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ghbor] 버려진 가구의 원목 재활용.. '맞춤 가구' 팔고 목공 교육도

글/행복플러스 김찬주 리포터 2015. 3.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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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원목으로 만든 가구로 사업 구상

지난 2월 12일 오후, 송파동의 목공방 '나무사랑'에는 재단기·절단기 등의 목공기계가 바삐 돌아가는 가운데 주문 가구를 제작하는 손길이 분주했다. 입구에는 원목으로 만든 장난감, 테이블, 의자, 서랍장 등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목공 전문 마을기업 '나무사랑'은 송파동의 시니어복합문화센터 '송파실벗뜨락' 안에 있는 일자리 전담기관인 송파시니어클럽 희나리공방에서 목공예 강좌를 수강했던 수강생들을 주축으로 2013년 12월 결성됐다. 당시 희나리공방의 목공예 강좌에서 강사로 회원들을 지도했던 최광철(62)씨를 비롯해 6명이 나무사랑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광철 나무사랑 이사장은 "당시 목공예 강좌의 중급 과정을 수료한 수강생들이 전문가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원해 함께 뜻을 모아 서울시에 마을기업 지정 신청을 한 결과 선정됐다"고 말했다. 나무사랑은 버려진 원목을 재활용해 장난감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공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폐원목은 지역정보지에 광고를 내거나 폐가구를 수거하는 사람들을 통해 공급받는다. 결성 초기에는 버려지는 가구의 원목을 재료로 장난감이나 조립식 목마 등을 만들어 어린이집과 놀이방에 임대하거나 판매했다. 자체적으로 목공 강사를 양성해 어린이집과 학교 방과 후 강사로 파견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발은 쉽지 않았다. 자원을 순환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나무사랑의 사업 방향은 마을기업의 취지와 맞아떨어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최 이사장은 "폐원목으로 만드는 제품은 소량 생산을 할 수밖에 없고 제품도 제각각이어서 대량으로 유통시키는 데는 무리가 따랐다"고 했다. 회원 최규진(36)씨는 "폐원목으로 가구를 만들면 원가는 절감되지만 폐가구를 분리하고 제작하는 데 더 많은 공정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나무사랑은 싱크대, 붙박이장 등의 주방가구와 진열장, 시술 테이블, 페디큐어(발과 발톱을 아름답게 다듬는 미용술) 전용 의자 등의 네일숍 전문 가구를 제작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나무사랑의 본래 취지대로 폐원목을 활용한 가구 제작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내는 사업과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꾸준한 노력 끝에 나무사랑의 주문 가구는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원 유재성(35)씨는 "제작하기는 까다롭더라도 고객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맞춤으로 제작하다 보니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주민 대상 목공 기초·중급 교육도

나무사랑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목요일 오후 1시 30분~4시 목공 교육을 진행한다. 공구사용법을 익혀 스툴, 미니서랍장 등을 제작하는 기초 과정과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소품이나 가구를 제작하는 중급 과정을 운영한다. 중급 과정에서는 목재에 못이나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 홈을 만들어 끼워 맞추는 짜맞춤 기술도 배울 수 있다. 수강료는 기초·중급 과정 각각 월 8회에 15만원이다. 회원 송교연(57)씨는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하나씩 완성하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무사랑은 학생들의 진로 체험활동 장소로도 활용된다. 지난해 6월 가락중학교 학생들이 나무사랑 목공방을 방문해 폐원목으로 편지함을 만들며 목공 실습을 하기도 했다. 회원 윤종숙(61)씨는 "목공 체험을 한 학생들이 관련 직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감사 편지를 보내줘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나무사랑은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가하며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6월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 중앙공원에서 열린 '송파구민과 함께하는 단오맞이 문화 한마당'에서 직접 제작한 목공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에는 복합공익단체 '아름다운가게' 송파점 5주년 기념행사에서 나무로 만든 소품과 가구를 판매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독거노인 가구의 낡은 싱크대를 무료로 교체해주는 봉사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회원 홍철기(59)씨는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가구를 구입하려면 나무사랑(백제고분로 379)에 방문해야 가능하다. 문의 (02)343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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