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희 기자의 채널고정> '쿡방' 시대, '요리를 욕망하다'..냉장고 VS 오늘 뭐 먹지 VS 올리브쇼2015

2015. 3. 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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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JTBC '냉장고를 부탁해'고승희= 요리채널 위협할 '쿡방' 전성시대의 일등공신…우리집 냉장고도 좀 ★★★★이혜미=남의 집 냉장고 엿보는 재미 + '셰프테이너' 활약까지 ★★★★정진영=냉장고 속에 숙제처럼 묵혀뒀던 음식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

올리브 '오늘 뭐 먹지'고승희=잔잔한 재미 속 집밥의 재발견 ★★★이혜미=따라해보고 싶어지는 알짜 가정식 레시피 ★★★정진영=이 방송을 여자한테 보여주면 남자들이 많이 귀찮아 지겠구나 ★★★☆

올리브 '올리브쇼2015'고승희=전문가와 전문채널이 만나니 고급정보 대방출…다년간의 노하우 폭발 ★★★이혜미=눈길 잡는 플레이팅, 아쉬운 진행 ★★☆정진영=진행자들이 은근히 음식에 몰입하는 일을 방해하니 난감하네 ★★

바야흐로 '쿡방(쿠킹+방송, 요리하는 방송)' 시대다. 분주하게 맛집(찾아라 맛있는 TV, 테이스티 로드)을 찾아다니던 TV는 몇 해간 '먹방'(식샤를 합시다)을 통해 시청자들을 대리만족시키더니, 지난해부턴 직접 요리를 시작했다. 훈남 배우가 외딴 섬에서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근사한 빵을 만들어내고, 의상을 갖춰입은 셰프들이 스타가 되는 때다.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만 해도 요리 관련 전문 채널 '올리브'를 제외하고도 10여편(KBS1 한국인의 밥상, KBS2 해피투게더-야간매점, EBS 최고의 요리비결, MBC 찾아라 맛있는 TV, tvN 수요미식회, tvN 삼시세끼, GTV 여왕의 레시피 등)에 달한다.

사실 '쿡방' 전성시대라는 최근의 트렌드는 다소 새삼스럽다. 이미 수십년 전부터 요리 프로그램은 TV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해 명맥을 이어왔다. 매일 오전 10시경이 되면 지상파 방송사에선 이종임ㆍ윤혜신ㆍ한명숙 등 저명한 여성 요리연구가가 등장해 멋드러진 한식을 뚝딱 만들며 주부 시청자를 겨냥했다. '빅마마' 이혜정 역시 이 같은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가 된 여성요리연구가다.

2015년 '쿡방'은 달라진 시청층을 겨냥해 '남자셰프'들과 함께 '일상을 요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어차피 엇비슷한 요리 프로그램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출발점과 전략도 저마다 다르다. 다만 '차세대 요리사'는 슈퍼마켓이라는 시대에, 화려한성찬을 집안으로 끌고와 '요리하는 욕망'을 자극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 세 편이 바로 '올리브쇼 2015', '오늘 뭐 먹지?', '냉장고를 부탁해'다.

케이블 채널 올리브는 지난 2011년 푸드라이프채널로 개편하며, 서바이벌 오디션부터 레시피 전수ㆍ맛집 탐방 등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전면 배치해 '요리채널'로서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쌓았다. '올리브쇼'는 이 채널의 상징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4년째 방영 중인 '올리브쇼'는 사실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 발굴의 산실이다. "아마추어의 맛을 프로의 맛으로 바꿔준다"는 포맷을 들고 나와 그간 구축한 탄탄한 인적 인프라를 통해 최현석 등을 비롯한 수많은 스타셰프를 발굴한 최초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상호 PD는 "외식의 내식화를 보여준는 프로그램"이라며 "일상적으로 해먹는 가정식이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근사한 요리를 셰프들의 노하우를 통해 쉽고 간단한 레시피로 알려준다"고 했다. 셰프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답게 "예능적인 요소보다는 가장 트렌디한 음식과 요리,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동엽 성시경 등 두 입담꾼이 MC가 돼 직접 요리를 하는 같은 채널의 '오늘 뭐 먹지?'는 전통적인 방식의 요리 프로그램과 닮았다. 비전문가 두 사람이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에 나란히 서서 "한 끼 때울 수 있는 내식"을 만든다. "만만한 음식, 남자들도 할 수 있는 집밥 레시피로 구성해 집에서 직접 해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석정호 CP)이다. 심지어 100% 국산 재료만을 쓴 신선한 계절요리를 메뉴로 삼아, 10대의 카메라를 통해 "제1출연자인 음식"을 정성껏 담아내자, 시청자에게 사라진 식욕도 불러온다. 제작진의 의도가 적중했다. 방송 이후면 '요리 문외한'인 신동엽을 통해 "저 정도면 나도 하겠다"는 자신감을 얻는 남성 시청자의 증가는 "여성 타깃의 요리 프로그램의 시청층이 과거 50대 이상의 주부층에서 20대부터 60대까지의 남녀노소로 확대됐다"(신상호 PD)는 점을 의미한다.

한 편의 요리 버라이어티를 연상케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매회 4%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 요리대결과 토크의 적절한 조화가 '예능의 묘미'를 살린 프로그램이다. 방송가에선 '올리브쇼'가 스타셰프를 발굴했다면, '냉장고를 부탁해'는 그들을 육성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최현석 샘킴 정창욱 미카엘 등의 셰프들과 홍석천 김풍이 가세해 연예인들의 냉장고 속 재료들로 15분동안 요리 대결을 벌인다. 연출을 맡은 성희성 PD는 "주위에 누구나 알고 있지만 흔한 것, 사소하게 지나치는 것에 접근하고 싶어 기획하다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시작이 요리는 아니었다"며 "가장 사적인 공간을 공개해 연예인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안의 재료로 요리대결을 하는 포맷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적인 요리 프로그램에 1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의 '대결'이 개입되고, 그 장면을 18대의 ENG카메라가 담아내자 프로그램은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면서도 기본은 "냉장고 속의 친숙한 재료로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성희성 PD)이 목표였다.

애초의 출발점은 "외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집에서 해먹자"(올리브쇼), "집밥 레시피"(오늘 뭐 먹지), "최소한의 시간으로 요리할 수 있는 간단 레시피"(냉장고를 부탁해)를 제공하자는 데에 있었지만, 세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리'를 표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서 '쿡방' 트렌드의 비밀이 나온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소득과 문화 수준이 높아지며 나타난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접근했다. "생황수준과 가치가 올라가면 고급스러운 정점도 함께 올라가는데, 거기에 '음식'에 대한 욕구 있다"(최현석 셰프)는 것이다.

특히 "요리에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다양한 예술적 요소들이 숨어있는데, 다른 예술분야와는 달리 음식은 일상적으로 접할 수 밖에 없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최근엔 좀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한 욕구가 자연스럽게 분출"(신상호 PD)되고 있으며, "자기 눈으로 확인한 안전한 재료로 잘 해먹어야겠다는 인식과 먹거리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의식이 높아지며 건강한 집밥을 먹자는 기조가 많아졌다"(성희성 PD)는 설명이다. 또한 인간만이 가능한 요리하는 행위를 즐기는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가 최근의 트렌드를 이끌었으며, 여성 시청자에겐 "남자들이 나와 요리하는 모습이 과거 여성들이 지고 있던 가사부담을 덜어주며 대리만족도 준다"(석정호 CP)는 분석도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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