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우편번호 변경? 도로명주소도 정착 안됐는데.."

2015. 4. 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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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8월부터 우편번호 바뀐다는 사실, 여러분 알고 계셨습니까? 현행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뀐다고 하는데요. 한 자리가 줄었으니까 더 외우기 쉬어질 거란 반응도 있고, 도로명주소도 아직 외우지 못했는데 우편번호까지 새로 외워야 하느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우편번호 왜 바뀌는 거고, 문제점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조명래 교수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우편번호 왜 필요한 건가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말씀하신대로 도로명주소가 작년부터 새로 시행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이에 맞춰가지고 '국가기초구역번호'라는 것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우편번호도 거기에 맞춰서 새롭게 시행하도록 한 것 같고요. '국가기초구역'이라는 것은 소방이라든가 경찰이라든가 통계 업무라든가 선거, 이런 분야에서 모두가 국가기관이 공통으로 쓰는 그런 번호가 되는데요. 이번 우편번호는 그런 국가기초구역번호를 함께 쓰는 것으로 이렇게 돼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우편번호도 변경이 예고돼있었던 거군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그렇습니다. 이건 벌써 2013년 12월 말에 확정됐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존의 우편번호는 6자리였잖아요? 6자리 각 숫자들이 의미가 있는 거죠?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예.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6자리는 2000년 5월에 2차 개정 때 도입이 됐던 것인데요. 6자리 중에서 앞의 세 자리는 특별시도, 그 다음에 지역군, 그 다음에 시군구 번호 순서로 들어가게 돼있고요. 뒤의 세 자리는 읍면동리, 그 다음에 사서함 번호, 그 다음에 집배원이 보내는 배달처의 번호를 넣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3차 개정에서는 말씀하신대로 6자리가 이제 5자리로 줄었는데. 첫 두 칸은 특별시도, 그 다음에 세 번째 칸은 시군구, 그 다음에 끝 두 자리는 우편구역 일련번호가 들어가도록 돼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새로 이 우편번호도 외워야 되는 거죠?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도로명주소도 잘 정착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은데, 또 외워야 하나 하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사실 아직도 도로명주소가 자리를 잡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뭐 시행은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보완이 많이 될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새 우편 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도로명주소가 바뀌면 또 바뀌어야 하는 그런 불편함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정부는 좀 입장이 다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도로명주소와 달리 우편번호는 주로 기업 같은 데서 많이 쓰고 있고, 그 다음에 일일이 그것을 다 찾아서, 찾아서 번호를 찾아서 기입을 해야 되기 때문에 기억을 안 해도 되고. 그 다음에 우편번호는 쓰지 않아도 배달이 되기 때문에 뭐 '시행을 해도 큰 불편이 없다' 이런 이유로 시행을 서두르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편번호는 도로명주소처럼 병행도 안 되는 거 아니겠어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그렇습니다. 설명 드린 대로 기존 번호는 6자리이고요. 새 번호는 5자리이기 때문에 번호가 다르고 지역의 순서가 다르고 배달구역이 다르기 때문에 자동분류가 되기 힘들고요. 그 다음에 배달부가 배달하기도 어려워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편번호가 이렇게 바뀌면 배송이 더 정확해지는 것도 아닌 건가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배송은 새 번호를 쓰면 정확해지겠습니다만, 과거 번호를 적어놓으면 과거는 6자리이고, 또 그리고 지역이라든가 번호가, 지역의 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자동 분류가 되기 힘든 이런 어려움이 있어서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되는데, 이 경우는 상당히 이제 배달이 지연될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도로명주소 바꾸는 데 돈 많이 들어간다는 비판도 많지 않았습니까? 우편번호는 어떨까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도로명주소는 시행되기까지 한 20년 준비를 했고요. 그 다음에 정부 예산도 한 4천 억 정도 투입했습니다만, 우편번호는 준비하는 데 한 1년 정도밖에 안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리고 도로명주소는 거의 새 주소를 표기하는 그런 시설물들을 많이 설치해야 되는데요. 반면에 새 주소는 우편물 자동화 구분 처리에 소프트웨어만 바꾸기 때문에 큰돈이 안 든다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용은 크게 문제는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근데 교수님께서는 도로명주소 정착에 대해서 '한 세대는 걸릴 것이다' 이렇게 예상하지 않으셨어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떤가요, 지금 시행한 지 1년 좀 넘었는데, 여전히 정착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보세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정부가 공적으로 발표한 도로명주소 시행률은 한 70%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현재 아직도 과거의 지번주소를 함께 쓰도록 돼있기 때문에 사실 사용률이 상당히 낮고, 그 다음에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국민 개개인이 기억하고 있는 정도를 조사를 해 보면, 국민의 반 정도만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반 정도밖에?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예, 저도 아직도 잘 기억을 못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유통업계 같은 경우에는 도로명주소가지고 주소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재 10%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주소 찾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요. 이를테면 도로명주소라는 것은 도로에 따라서 주소가 주어지는데, 우리나라 도로가 체계적이지 못하다 보니까 이게 사용하기 상당히 불편한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에는 세대 수가 5천 세대 이상이 되더라도 한두 개 주소만 이제 주어지기 때문에 주소로써의 변별력이 없는 이런 문제가 있는데요. 전국의 아파트단지 88%가 이걸 주소 1개를 지금 쓰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도로구간이 너무 길거나, 도로명이 장소와 무관해서 이용자들이 별로 친근함을 못 느끼거나 이런 등등 이유 때문에 사용하기 힘든 그런 한계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갈 길이 머네요. 그런데 세계적으로도 다 도로명 주소를 쓰고 있다면서요? 우리나라만 정착이 좀 유독 힘든 걸까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그렇습니다. 제가 보건대, 새 주소가 우리 몸에 편하게 맞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동안에 주로 동네명을 주로 가지고 주소를 써왔고요. 또 거기에 맞춰서 우리 동네의식이라는 것이 형성이 돼 있는데, 도로명주소라는 것은 우선 도로망체계가 그렇게 체계적이지 못하죠. 그리고 만들어가지고 쓰고 있는 현재의 도로명주소라는 것은 사실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전문가의 어떤 기획에 의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이 이성적인 어떤 그런 느낌보다는 감성적인 그런 느낌 가지고 이용하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도로명주소 같은 것을 일상적으로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위치 정보라든가 이런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같은 것이 쉽게 이용될 수 있고요. 그밖에 여러 가지 위치정보를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새 주소를 굳이 쓰지 않아도 생활이 되기 때문에, 더욱 더 거리가 먼 그런 주소로 지금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건 너무 늦은 이야기죠?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예. 지금 원점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들었고요. 또 그리고 비용도 많이 투입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대안이나 정책은 뭐가 있을까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안정화 기간이 한 1세대 정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당분간은 과거 지번주소 함께 써야 될 것 같고, 그 다음에 구간 외 대로 같은 경우에는 너무 변별력이 없어서 구간 외 조정이 필요하고요. 명칭도 지역의 어떤 영구성을 갖도록 좀 변경이 돼야 할 부분이 많고요. 그 다음에 상세주소도 첨가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보완사항이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편번호 변경도 좀 늦추는 게 필요하겠군요?

▶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만, 정부는 국민들의 불편이 없다고 해서 지금 서두르고, 서둘러 시행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설명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8월부터 건물번호판에 새 우편번호 스티커 부착

▶'새 우편번호는 5자리'…건물번호판에 스티커 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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