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둑 꼼짝마"..두달간 생활범죄 1천419건 해결

2015. 3. 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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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5개 경찰서에 '생활범죄수사팀' 설치·운영 결과

전국 55개 경찰서에 '생활범죄수사팀' 설치·운영 결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지난달 27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로 "카센터에 세워 둔 자전거가 없어졌다"는 카센터 주인의 신고가 접수돼 생활범죄수사팀 형사들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행히 현장 인근 차량정비소 외벽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 용의자의 모습이 잡혔다.

검정 모자를 눌러 쓰고 베이지색 크로스백을 어깨에 멘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와 한편에 세워놓고서 카센터 주인의 자전거를 훔쳐 타고 갔다가 얼마 후 다시 걸어서 되돌아와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형사들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 30여대를 분석하고 보름간 주변을 탐문하며 용의자 추적에 들어갔다.

마침내 지난 17일 오후 5시 15분께 의정부시 금오동 주택가에서 용의자를 발견, 그의 뒤를 은밀히 쫓아가 가능동 한 빌딩에 세워둔 자전거를 훔치는 용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용의자 가방에 절단기, 펜치, 다용도칼 등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형사들은 용의자가 상습범임을 직감, 여죄를 추궁한 결과 용의자가 4년 전부터 의정부 일대 자전거 74대와 서울시내 백화점에서 의류 400여점을 훔쳐 판매한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달 14일 청주흥덕경찰서에 20대 여성이 찾아와 울면서 카메라 분실 신고를 했다.

이 여성은 당일 오후 6시 36분께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외버스 안에 7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놓고 내렸다.

하지만 왜 이렇게 슬퍼하는지 의아한 생활범죄수사팀 형사들이 피해자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보니, 잃어버린 카메라에 작고한 할머니의 영정사진이 저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잘 해 드리지 못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속상했는데 영정사진까지 잃어버리게 됐다는 것이다.

형사들은 현장 주변 CCTV 자료를 분석해 카메라를 들고 간 한 남자를 발견하고, 1개월간 시외버스 경로를 따라 이 남자의 동선을 추적했다.

그 결과 용의자가 전주에서 승차권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파악, 신원을 알아냈다.

형사들은 지난 16일 카메라를 들고 간 남자를 검거해 할머니 영정사진이 담긴 카메라를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자전거·오토바이 절도, 스마트폰 절도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다른 강력범죄에 가려 상대적으로 수사가 소홀했던 범죄를 전담하기 위해 지난달 신설된 '생활범죄수사팀'의 수사 성과 사례다.

경찰청은 최근 두 달간 전국 55개 경찰서의 생활범죄수사팀에서 해결한 사건이 1천419건, 검거자 수는 729명에 달한다고 29일 밝혔다.

죄명별로는 절도가 750건으로 가장 많고, 점유이탈물 횡령 83건, 폭행·상해 80건, 재물손괴 69건 등의 순이었다.

훔친 물건을 보면 자동차가 198건(26.4%), 자전거 126건(16.8%), 오토바이는 66건(8.8%)이었다.

검거된 이들 중 10대가 175명(24.0%)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39명(19.1%), 50대 125명(17.1%), 40대 114명(15.6%) 순이었다.

경미한 범죄로 전과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소년이거나 초범인 경우 즉결심판에 넘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사소해 보이는 절도 사건이라도 수사력을 집중해 범인 검거에 나섰다고 수사팀은 강조했다.

PC방에서 피해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휴대전화를 훔친 고교생, 피해자가 길거리에 떨어뜨린 T머니 교통카드를 습득해 사용한 40대 여성, 승객이 뒷좌석에 놓고 내린 휴대전화를 횡령한 택시기사 등을 붙잡기 위해 한달여간 CCTV 분석, 주변 탐문탐색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에 따라 생활범죄수사팀이 설치된 55개 경찰서의 최근 두 달간 절도범 검거율은 51.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6%보다 10.2%포인트 상승했다.

경찰청은 생활범죄수사팀 인력을 늘려 2017년까지 전국의 경찰서에 생활범죄수사팀을 설치할 계획이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작은 범죄이지만 사실 관계를 밝혀내고 피해를 회복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국민이 만족하고 감동하는 수사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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