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 인상없다" 전망에 亞시장에 돈 몰려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미국이 올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게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지배적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아시아로 몰려 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며 아시아가 타격을 입겠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아시아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5일 지속적인 달러 강세와 물가상승률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는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증시는 이런 인식에 따라 이미 수혜를 입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 지수는 올들어 지난 4일까지 2.4% 올랐다. 같은 기간 아시아를 포함한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 상승했다.
아시아가 동유럽이나 남미보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인도와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통화완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간 신흥 주식과 채권시장에는 18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자금이 유출됐던 지난해 12월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아시아 채권시장에도 자금이 몰렸다. 인도네시아 5년물 국채금리는 외국인 수요가 급증하며 올들어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아시아 통화가치도 다른 지역 신흥시장에 비해 안정적이다.
스위스 프라이빗뱅크인 롬바르드 오디에르의 나카무라 장루이 나카무라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에서 자금이 유출되면 아시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롬바르드 오디에르는 최근 미국과 일본 주식을 팔고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과 아시아 기업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에 투자했다.
그는 "FRB가 금리를 소폭이라도 인상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금융시장이 글로벌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채권수익률이 올라가면 전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몰릴 것이고 달러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도 FRB가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RB도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내보냈다.
하지만 시장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RB의 정책 방향에 투자할 때 이용되는 연방기금 선물의 움직임을 보면 트레이더들은 FRB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점점 더 높게 예측하고 있다.
CME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올해 7월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1%로 보는 반면 내년 1월 인상 가능성은 86%로 높게 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FRB가 당초 일정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경우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달러 강세를 유발한 자금 흐름이 뒤바뀔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필리프 이터르바이드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디플레이션과 유가 하락 지속 등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FRB가 올해 긴축을 시작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런 전망을 토대로 미국보다는 유럽을 선호하고 인도와 태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sageofseou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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