만의 '스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소도블레는 무술과 비슷해요. 그런 점에서 저하고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 '깝권'이라고 해서 조권 씨가 방송에서 춤을 엄청 잘 추더라고요. 저도 춤으로 대중들에게 각인시켜보려고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자신의 다재다능한 면모가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는 함경남도 북청 분이신데 17살 때까지 가난해서 공부를 못 하셨어요. 그러다가 어른들과의 씨름대회에서 이기셔서 황소 한 마리를 받았죠. 그 길로 일본 유학을 가셔서 공부하시고 공무원이 되셨어요. 일본에서 아버지는 유도의 고수라고 할 정도로 무술 기질도 있으셨고 신바람도 있으셨죠. 제가 '부킹 오브 나이트'라는 소설도 썼잖아요. 그건 어머니의 영향이에요. 차분하시고 글 쓰는 걸 좋아하시죠"라고 밝혔다.

이성훈은 자신을 '비운의 액션 스타'라고 누누히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액션 배우가 꿈이었던 그는 1990년대 제2의 이소룡을 꿈꾸며 영화 감독들이 인정하는 액션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1992년 개봉된 영화 '시라소니' 오디션에서 3654명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합격했지만 주인공 시라소니 대신 샹하이 박 역을 맡았고 그 때문에 좌절한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으로 그 역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어 한중합작 '소림과 태극문'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기도 했고, 배우 허준호 이일재 주연의 영화 '해적'에서는 무술감독과 조연으로 발탁돼 고군분투했으나 개봉을 앞두고 밝혀진 지존파 사건에 의해 검열이 심화 돼 액션 장면이 삭제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이밖에도 영화 '테러리스트' 드라마 '슈팅' '장길산' '불멸의 이순신' 등을 통해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점점 연기자로서, 액션 배우로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그는 "액션 배우 이성훈으로 살아있는 액션을 한 번 보여주고 싶었어요. 얼마전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도 대신 역으로 발탁됐었는데 제작 여건이 여의치 않아 참여하지 못했어요"라며 "영춘권을 잘 한다고 소문난 장혁과 만나 개인적으로 겨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아쉽네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후배 배우 중 장혁의 액션을 눈여겨 봤다는 이성훈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설의 주먹'으로 출연했던 김보성과 이동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보성은 '투캅스' 때 발차기도 잘 못했지만 처음 액션하는 친구치고 괜찮게 한다고 생각했죠. 지금 보면 장족의 발전이죠. 이동준은 태권도 유단자잖아요. 요즘 방송 나와서 발차기 하는 거 보니까 살아있더라구요. 하지만 저와는 좀 액션 색깔이 다르죠"라고 이야기했다.

이성훈은 화랑도, 정두술 등 무술 도합만 30단에 달하는 실력자로, 쿵후 체육관을 10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도 있지만 무술 실력을 통해 탤런트로서 다시 한 번 승부를 보고 싶어요. 제 나이에 비해 세대차를 초월할 수 있는 재능이기도 하죠"라고 밝혔다.

그런면에서 이성훈은 액션 영화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했다. 그는 "영화 '시라소니' 때 발차기 하면 정두홍, 유창국들이 놀라곤 했어요. 제가 상체는 쿵후 쪽이고, 하체는 태권도 쪽이잖아요. 이렇게 겸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죠. 레옹같이 특이한 액션, 저만의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작품에도 장르의 다양화와 재미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한 이성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춤과 무술 실력을 마음껏 뽐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잊지 않았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이 어울리는 액션 배우 이성훈은 언제나 일보 전진 중이다.

"지금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버티는 시간이에요. 이번 연극이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조그만 계기가 되길 기다리고 있어요."

[티브이데일리 이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솔개의선택|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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