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기자의 좌충우돌] '시내 특급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를 타다'

박민규 기자 2015. 4.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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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어드레스(ADDRESS) V125SS를 탔다. 시내주행에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스프린터(단거리선수라는 뜻) 스쿠터다. 모델명 어드레스(ADDRESS)는 우리가 알고 있는 주소라는 뜻이 아니다. '더하다'라는 ADD(애드)와 '옷'을 뜻하는 DRESS(드레스)를 합쳐 만든 조어다. 좌석아래 옷가지 등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작다보니 "이거 어디 힘이나 쓸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나마 신형인 어드레스 V125SS는 이전 모델보다는 볼륨감을 불어 넣었다고 한다. 작고 예쁘다 보니 주머니 속에 '쏙' 넣고 다니고 싶은 기분이다.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의 왼쪽 핸들.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의 오른쪽 핸들.

시트에 앉아본다. 발을 내릴 수 있는 스텝보드가 생각보다 넓다. 처음에는 잠시 헷갈린다.

다리를 직각으로 세워 평평한 곳에 둘지 좀 더 뻗어 위로 기울어진 발판 위에 올릴지 잠시 고심했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직각'을 선택하고 한적한 국도에서는 편안하게 다리를 뻗기로 했다.

조심스럽게 스로틀을 당겨본다. 새총 고무줄에서 튕겨 나간 돌멩이처럼 가볍고 빠르게 치고 나간다. 강제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SOHC 2밸브 124.1㏄ 엔진이다.

강제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SOHC 2밸브 124.1㏄ 엔진

스즈키가 독자 개발한 SCEM(Suzuki Composite Electrochemical Material) 도금 실린더를 채용해 엔진의 경량.소형화 및 높은 내구성을 실현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얘기. 여기에 첨단 DCP-Fi 시스템이 기존 카뷰레터 방식에 비해 10% 정도 연비 개선했다. 또한 점화 타이밍을 정확하게 제어해 안정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연비는 60㎞ 정속 주행 시 리터당 52㎞.

심플하고 시인성 좋은 계기반.
어드레스 V125SS 시트를 들어올리면 풀페이스 헬멧 하나는 너끈히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초등학교 운동회의 클라이막스는 계주다. 앉은 자리에서 차분하게 응원하던 학생·학부모들이 선수들이 트랙을 돌기시작하면서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난다. 응원단과 구경꾼들이 서로 엉켜 조금씩 앞으로 향한다. 막판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흥분의 도가니'.

어렸을적 작은 키지만 뜀박질만큼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친구가 있다. 운동회때는 언제나 자기편으로 넣고 싶은 친구. 별명은 '발바리'. 항상 마지막 주자다. 반 바퀴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스프링처럼 튀어나가 가볍게 멀대같은 친구를 제친다. 진정한 스프린터다. 결국 결승테이프를 끊으며 절반의 환호를 이끌어 낸다.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를 타면서 어렸을 적 친구 '발바리'가 생각났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국도다. 고배기량 레플리카 모터사이클 두 대와 함께 신호 대기 중. 신호가 바뀌자 슬쩍 나를 보더니 굉음과 함께 쏜살같이 질주한다. 도저히 못 따라간다. 어느새 점으로 바뀌더니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소니 하이앤드 액션캠 미니 AZ1으로 촬영한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참을 달리다 보니 멈춰선 두 대의 바이크가 보인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달려봤자 시내 길에선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다시 나란히 출발.

차들이 꼬리를 물고 천천히 서행 중. 좁은 공간에서는 슈퍼바이크라도 무용지물. 스즈키 어드레스 V125SS는 좁은 공간을 손쉽게 뚫고 나갈 수 있다. 멈춰진 차량행렬 오른쪽은 에어포켓처럼 소형 모터사이클이 저속으로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컴팩트한 사이즈의 어드레스 V125SS는 최소회전반경이 1.8m로 주차하기 쉽고 출퇴근 혼잡한 상황에서 손쉬운 운행이 가능하다.

아무리 긴 정체라 해도 실제 막히는 구간은 일부에 불과. 이곳만 빠져 나가면 다음 정체구간까지 충분한 속도를 내고 진행할 수 있다. 도심에서의 스피드는 정체구간을 얼마나 손쉽게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할로겐 전조등을 채택한 역삼각형 디자인의 헤드라이트.

막힌 도로를 지나 유유히 지나가던 중 갑자기 옆 차선의 승용차가 내 쪽을 향한다. 나를 못 본 듯. 양쪽 핸들 브레이크를 거세게 움켜쥔다. 생각보다 제동력도 괜찮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현상도 없다. 작은 차체에 맞는 유압식 160㎜ 프론트 디스크 브레이크와 110㎜ 리어 드럼 브레이크가 높은 제동력과 컨트롤을 제공한다.

유압식 160㎜ 프론트 디스크 브레이크.

차량중량은 101㎏. 힘 좀 쓴다는 성인남자라면 얼마든지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 메인 키에 달린 전용 마그네틱을 이용하여 키홀의 셔터를 여닫을 수 있어 파손이나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

스즈키 V125SS의 차체중량은 101㎏.
핸들락과 시트오픈 기능이 일체화 되어 있는 키 실린더. 키에 달린 전용 마그네틱을 이용하여 키홀의 셔터를 여닫을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은 329만원. 연료부족 경고등이 뜰 때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으면 된다. 가득 넣는데 드는 돈은 불과 7천~6천원. 카드 내밀기 민망할 정도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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