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읽는 '미래 시나리오'

2015. 3. 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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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역습, 낯선 세상이 온다'

매튜 버로스 지음┃이미숙 옮김┃비즈니스북스┃400쪽┃1만6000원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은 현재의 정보에서 시작된다. 정확하고 희소성 있는 현재의 정보를 통해 가능한 한 현실성·가능성 있는 미래를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핵심 정보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미국의 백악관이다. 저자 매튜 버로스는 국제 정세 분석가이자 미래 예측가로, 2013년부터 워싱턴에 자리한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전략예측구상실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주목 받는 진짜 이유는 1986년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국제 정세와 정보 분석 요원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부터 CIA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정보 고문 및 분석국장으로 일했다. 2003년에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들에게만 보고되는 '글로벌 트렌드'를 작성하는 총괄 책임자로 임명됐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그에게서 글로벌 트렌드 브리핑을 받았다. 이 책 역시 NIC가 4년에 한 번씩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하는 세계 정치·경제·외교· 안보·자원·기술 등의 거시적 동향과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책에서 제시하는 2030년은 너무 가까워 제대로 대비할 수 없는 시기도 아니고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동떨어진 미래도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의 동향을 한 발 먼저 예상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15년이란 시간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책은 2030년 미래 변화를 총 세 부분으로 나눈다. 1부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4가지 메가트렌드를 살펴보고 2부에서는 미래를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4가지 중대 변수, 즉 '게임 체인저'를 예측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시나리오 기법을 통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세계 곳곳의 모습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저자는 "미래가 우리에게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거나 준비하지 않으면 낙오될 것이라는 뜻이다. 독자들로선 '동부 아시아의 패권 전쟁과 네 가지 전망' 챕터가 흥미롭다. 남북한·중국·일본·인도 등의 복잡한 역학 관계만큼이나 이 지역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다만 고대의 지중해, 20세기의 대서양처럼 인도양·서태평양 지역이 21세기의 지배적인 국제 수로로 부상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은밀한 협조, 중국과 미국의 합동 프로젝트, 길 잃은 과학 연구가 불러온 비극 등 가상으로 써내려간 미래 시나리오는 영화나 소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핀볼 효과'

파마가 불러온 골드러시

제임스 버크 지음┃장석봉 옮김┃궁리┃500쪽┃2만3000원

많은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미용실에서 '파마(permanent)'를 한다. 물론 남자들도 파마를 한다. 파마는 영어 단어 그대로 '영구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정식으론 뒤에 '웨이브(wave)를 붙여 '영구적인 웨이브'라고 해야 제대로 된 단어다. 요컨대 파마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웨이브를 의미한다.

파마는 아주 우연히 탄생했다. 독일 출신으로 영국에서 일하던 카를 네슬러란 미용사에게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여동생은 항상 뻣뻣한 자기 생머리에 불만이 많았다. 네슬러는 여러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붕사를 사용해 머리를 손질하고 열을 가하자 머릿결에 웨이브가 생기면서 아름다워졌다. 세계 미용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네슬러는 파마 방식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고 큰 부자가 됐다.

붕사는 파마의 재료일 뿐만 아니라 여러 용도로 사용됐다. 용접과 제련, 유리 제조, 목재나 식품의 방부 처리, 소독제의 성분으로도 쓰였다. 붕사는 채취하고 처리하기도 쉬워 가격도 쌌고 원료도 풍부했다. 네슬러가 사용한 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에서 새로 발견된 광산에서 채굴한 것이었다. 이름 그대로 '죽음의 계곡'이었다. 척박한 환경 때문에 미국 서부 개척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어 붙은 이름이다.

데스밸리에선 붕사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더욱 중요한 물질도 발견됐다. 바로 금이다. '골드러시'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 시기 캘리포니아의 이주민수는 400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금 발견 소식이 퍼지자 순식간에 9만 명 이상이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말 그대로 러시다.

네슬러가 사용했던 붕사는 뜻밖에도 골드러시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하나의 요소가 큰 변화를 이뤄 낸 경우가 책 속에 가득하다. 값싼 볼펜은 지난 100년간 현대 산업의 버팀목이었고 15세기 초 피렌체에서 발달한 암호 기술은 인류의 우주 탐험과 연계된다.

'핀볼 효과(Pinball effect)'는 주식시장에서 경제성장률·유동성·금리·투자심리 등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를 크게 오르도록 만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저자는 이런 핀볼 효과를 이용해 세상의 여러 부분이 사소한 우연 때문에 시작됐고 이러한 우연이 상호작용해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경제학을 입다/먹다/짓다

흔히 경제학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경제학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저자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이다.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집을 짓고 사는 우리 삶 자체가 경제학이기 때문에 우리 주변을 잘 살펴보면 경제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보다 쉽게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온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의식주 문제'에 주목했다. 삶에서 뽑아낸 경제 상식은 책 읽는 재미와 세상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해 준다.

박정호 지음┃한빛비즈┃336쪽┃1만5000원

투자, 전쟁에 묻다

주식 투자의 목적은 다름 아닌 생존이다. 시세 차익부터 기업 소유까지 다양한 주식 투자의 목적은 살아남지 못하면 이뤄질 수 없다. 전쟁은 어떤가. 전쟁의 승자는 살아남는 자다. 목숨이 대가이다 보니 전쟁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양 갈래 길밖에 없는 지옥도 그 자체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에서 목적을 달성할 해답이 전쟁에 있을까. 주식 투자와 전쟁은 3가지 상황을 직면한다는 점에서 같다. 피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돼 있고 불완전한 정보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하며 비이성적 감정에 빠져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도현 지음┃왕의서재┃288쪽┃1만4000원

샤오미 쇼크, 레이쥔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2011년 10억 달러에서 2014년 450억 달러로 45배 폭증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1년 30만 대에서 시작해 2012년 719만 대, 2013년 1870만 대, 2014년 6112만 대에 이르렀다. 샤오미의 이러한 성공은 신화의 창조이자 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창업자 레이쥔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샤오미의 성공이 결코 행운이나 기적이 아니라 그의 피땀과 경험의 결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책 속에는 레이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천룬 지음┃이지연 옮김┃376쪽┃1만3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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