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여수] 현지 토박이가 찾는게장백반집 여수의 '숨은 맛집'조개찜 가게
2000년 무렵 여수의 향토 음식 왕좌엔 서대회와 아구찜, 생선구이가 앉아 있었다. 항구 기능이 사라져 침체하던 봉산동에 게장백반 업소가 3~4개 들어서면서 대표 음식 순위가 바뀌었다. 이제 게장 백반 골목 방문은 필수가 됐다. "여수가서 게장 못 먹으면 손해"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 봉산동 골목에 성업 중인 업소는 7곳. 이 중에서도 여수 현지인이 가는 게장백반 식당이 있다. 밝은 집이라는 뜻의 '등가게장'이다. 국동 대주아파트 건너편 골목에 자리한 등가게장은 15년간 게장을 팔아왔다.
◇현지인이 가는 게장백반집 '등가게장'
등가게장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과 맛이다. 간장·양념 게장을 제외하고 14가지 반찬이 나온다. 조기매운탕과 계절나물 4가지, 젓갈류 2가지, 회무침 등이 한상 가득 오른다. 여기에 큰 사발에 수북이 담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리필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1인당 요금은 8000원. 차길주(45) 사장은 "보통 1회, 많게는 3회까지 리필한다"며 "손님이 원하면 횟수에 상관없이 제공한다"고 했다.
이 업소는 물을 섞지 않고 간장을 끓여 사용한다. 차 사장은 "우리는 특제 소스 3가지를 첨가한 뒤 끓여 사용한다"며 "짠 맛은 덜하고 깊은 맛이 더해진다"고 했다. 여수 본토박이 박재호(38)씨는 "이 간장 맛을 보려고 1주일에 한 번은 꼭 온다"고 말했다. 양념 게장에는 매실 원액을 넣어 차별화했다고 한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게는 꽃게의 절반 크기인 돌게다. 포장 판매용으로는 돌게와 꽃게 2종을 모두 판매한다. 게가 한창 잡히는 봄·가을은 100% 국내산을 사용하고, 금어기 때인 여름과 겨울에 한해 국내산 70%, 수입산 30% 비율로 게를 조달한다.
지난해 12월 케이블카 운행 이후 손님이 크게 늘었다. 주말 하루에만 1000~1500명이 이 집을 찾는다. 차 사장은 "여수 사람들은 평일에 자주오고, 주말의 경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손님이 특히 많이 찾는데 요즘은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늘었다"며 "'참 잘먹었다'며 돌아가는 손님을 보면 가장 흐뭇하다"고 했다. 여수 봉산남4길 12(☎ 061-643-0332)
◇숨은 맛집 '보조개'
"푸짐하고 맛있고 저렴하고, 국물이 진국이네 진국!"
여수에서 줄곧 살아온 문우주(46)씨는 일명 '음식비평가'.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이 넘치는 여수에서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란 어렵다. 그는 "역설적으로 여수에서 해물탕 가게를 하면 수준 높은 여수 사람들 입맛을 못따라가 망하기 십상"이라며 "조개찜 가게도 마찬가지인데 여기는 맛이 다르다"고 말했다.
석달전 여수 학동 한국수자원공사 공용주차장 부근에서 문을 연 '보조개'는 여수 사람들 사이에서 '숨은 맛집'으로 통한다. 보조개는 여수 잠수기 수협 중매인을 통해 매일 오후 신선한 조개를 공급받는다. 조개는 당일 소진한다.
조개는 키조개·우럭조개·개조개·전복·가리비·동죽조개·백합조개·피조개 등 10여종이 넘는다. 백합조개 2종을 제외하고 모두 여수산 조개다. 이영이(44) 대표는 "70% 이상은 싱싱한 여수 조개를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백합조개만 러시아와 중국에서 수입해 쓴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백합조개를 구하기 힘들어 그렇다"며 "원가 절감보다는 '다양한 맛'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특제 육수로 국물의 짠 맛을 없앤 조개찜(전골)은 대(大) 6만원, 소(小) 4만원에 팔린다. 성인 4인이 소 크기를 주문해도 배불리 먹을 만큼 푸짐하다. 조개와 함께 문어·오징어·새우·게·홍합·굴·참소라도 맛볼 수 있다. 조개찜을 먹고난 뒤 3000원짜리 칼국수 또는 날치알주먹밥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된다. 칼국수 한 그릇은 양이 많아 성인 2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주꾸미·전어·새조개·숙성한 선어(삼치·민어)·끓인 육수에 담갔다 먹는 참장어(하모) 요리 등 철 따라 메뉴가 바뀌는 '계절 음식'도 저렴하다. 황칠나무를 넣어 끓인 뚝배기 삼계탕은 무료. 영업은 오후 4시~오전 2시, 저녁부터 식사가 가능하다. 여수시 시청동3길 35-10(☎ 061-691-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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