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개점 60일]⑥ 양기대 광명시장 "이케아와 상생 노력할 것"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한 곳이 경기도 광명이다. 경기도 광명시에는 최근 2년 동안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 스웨덴 가구매장 이케아가 잇따라 입점했다. 3년 전까지 인적이 드물었던 광명역 인근은 어느덧 휴일이면 별도로 주차장을 마련해야 할 만큼 북적이는 장소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지난달 조선비즈와 만나 "시장(市長)에 당선되자마자 KTX 광명 역세권 활성화를 하지 않고선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케아 덕분에 KTX 광명역세권이 크게 살아났다"고 말했다.
양 시장은 2004년, 2008년 광명시 을 지구에 국회의원에 두 번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2010년 7월 광명시장으로 당선됐다. 시장 당선 후 제일 먼저 미국의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를 유치했다.
"마침 코스트코가 신규 매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최고의사 결정자와 만났습니다. 광명이 서울 구로와 금천 일대, 경기도 의왕, 시흥, 부천을 포함해 인천 지역 주민까지 최대 700만명의 상권 요지에 있다고 세일즈했지요."
코스트코 유치에 힘을 쏟던 2011년 4월. 양 시장은 기업인 후배로부터 세계 최대 가구 생활용품 전문 생산 판매회사 '이케아(IKEA)'가 이케아 한국 1호점을 열기 위해 수도권에 대상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처음에는 이케아가 어떤 회사인지도 몰랐어요. UC버클리대에서 2001년부터 1년간 연수를 했지만 이케아라는 회사를 들어보지 못했어요. 이케아의 본 고장 유럽에 갈 기회도 수차례 있었지만, 정작 이케아 매장에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름대로 이것저것 알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큰 글로벌 기업이었습니다."
이케아는 2010년 연간 매출액 37조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가 조사한 브랜드 가치는 세계 31위로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와 맞먹는다. 전 세계 26개국에서 287개 직영 점포를 운영하고 있었다. 양 시장으로선 KTX 광명역 활성화에 더할 나위 없는 기업이었던 셈이다.
양 시장은 즉시 광명시 관련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케아 유치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경쟁상대는 경기도 하남과 서울 강동구였다. 광명시 테스크포스팀은 2011년 6월 이케아 한국매장 건립 추진실무단을 만나 광명역세권 입지여건이 이케아에 얼마나 적합한지 설명했다.
이케아 한국지사 임원들도 광명시를 방문했다. 이케아 방문단은 2014년 9월쯤 매장을 열고 싶다고 했다.
"이케아가 국세와 지방세로 내는 돈이 연간 300여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2011년 12월 14일 양 시장은 이케아 유치를 확정 짓기 위해 광명시 투자유치 사절단과 이케아 본사가 있는 스웨덴 알름훌트로 향했다.
양 시장은 "고용인원은 500명 내외로 될 수 있으면 광명시민을 우선 채용할 예정이며 이케아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광명역 역세권 주변 지역은 강력한 상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때쯤 이케아가 이미 광명시에 매장을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더라고요. 협상은 술술 풀렸습니다. 역세권 내 부지 7만6033㎡(2만3000평)을 사면서 토지대금 2346억원을 현찰로 지급하더군요."
이케아 광명점은 이렇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문제가 개장 직후 드러나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18일 이케아 광명점 개장 이후 광명시에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교통 관리가 어려워졌다. 인근 주민은 불편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케아가 문을 열면서 매출이 줄어든 중소상인들은 상인들대로 매일같이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양 시장은 "이케아를 유치하기만 하면 광명역 역세권 문제들이 다 해결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안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런 안건들을 다루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양 시장은 이케아 개장 이후 관련 업계 중소상인들을 만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케아 매장 1층 일부를 경기도 가구협회를 위한 공간으로 쓰도록 제안하거나, 이케아 맞은 편에 전통가구단지를 만들기로 한 것도 이 자리에서 나온 방침이다.
양 시장은 "이케아 건너편 광명디자인클러스터 부지 1만9835㎡(약 6000평)에 경기 가구산업연합회가 전통가구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경기도와 광명시가 양해각서(MOU)를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하이 이케아 매장을 가보니 바로 앞에 이런 전통가구단지와 이케아가 상생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지난 12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케아를 대형마트처럼 의무 휴업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월 2회씩 휴업을 할 수 있게 되면 주변 중소 가구 업체들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양 시장은 "이케아를 유치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강제 휴무를 건의하고 있느냐는 비난이 이는 것을 알고 있다"며 "광명시 관내의 중소상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케아 광명점이 성공하면 전국 곳곳에 비슷한 매장이 생길 텐데, 그때마다 중소상인들과 상생 문제가 불거져서야 되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이케아가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광명에 왔으면 광명의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 광명시민이 이케아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죠. 역세권은 살아났으니 이제 그동안 소외됐던 계층이 조금이라도 피해를 덜 보도록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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