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범의 아 車>별에서 온 디자인, 대우 에스페로

2015. 2. 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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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자동차는 어른의 장난감, 로망, 꿈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평소 궁금했거나,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차가 있다면 어떤 내용이라도 남겨주세요>

한국차의 디자인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차가 있습니다. 대우자동차(한국지엠의 전신)가 내놓았던 중형세단 에스페로(Espero)입니다.

스페인어로 '희망하다', '기대하다'라는 뜻을 지닌 이 차는 대우차가 내놓은 최초의 고유모델입니다.

당시 중형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현대차 쏘나타를 견제하기 위해 대우차가 4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만든 차였죠.

이 차는 출시 후 국내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데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디자인이었습니다.

직선적이면서 날렵한, 마치 우주선을 닮았던 외관은 기존의 단정한 모습 일색이었던 국산차들을 순식간에 오징어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유명했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을 연상케하기도 했었죠.

여기에 라디에이터 그릴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는 유리로 감싸는 등 일반적인 세단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시대를 앞서나갔던 에스페로의 디자인은 사실 대우차와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베르토네의 합작품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세계 3대 디자인 회사로 불리던 베르토네는 람보르기니 쿤타치, 디아블로 등을 디자인하면서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회사입니다.

유러피안 스타일의 세단을 원하던 대우차가 컨셉과 이미지를 정하고 이를 베르토네의 디자이너와 설계 직원들이 함께 완성한 것이죠.

파격적인 디자인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차량 범퍼 아래쪽에 설치된 에어댐은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이끌었고 대우차의 전통대로 넓은 트렁크를 탑재해 패밀리 세단으로서 강점도 지녔죠.

1.5 SOHC~2.0 SOHC의 4가지 버전의 엔진과 수동 5단, 자동 4단 변속기를 장착했었던 전륜구동 방식의 에스페로는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성능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국 로터스의 자문을 받아 독자 개발한 1.5 DOHC 엔진은 중ㆍ저속 RPM 구간에서 최대 출력을 발휘해 대한민국 실정에 맞는다는 평가를 받았죠.

대우차의 자신감은 마케팅으로도 이어졌는데요.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던 체험 평가단을 모집해 에스페로를 직접 느껴보게 했었죠.

인상적인 디자인과 성능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1995년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 익스프레스가 비교 시승을 통해 선정한 '최고의 절약형 살롱'에 도요타의 카리나, 스바루의 임프레샤 등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수려한 차체의 디자인과 경쟁차종 중 유일하게 탑재된 에어컨 등 편의기능이 높은 점수를 받았었죠.

판매역시 괜찮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97년 2월 후속 차종인 누비라가 출시되기 전 까지 총 54만6520대가 생산됐고 30만대 가량이 국내에 판매, 나머지가 해외로 수출됐었습니다.

물론 공격적인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었고 현대차에 비해 완성도가 좋지 않다는 당시 대우차의 이미지때문에 경쟁 차종인 쏘나타의 벽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시대를 앞서나갔던 유려한 디자인은 아직도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죠.

패밀리 룩을 강조하며 다소 획일화된 디자인 일색인 현재의 자동차 시장에서 에스페로는 별에서 온 외계인과 같은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봐도 파격적인 에스페로의 디자인을 뛰어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을 기대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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