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따라 걷기 | 영덕 대게축제와 블루로드 ] 해 뜨는 대게 고장에서 일출·대게 즐기고..해안절경 블루로드도 걷고..

글·박정원 부장대우 2015. 5. 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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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축제 열려.. '블루로드 하이라이트' B코스 걸어

↑ [월간산]영덕 해안길을 따르는 블루로드길을 가다 해안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쪽빛바다가 이젠 서서히 푸른 바다로 변신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바다색깔을 통해서도 계절의 변신을 알 수 있다. 바다 가까운 고장으로 가서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자.

일출과 대게로 유명한 영덕으로 간다. 영덕의 첫 이미지는 해맞이공원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청정해역에서 수확하는 싱싱한 해산물이다. 영덕의 최고 자랑거리이자 가장 큰 자산이다. 특히 대게는 전국의 대명사격이다. 전 국민들에게 영덕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도 "대게"라고 답하지 싶다. 또 있다. 공식적인 사실이지만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전국 최고 송이생산 지역이 영덕이다. 전국 생산량의 30%에 이른다. 송이로 유명한 지자체의 상당 부분이 영덕에서 공급된다고 보면 된다. 대게에 밀려 브랜드화하는 데 실패해 아쉽게도 그 명성을 다른 지자체에 내줬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겨울과 봄까지 이어지는 대게, 봄부터 여름에는 풍부한 해산물, 가을엔 송이 등 사계절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 영덕이다.

특히 대게는 원산지가 영덕이다. 신라 말 왕건이 대게원조마을에서 영덕대게를 처음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에게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영덕부사가 관할 순시할 때 영덕에 들러 대게를 먹고는 맛이 특별해서 하루 더 머물렀다는 마을이 있다. 그 장소가 바로 차유마을이다. 수레 車(차), 머무를 留(유)자를 써서 차유마을로 명명했다. 그 마을이 대게원조마을의 유래다. '마차를 타고 온 원님 이야기'가 마을 이정표에 세워져 있다. 이와 같이 대게와 영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게 제철은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그 '대게의 고장' 대게원조마을과 강구항에서 매년 대게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4월 2~5일 대게축제를 치른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축제로 승화시킨 지 18회째다. 다양한 행사로 방문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천년의 그 맛, 영덕대게를 즐겨라!'다. 영덕대게 달리기, 대게낚시, 대게경매 등 체험거리와 이벤트가 풍성하다.

사람들은 대게축제를 왜 4월에 개최하는지 의아해한다. 꽃게와 같이 한겨울이 제철이고 4월이면 계절이 지나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대게는 11월부터 익년 5월까지가 제철이라고 영덕주민들은 말한다.

↑ [월간산]바다 옆으로 조성된 블루로드를 따라 걷고 있다.

대게의 수명은 12~15년쯤 된다. 암컷은 부화 후 6~8년 어미로 성장하며, 탈피하지 않고 3~4년을 더 살므로 9~12년쯤 수명을 가진다. 수컷은 암컷보다 2~3년 정도 더 오래 산다.

대게의 살이 오르는 시기는 꽃게와 같이 1년 주기로 반복되는 게 아니다. 대게의 살이 있다 없다 반복되는 회전 주기는 보통 일생 동안 4~6번 정도이고, 많게는 8번까지 한다. 이 주기는 대게의 탈피와 직접 관련 있다. 탈피는 주로 6~10월 이루어진다. 이때는 대게 금어기간이기도 하다. 대게는 탈피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성장한다. 탈피는 몸집을 키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한 번 탈피(현지 주민들은 갑을 벗는다고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살을 찌운다. 살을 찌운 뒤 탈피한다. 탈피하면 다시 갑(껍질)을 만들기 위해 영양분을 갑으로 보낸다. 살이 빠지는 시기다. 따라서 탈피하기 전 상태의 대게가 살이 통통하면서 영양분이 많고, 탈피한 후의 대게는 살이 빠진 상태다. 이런 주기는 2년 정도 된다. 큰 대게는 3년마다 반복되기도 하고, 작은 대게는 1년일 때도 있다.

탈피하는 동안 대게는 몇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탈피하기 직전의 대게를 '훗게'라 부른다. 이 훗게가 탈피하고 난 뒤 잡힌 대게를 '물렁게(일명 물게)'라고 한다. 이는 탈피한 직후라 살이 거의 없고 껍질이 연약하여 물렁물렁한 상태로 삶을 경우 짠물이 많고 살이 없다. 이런 물렁게는 헐값에 팔린다. 물렁게가 다시 몸속의 살을 찌우고 속살이 가장 야물고 꽉 찼을 때 비로소 '박달대게'가 된다. 이는 대게의 속살이 박달나무처럼 야무지고 단단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도 가장 귀하게 대접받는다. 일반적으로 대게라 부르는 바로 그 몸값 비싼 놈이다.

대게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것도 있다. 대게와 붉은 대게 사이의 자연교잡종인 '너도대게'도 바다 밑 400~600m 정도의 수역에서 서식한다. 또한 홍게라 부르는 붉은 대게도 있다. 붉은 대게는 한반도 동해안과 일본 서해안, 러시아 등지에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영덕대게는 누런 주황색을 띤 반면 홍게는 이름 그대로 붉은 진홍색을 띠고 있다. 맛도 대게는 약간 단맛이며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반면 홍게는 짠맛이 나며 고기가 약간 물렁물렁하다. 껍질도 대게는 부드러운 반면 홍게는 딱딱하고 단단하다. 특히 붉은 대게는 수심 700~2,000m의 깊은 곳에 서식하고 있어, 수압에 견디며 살아가는 생태적 환경 때문에 각질이 매우 두꺼우며 짠맛이 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월간산]대게원조마을을 지나면 소나무숲 속으로 접어든다. 여름이면 파도소리가 들리고 그늘이 드리워져 걷기에도 좋다.

대게의 옛날 이름은 죽해(竹蟹)다. '대나무섬에서 발견한 게'라는 의미다. 대게 원조마을 바로 옆에 있는 죽도에서 처음 잡았다. '蟹'의 의미가 재미있다. 해는 매미처럼 허물을 벗는다고 해서 벗을 '蟹(해)'자를 붙였다. 대게는 다리가 여섯 마디로 되어 있고, 다리가 대나무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죽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대나무섬에서 발견됐든 다리가 대나무 모양이든 대게는 대나무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그리고 허물을 벗는 거의 유일한 바다동물에 해당한다.

조선 광해군 5년(1613)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게에 대해서 설명한 구절이 나온다. '게는 얕은 바닷가, 시냇물, 호수, 못 등에 살고 있으며, 발이 여덟 개고 집게발이 둘이며 발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옆으로 기어가기 때문에 方蟹(방해)라고 부른다.' '게는 서리가 내려야 살이 찐다'는 구절도 소개하고 있다.

대게는 가격이 비싼 만큼 영양분이 풍부하다. 대게 살에는 단백질 함량이 많다. 그중에서도 필수아미노산인 리신·로이신·메티오닌 등이 풍부해 발육기의 어린이에게는 아주 훌륭한 식품이다. 특히 지방함량이 적기 때문에 맛이 담백할 뿐 아니라 소화도 잘돼 회복기 환자에게 좋다. 몸을 차게 하는 성분이 있어 해열에 효과적이며, 알코올 해독작용이 있기 때문에 술안주로 일품이다.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도 한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해서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좋다. 대게의 껍질을 갈아 술에 섞어 마시면 키토산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유방암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게는 영양분이 풍부한 훌륭한 식품이 아닐 수 없다.

해안초소 철수하면서 걷는 길로 단장축제를 즐기고 난 뒤 방문객들 상당수는 영덕의 대표 걷기길인 블루로드를 도보여행 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루로드를 걷고 축제를 참관한 사람들도 상당수다. 축제평가보고서에서 영덕의 문화자원과 축제를 연계하면 지역관광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 [월간산](위부터)블루로드 중간중간에 스탬프를 찍는 장소가 있어 종주를 확인한다. 완주하면 영덕군에서 선물을 준다./ 블루로드 이정표 옆에서 잠시 쉬고 있다./ 초소 옆에 군인 모형을 세워 놓고 과거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2013년 축제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축제장에 참가한 사람은 총 10만1,552명(대게축제추진위원회에서 축제기간 중 추산한 방문객은 36만4,171명)이었다. 그 기간 블루로드 도보여행객은 무려 4만2,350명이었다. 도보여행객 대부분이 축제에 참가한다면 지역경제에 더욱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블루로드는 이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평일에 답사하는 동안 무려 10팀 이상 만났다. 제주올레나 지리산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정도였다. 이들이 왜 찾는지, 뭐가 좋은지 걸으면서 살펴보자.

축제장인 강구항과 지근거리에 있는 창포말등대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한다. 여기는 블루로드 B코스의 시종점이다. 영덕 블루로드 담당공무원은 이 코스를 추천했다.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서 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까지 총 15.7km의 거리였다.

영덕 블루로드 B코스는 '푸른 대게의 길'이다. 그동안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었던 해안길을 초소를 철수하면서 재정비해 새 단장했다. 옥빛바다를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영덕 블루로드의 백미로 꼽는 길이다.

↑ [월간산]영덕 블루로드 이정표 옆으로 모래사장길을 걷고 있다.

대게로 형상화된 창포말등대가 있다. 대게마을다운 발상이다. 창포말은 붓꽃과의 창포꽃이 많이 피었다고 해서 유래한 마을이다. 창포꽃과 더불어 여러 야생화로 가꾼 산책로, 전망대, 쉼터와 갈대숲 등이 함께 조성된 해맞이공원도 지근거리에 있다.

등대에서 해안으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내려간다. 쪽빛바다의 시원한 바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아직 바람이 차다. 아래는 용바위가 있다. 바위 위에 공룡발자국 비슷한 모형이 있어 이름 붙여졌다. 이 길은 해안철조망을 걷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다. 해안 경관은 몇 십 년 동안 사람손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다.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던 초소가 나온다. 과거 모양 그대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걷다가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나온다. 오보리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오보(烏保)마을이다. 오보리는 마을 입구에 있는 바위가 까마귀 머리처럼 생겼다 해서 오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오보마을은 곧바로 노물리마을로 연결된다. 노물리마을은 강강술래와 유사한 '월월이청청'이라는 민속 무형문화재가 전승되는 마을이다. 전형적인 여성들의 놀이다. 전라도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놀이가 강강술래라면, 경상도지역에 널리 분포한 놀이가 월월이청청이다. 경상도 중에서도 특히 영덕이 중심이다. 풍어를 기원하는 별신굿을 지내는 숭제당도 마을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 [월간산]노물리마을 숭제당에 대구를 걸어 놓고 정월 대보름 제사를 지낼 준비를 하고 있다.

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시심(詩心)이 절로 난다. 동해는 시적인 간결함이 있고, 서해는 소설적인 서사가 있으며, 남해는 에세이적인 담백함이 녹아 있는 듯하다. 동해 바다를 걸어보면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든다. 또한 서해 생선은 약간 뻘 냄새가 나는 듯한데, 동해 생선은 훨씬 맑다. 남해는 중도통합적으로 뻘 냄새가 나는 듯 맑은 듯하다. 그래서 동해의 대표 음식은 대게, 문어, 고래 등 대부분 담백한 음식이 많다. 경상도 사람은 생선 지리를 선호하는 편이고, 서해안 사람들은 매운탕을 주로 즐긴다. 동해의 반짝거리는 바다를 보고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본다.

잠시 도로로 올라와 걷다가 다시 해안가로 길이 연결된다. 지중해의 경사면에 집을 지은 듯한 마을이 눈앞에 다가온다. 돌이 많아 석동마을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 마을은 영락없는 지중해에서 보던 그런 이색적인 집들 일색이다. '아! 이런 곳에 이런 아담한 집이 있었다니…' 싶다. 그런데 이 집들이 전부 곧 철거될 예정이란다. 원전이 들어설 예정부지란다.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단다. 원전이 들어서면 블루로드도 단절되고 산으로 가는 우회로를 다시 조성해야 한다.

이제 절반쯤 지났다. 경정3리 오매마을로 들어선다. 경정3동은 오두산과 매화산에 둘러싸여 있어 오매(烏梅)라 불렀다고 전해지며, 뒷산 모습이 까마귀가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오무(烏舞)라고도 한다. 마을 앞에는 500여 년 된 향나무가 동신당을 휘감고 있다. 그 모양이 기이하기 짝이 없다. 동네 주민들은 마을 희귀수로 받들고 있다. 동신당에는 마침 정월 대보름을 맞아 소나무 금줄을 걸고 향토를 뿌려 잡귀를 쫓아내고 있었다. 마을 할머니는 블루로드를 걷는 이방인을 보고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고 손을 바깥으로 내저으며 고함을 지른다. '부정 탄다'는 표시다.

죽도는 온통 대나무로 뒤덮여 장관

↑ [월간산]아직 겨울이 가시지 않은 듯 시리디 시린 쪽빛 바다 색깔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다시 말 없이 길을 걷는다. 파도소리와 갈매기소리가 들린다. 해안에서 들을 수 있는 앙상블이다. 잠시 상념에 빠져 있다 고개를 드니 어느 덧 대게원조마을 비석이 보인다. 이른바 차유마을이다. 대게 맛을 못 잊어 하루 더 묵고 간 마을이다. 대게원조마을답게 다양한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을 여기저기 마련해 놓았다.

갈매기들은 무리를 지어 해안가 바위에 앉아 있다. 배설물이 하얗게 쌓여 바위색을 변색시키고 있다. 체험행사가 많이 열려 먹이가 많아서 그런지 이 마을에 특히 많다.

저 만치 B코스 종점인 죽도산 전망대가 어렴풋이 보인다. 차유마을을 끝으로 해안길에서 숲 속으로 접어든다. 이 길은 여름에 걸을 만하겠다. 소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줘 시원한 파도소리를 즐기며 걷기에 안성맞춤이겠다. 길을 걸으며 외지에서 온 도보객 10여 팀을 만났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이 길에서 만난다는 사실이 놀랍다.

다시 해안으로 접어들면서 모래사장을 걷다가 끝 지점에 블루로드다리가 나온다. 블루로드다리는 원래 섬이었던 죽도가 퇴적층이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됐지만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다리다. 죽도산은 대나무가 많아 유래한 이름이다. 지금도 온 산에, 아니 섬에 대나무가 뒤덮고 있다. 한때는 대나무꽃이 피고 병이 나서 죽을 줄 알았는데, 그대로 유지하고 있단다. 대나무 사이로 길을 조성해서 운치 있다. 80m밖에 안 되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사방이 확 트여 등대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뛰어난 주위경관과 낚시터, 해저에 발달된 산호군락지 등으로 스킨스쿠버 동호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 [월간산]강구항 대게전문점 아주머니가 싱싱한 대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마지막 축산항이다. 세 방향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한 곳만 바다로 트인 천혜의 항구이자 아담한 항구다. 태풍이 몰아칠 때도 배들이 피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 역할하기에 충분한 천연항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분주히 출입하는 어선들로 인해 항상 활기가 넘치며, 수십 척의 크고 작은 배들이 갈매기 떼와 어울려 노니는 장면은 사람을 더욱 여유롭게 한다. 어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항구이기도 하다.

해맞이공원 창포말등대에서 출발한 블루로드 B코스는 죽도산 축산항까지 GPS로 15.7km 거리, 약 5시간 걸렸다. 주로 해안길이었지만 때로는 모래사장으로, 때로는 숲속으로, 때로는 초소 옆으로 걸으며 바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갈매기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감성이 살아 있는 길이다.

영덕 대게축제 어떤 행사 열리나?

대게경매·낚시 등 즐기는 '5대 체험' 행사로 진행

↑ [월간산](왼쪽 위부터)2014년 열린 대게축제에서 대게 홍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게 시식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대게를 먹고 있다. / 대게 요리왕 선발대회에서 수상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대게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대게낚시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영덕군청 제공

대게의 원산지를 놓고 영덕과 울진이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결론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자"는 정도로 끝이 났지만 원산지가 영덕 차유마을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울진은 지리적으로 영덕 바로 위에 있기 때문에 대게의 주요 생산지와 일부 중복될 수 있다.

영덕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게 원조마을 인근에서 1998년부터 대게축제를 열었다. 울진도 그 이후 개최했지만 주도권을 빼앗긴 셈이다. 이후 대게 주도권은 영덕으로 넘어온 기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영덕 대게축제는 4월 2~5일 4일간 강구항 일원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애초에는 전국적 판매망 확보를 위해 애향청년회 주최로 개최했다. 겨울에만 반짝 팔리고 봄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대게철이 지났다고 판단, 판매량이 확 줄어들어 그 대책으로 축제를 시작했다. 이 대책은 적중해 초기에는 몇 만 명 수준이던 방문객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2010년대 들어서는 30만 명을 돌파, 명실상부 영덕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방문객의 증가뿐만 아니라 2009년 경북 최우수축제, 2010년 경북 우수축제, 2011년 경북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 [월간산]바다숲향기 마을펜션.

축제로 인한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축제 방문객은 약 50억 원을 소비, 지역에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56억 원, 타 지역의 생산유발효과는 19억 원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소득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세수유발효과 등을 따지면 100억 원이 훌쩍 넘었다.

영덕군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를 경북을 대표하는 축제에서 전국문화축제로 한 발 도약하는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축제 총감독제를 전격 도입했다. 2013년 평창 효석문화제 총감독을 맡아 2014년 우수축제로 끌어올린 지역축제 전문가인 신현식씨를 임명했다. 신 감독은 "강구항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살려 특산물축제로서 영덕대게만의 차별화된 축제문화를 만들어 상가중심에서 시가지 거리중심으로, 당일형에서 체류형축제가 되도록 야간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및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연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국민배우 신구씨를 영덕대게축제 홍보대사로 위촉, 전국적인 홍보에 나섰다. 신구씨의 광고 문구 "니들이 게맛을 알어"에서 한 단어만을 더한 "니들이 영덕대게 맛을 알어"를 홍보문구로 삼았다. 이같은 메시지로 국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효과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 [월간산]

14회부터 대게축제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춘국씨는 "매년 방문객이 조금씩 늘고 있어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영덕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축제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신 총감독의 시험대격이다. 신 감독은 대게축제를 5대 체험행사로 기획했다. 첫날 '출발, 영덕대게 달리기', 둘째 날 '황금영덕대게 낚시', 셋째 날 '떴다 영덕대게 올리기', 넷째 날 '깜짝 영덕대게 경매' 그리고 '영덕대게 핑거푸드' 등으로 나눠 실시한다.

축제 중간 중간에 '영덕군 청소년 끼 페스티벌'이나 '영덕군 9개 읍면, 영덕대게상가 노래자랑', '영덕군 가족 장기자랑' 등도 펼쳐 전 군민의 축제장으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영덕 탐방가이드

영덕군에서는 대게축제와 더불어 바람과 함께 걷는 영덕 블루로드 달맞이여행을 매년 4월부터 11월 초까지 실시한다. '달이 솟는 동해바다, 추억을 담는 달빛산행'이란 주제로 매달 보름에 맞춰 일몰시간 20분 전에 출발해서 달맞이공원 코스를 한 바퀴 돈다. 혹시 산중에 길이 보이지 않을 우려가 있어 LED로 가로등을 단장했다. 4km 남짓 되는 길지 않은 길이지만 달빛 속 엽서보내기, 달토끼와 게임하기, 소원문 지나가기, 소원돌탑쌓기, 달빛 속 보물찾기, 꽃유등 띄우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 코스를 만들었다. 출발은 해맞이캠핑장이 있는 곳에서 한다. 올해는 4월 12일, 5월 10일, 6월 14일, 7월 12일, 8월 9일, 10월 11일, 11월 8일 총 7차례 예정돼 있다. 문의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3.

교통(지역번호 054) 서울 출발 기준 승용차로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옮겨 탄 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간다. 이후 서안동IC에서 빠져나와 경서로, 경동로를 따르도록 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영덕까지 오전 7시에 첫차가 출발해서 오후 5시30분 막차까지 하루 8회 왕복운행한다. 4시간 20분 소요. 문의 영덕터미널 732-7673.

서울에서 포항까지 KTX가 개통됨으로써 소요시간을 2시간50분대로 단축시켰다. 축제기간 중에는 포항역에서 영덕대게축제장까지 하루 3회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문의 영덕대게추진위원회 730-6682. 택시는 영덕택시 732-2447, 강구택시 733-5164, 축산택시 732-3535, 영해택시 732-0358.

숙식(지역번호 054) 영덕 특산물 별미는 대게, 송이버섯, 물가자미 등이 있다. 영덕대게는 해양수산과(730-6291) 강구수협(732-9178) 등에 문의하면 되고, 물가자미는 강구수산물영어조합법인 (733-0078), 송이버섯은 영덕산림조합(734-3597)으로 하면 된다.

숙박은 강구항 주변 바다빌리지관광펜션 (734-8282), 풍력발전단지 주변 해맞이캠핑장 (730-6337), 그리고 영덕군에서 운영한 바다숲향기마을펜션 (730-6611)이 있다. 향기마을펜션은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잡고 있어 동해의 절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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