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공사장 '살금살금'..전선 1톤 끊어 훔쳐

<앵커>

이번에는 고전적 수법의 절도 사건입니다. 고물상 같은 데서 비싸게 값을 쳐주는 구리 전선을 전문적으로 훔쳐온 사람이 붙잡혔습니다. 훔친 양이 1톤이 넘었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인적이 뜸한 새벽 3시,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한 남자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무언가 가득 담긴 자루를 손수레에 하나씩 옮겨 싣더니, 손수레가 자루로 가득 차자 공사장을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자루에 담긴 물건은 공사장에서 훔친 전선이었습니다.

구속된 43살 이 모 씨는 이렇게 신축 건물 공사장에 들어가 전기제어함에 연결돼 있는 전선들을 끊어 훔쳤습니다.

지난 3월과 4월, 서울 금천구와 관악구의 공사장 13곳에서 범행했는데, CCTV 같은 방범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소규모 공사장들이었습니다.

이 씨가 훔쳐서 판 전선은 1천만 원어치, 1.1톤이나 됐습니다.

[윤성수/서울 금천경찰서 강력3팀장 : 구리 전선이 가격이 가장 많이 나가기 때문에 (고물상 등에) 가져가면 현금을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달엔 전북 임실 등지에서 전신주에 올라가 농업용 전선 1천 5백만 원어치를 잘라 판 50대가 구속됐습니다.

지난 1월엔 포천에서 전봇대 전선을 자른 30대가 구속됐습니다.

CCTV가 잘 설치돼 있지 않은 농로에서는 전선 절도가 빈발하고 있어서 전기 통신회사가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화면제공 : 서울 금천경찰서)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