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부분만 '쏘옥' 빼서 산다

이성희 기자 2015. 3. 1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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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보다 값 싸고 유지 간편"
필요 기능 갖춘 부분 소비 급증
1, 2인 가구 전용 소용량 인기

주부 임진영씨(35)는 최근 남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원형 케이크 대신 조각 케이크 5개를 구입했다. 한 종류로 된 케이크는 먹다보면 금방 질려 반 이상은 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임씨는 "조각 케이크는 치즈·초코·고구마·생크림 등 종류별로 맛볼 수 있어서 좋다"며 "낱개 포장돼 있어 먹을 때나 보관할 때도 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진송근씨(42)는 최근 어깨 전용 안마기를 구입했다. 몸이 찌뿌둥할 때가 많아 안마의자를 렌털할까 고민했지만, 워낙 고가인 데다 집 안에 둘 곳도 마땅치 않아 부위별 안마기로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진씨는 "안마기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도 쉽고 가격이나 성능 모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만 갖춘 제품이나 적정량만큼만 구입하는 '부분 소비'가 뜨고 있다. 전체가 아니라 특정 부분에 특화된 것을 구입하면 기능이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저렴하기 때문이다. 부담은 줄이고 실속은 챙기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이 그만큼 증가한 것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이미' TV장·'브레오' 목 안마기·'포트메리온' 공기·'주니어스'치즈케이크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일까지 휴대형 안마기를 판매하는 '브레오' 팝업스토어 행사에서 눈·목·머리 등 신체 부위별 전용 안마기 매출이 한 번에 전신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일반 안마의자보다 2배 많았다고 17일 밝혔다. 이 행사는 서울 명동 본점에서 열흘간 열렸다. 이전 팝업스토어 행사 때보다 평균 매출이 30% 이상 높았다.

가발도 전체를 덮는 것보다 숱이 적은 부위만 가려주는 부분 가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과 영등포점에 입점한 가발 브랜드 '씨크릿 우먼'과 6개 점포에 입점한 '펠리아'의 부분 가발 매출은 전체에서 60% 이상을 차지한다.

디저트도 마찬가지다. 치즈케이크 브랜드 '주니어스' 매장에서 전체 매출 중 조각 케이크 비중이 80%에 이른다.

생활용품에서도 필요한 제품만 구입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마켓이 올해 들어 16일까지 식기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낱개 접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많았다. 낱개 공기와 면기 매출도 각각 10%, 47% 늘었다.

같은 기간 수납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26% 늘었지만, 거실 장식장 세트는 14% 증가에 그쳤다.

부분 소비는 1~2인 가구와 함께 증가하고 있다. 대용량 묶음상품 위주로 판매해온 유통업체들도 이들을 겨냥해 소용량·개별포장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간단하게 붙일 수 있는 '조각 벽지'를 출시했다.

도배를 하려면 풀을 쒀 벽지에 바르고 두 사람 이상이 매달려야 했다. 이 제품은 풀이 미리 발라져 있어 물에 적시기만 하면 붙일 수 있다. 조각 1개당 가로·세로 36㎝로 작아 혼자 작업할 수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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