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값 중개료 첫날 시장 '잠잠'
"1시간 앉아 있어도 전화 한 통 안 오잖아요. 기존에도 상한요율로 받고 있지도 않았는데…. 불신만 더 키운 것 아닌가 걱정됩니다."(강남구 대치동 A공인) 매매 6억~9억원 구간, 임대차 3억~6억원 구간 주택거래 상한요율이 절반으로 낮춰진 14일 첫날. 서울시내 강남, 서초, 송파 등지 중개업소는 손님 하나 없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봄 이사를 위해 전·월세 매물이나 집 장만을 하는 시기가 지나가고 있는 데다 전세 물건은 씨가 마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벌써 조정된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미뤘다가 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의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
서울시는 '서울시 주택 중개보수 등에 관한 조례'가 시의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14일부터 개정조례안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통상 시보 발행일은 목요일이지만 이사철 조례개정의 시급성을 고려해 발행일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14일 계약분부터는 매매가 6억원에서 9억원 미만 구간 중개보수요율이 기존 0.9%에서 0.5% 이내로,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 요율이 기존 0.8%에서 0.4% 이내로 낮아지게 된다.
반값 중개수수료를 둘러싸고 소비자와 중개업소 간 다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싶었지만 현장 중개업소는 전반적으로 조용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실거래 기준 서울시내 자치구 중 매매 6억~9억원, 임대차 3억~6억원 구간이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는 주민 간 정보교류가 활발해 중개보수를 혼자 높게 받는 중개업소는 바로 퇴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보가 비대칭적인 단독, 다세대주택 중개라면 모를까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개정조례안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도 매매는 0.4~0.5%, 전세는 0.3~0.4% 선에서 보수를 받는 것이 합의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매물이 귀해 '공동중개'가 많은 곳에서는 업황이 더 각박해질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서초구 잠원동 D공인 관계자는 "반포·잠원동 일대 매물은 대부분 업소끼리 물건을 공유하고 보수도 2~3곳이 나누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는 나온 물건이 없다시피하고 상한이 낮아져 강남권 7억~8억원대 아파트 공동중개는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기존 주택시장이 주춤해지는 상황에서 개정안이 시행돼 당장 거래유발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요율이 줄어든다니 환영하겠지만 실제로 기존에 내던 보수가 모두 절반으로 깎이는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시장에서는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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