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life 제469호 Culture Review-Book

2015. 3. 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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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원동력은 '불멸의 꿈' <불멸에 관하여>

"영원한 생존에 대한 모색, 즉 불멸을 향한 욕망이야말로 인류가 이룩한 성취의 원동력이다. 종교의 원천이자 철학의 뮤즈, 도시의 청사진, 그리고 예술 뒤에 숨은 충동의 에너지다. 이는 인간 본성에 깊숙이 각인돼 있으며, 그 욕망의 결과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이 탄생했다." 저자 스티븐 케이브에 따르면 불멸에 이르는 방법은 네 가지 길이 있다. 첫째, '육체적 생존'이다.

1~2년이라도 더 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인류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영원한 생존은 의학, 과학의 발전에도 요원하다. 그래서 대안이 필요하다. 둘째는 '부활'이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 유일신을 숭상하는 거대 종교들은 육체적 부활을 핵심 교리로 삼는다. 미래의 어느 날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인체냉동 보존술을 통해 자신의 몸을 얼리는 것 또한 부활의 믿음에 기초한다.

셋째, 정신적인 존재나 '영혼'으로서 살아남기를 꿈꾼다. 전 세계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에서는 특히 지배적인 가르침으로 자리 잡았다. 영혼을 믿는 이들은 세속적인 기반을 포기하고 영적인 차원으로 이뤄진 미래를 신봉한다.

마지막 길은 '유산'이다. 유산은 우리의 자아를 미래의 시간으로 확장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고대 영웅 아킬레우스는 목숨을 버리고 불멸의 명예를 선택했다. 많은 이들은 자손을 유산으로 여긴다. 유전자를 통한 불멸에의 욕망이다.

고대 이집트는 이 네 가지 방법을 모두 이용해 자신들의 불멸의 욕망을 관철시키려 한 문명이었다. 약초와 부적을 이용하는 고도의 의술과 마술 체계를 가지고 있었고, 부활을 신봉해 미라를 만들었다. 사람이 죽은 후에도 '카'라는 생명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었으며, 묘비와 유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유산으로 남겼다.

진시황이 중국 통일을 이끈 원동력도 불멸의 욕망이었다. 그는 죽음을 정말로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불안을 떨치기 위해 그는 온갖 노력을 했고, 그 결과로 중국을 통일시켜 평화의 시대를 열었다. 만리장성의 성벽을 쌓고 풍부한 의학적 전통을 이룩한 진나라 문명은 모두 진시황의 불사 욕망이 낳은 결과물이었다는 것이다.

유산을 남겨 불멸의 존재가 되고자 한 대표적인 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그는 동방의 모든 땅을 정복한 뒤 3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제국을 '가장 강한 자에게' 넘기라는 유언을 남기고서. 이 말로 인해 많은 후계자들은 50년간이나 처절한 전쟁을 벌여야 했다.

대왕은 왕국의 오랜 번영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하나의 목표뿐이었다. 그것은 '불멸의 명예'였다. '우리는 영생을 얻을 자격이 있는가?' '과학이 죽음을 이길 수 있는가?' '나를 복제하면 나는 부활하는가?' '내 자식은 내 자신의 일부인가?' 등의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역사 속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흥미로운 답을 알려준다.

전직 NHK PD가 말하는 미디어의 민낯 <유리 거탑-소설 방송국>

삼류 부서 디렉터였다가, 시청률 20%를 넘는 국민적 프로그램 <챌린지X>를 만들며 거대 공공방송국 No.1 프로듀서의 자리에까지 오른 주인공 니시 사토루. 그는 누구보다도 빨리 특별직으로 발탁되지만 '천황'이라고까지 불렸던 회장이 실권하면서, 파벌싸움과 함께 바닥까지 추락하게 된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NHK를 그만두었습니다"라는 도발적 카피의 이 책은 전 NHK 간판 프로듀서 이마이 아키라가 NHK에서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억압과 통제, 부조리, 그리고 온갖 권력투쟁으로 점철된 거대방송국의 실상을 파헤친다. 1980년에 NHK에 입사, '프로젝트X'라는 국민 프로그램을 만들며 Executive Producer까지 올랐던 저자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 내 파벌다툼, 한 개인의 진실과는 상관없는 방송 제작 현장과 보도 실태를 보여준다. 진실과는 상관없이 거짓제보를 흘리고, 상대를 물고 뜯으며 쌓아 올린 명성이야말로 깨지기 쉬운 '유리 거탑'이 아닐까. 한 PD의 순수한 열정이 시기와 욕심, 허영, 파벌로 가득 찬 전일본TV 내부의 권력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기레기'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큰 논픽션이다.

글 김슬기, [박찬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9호(15.03.1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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