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훌쩍 나서는 그 길 | 답답한 세상 가슴 시원해지는 전망대 여행

2015. 2. 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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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을수록 더 넓은 세상이 보이지만 구석구석 잘 보이지는 않는다. 요즘 들리는 소식이라곤 인상, 인상, 인상 쓸 소식뿐이다. 정말 인상 쓰게 만드는 세상, 때로는 높은 세상에 올라가 가슴이라도 씻어내고 싶어진다. 세상이 자세히 보이는 망원경 사용은 금물이다.

정선군 병방치전망대

정헌군 북실리에 있는 해발 800m의 산으로 병방산이라고 부른다. 이 산의 해발 550m 서쪽 방향에 '아리힐스'라는 아찔한 산중 리조트가 있다. 절벽 꼭대기에는 스카이라운지가 있으며 해발 550m의 높이를 드러내고 느끼게 하는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다. 절벽에 설치된 말굽 모양의 투명 전망대다. 전망대는 바닥과 난간이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서 위에 올라서면 괄약근이 저절로 움찔움찔 반응하는데 눈을 들어 정면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아름다운 동강의 물돌이동과 영월 선암마을, 그리고 한반도지형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입장료 5000원(어린이 3000원)을 내고 이런 진땀을 흘리다니, 미친 짓 아닌가 싶지만 큰 숨 한번 몰아쉬고 눈에 힘을 주면 가슴에 뭉쳐있던 응어리가 사라지고도 남는다. 행여 남아있는 앙금이 있다면 지프와이어를 타고 동강으로 하강할 것을 권한다. 안전장치를 착장하고 대기하면 문이 열리고, '스톱!'이라는 비명을 내뱉기도 전에 몸뚱이는 허공을 치달리기 시작한다. 목젖이 튀어나올 것같은 괴성을 지르며 스트레스가 날아가나 싶다가 경사가 완만한 지역이 다다르면 무아지경 행복감에 사로잡힌다. 타기로 작정했다면 눈을 감지 말 것을 청한다. 눈 뜨니 착륙지점이라면 무엇 때문에 4만원(스카이워크 포함)을 쓰나.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줄 서지 않는다. 사진 제공 한국관광공사 / 정선군청

주변여행지 민둥산, 레일바이크, 아우라지, 정선오일장 위치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북실리 아리힐스 리조트 대중교통 정선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0분 거리에 주차장 또는 셔틀버스로 이동 문의 033-563-4100 / www.ariihills.co.kr

인천시 월미산전망대

월미산은 월미도 뒤에 있는 해발 108m의 동산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을 점령하고 있던 인민군이 인천상륙작전 저지를 위해 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 진지를 향한 연합군의 대포알이 적벽대전의 화살촉처럼 이 산을 뒤덮어 살아남은 생물이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군사지역으로 운영되며 시민 출입이 금지되다가 몇 년 전에 개방되었다. 전망대는 월미산 정상 근처에 위치하는데,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불쑥 등장한다. 높이 23m, 3층 전망대를 계단으로 오르면(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 별도 운행) 바로 밑 인천항 야적장과 항구, 월미도 앞바다, 그리고 멀리 인천대교와 인천공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날씨만 도와주면 인천공항을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여객기들의 모습도 보인다. 해외여행 욕구가 일어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진 제공 인천시청.

주변여행지 월미도, 이민박물관, 한국전통정원지구 위치 인천시 중구 북성동1가 대중교통 국철1호선, 인천지하철 인천역 - 2, 23, 45, 720번 버스 - 월미공원이나 선창산업 정류장에서 하차 문의 032-765-4131~2

안산시 시화호조력문화관 달전망대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있는 문화관 타워에 전망대가 있다. 25층, 75m 높이다. 전망대 일부 구간은 바닥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수직으로 내려다 보이는 지상 풍경에 움찔하게 된다. 전망은 시원함 그 자체다. 가까운 시화호, 서해는 물론 멀리 인천송도신도시까지 볼 수 있다. 달전망대의 절경은 역시 달 뜨는 시각부터 전망대가 문을 닫는 밤 10시 무렵이다. 날씨가 맑은 날 저녁 무렵에 주차장에 도착, 잠시 산책 후 전망대로 올라가 낙조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면 달전망대 여행은 대성공이다. 높은 하늘에서 석양을 마주하노라면 친구에게 뒤통수 맞은 사람의 울분마저 잊혀지기에 충분하다. 전망 여행을 마치고 내려왔다면 한시간에 15분씩 진행되는 '미디어파사드' 관람도 놓치지 않도록 한다. 미디어파사드란 조명과 IT가 결합, 건축물 외관을 스크린으로 하는 일종의 미디어쇼다. 전망대, 미디어파사드 관람료는 무료다. 사진제공 안산시청.

주변 여행지 대부도, 제부도, 해솔길 위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928 대중교통 지하철4호선 오이도역 - 790번 버스 문의 시화조력문화관 달전망대 032-889-3365

서울 남산 N서울타워 전망대

더 이상의 전망은 없다. 서울시를 해발 약 500m 지점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드높은 곳이다. 북쪽으로는 서울 구도심과 인왕산, 북악산 너머 북한산, 도봉산 등 도심의 산들이 파노라마로 이어지고 있고 남으로는 한강과 강남의 빌딩숲이 아련하게 보인다. 동쪽에서 들어와 서쪽으로 흘러나가는 한강의 전구간도 남산 N서울타워 전망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에는 소음도, 부대낌도, 스침도 없다. 세상 별 거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곳은 표고가 높아진 것 외에도 엘리베이터에서 전망대로 연결되는 구간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지역, 사랑을 이뤄지게 해준다는 '사랑연못' 등 마음을 녹여주는 시설들이 있어서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전망에 좀 더 심취하고 싶다면 전망대 유리창으로 내다 보이는 서울의 주요 명소를 목소리로 설명해 주는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 제공 N서울타워 주변여행지 남산팔각정, 서울성곽길1코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남산공원길 105 남산순환버스 노선 02번 - N서울타워 - 남산도서관 - 교육연구정보원 - 남산산책로입구 B코스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숭의여대 - 퇴계로3가 한옥마을 입구 - 대한극장 - 퇴계로5가 - 동대입구역 - 국립극장 - 남산북측순환로입구 - N서울타워 /// 03번 - N서울타워 - 남산도서관 - 백범광장 - 후암삼거리 - 남대문경찰서 - 서울역 - 남대문시장 - 남산3호터널 - 용산한신아파트 - 해방촌 - 이태원 용산구청 - 해밀턴호텔 - 이태원소방서 - 한강진역 - 버티고개 - 송도병원 앞 - 약수역 - 동대입구역 - 국립극장 - 남산북측순환로입구 - N서울타워 /// 05번 - N서울타워 - 남산도서관 - 백범광장 - 힐튼호텔 - 남대문시장 '악세사리 전문상가' - 남대문시장 - 명동입구 - 퇴계로3가, 한옥마을 입구 - 대한극장 - 퇴계로5가 - 퇴계로6가 - 광희동4거리 - 충무아트홀, 중부소방서 - 신당동 떡볶이타운 - 신당동, 청구역 - 약수역 - 동대입구역 - 국립극장 - 남산북측순환로입구 - N서울타워 문의 02-3455-9277 / www.nseoultower.co.kr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서울여행의 달인들은 이미 애용 중인 전망 공간이다. 덕수궁 돌담길 안쪽에 있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은 원래 대회의실과 비품실 등이 있던 곳이다. 그곳에 전망창을 설치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두어 시민들에게 공개한 것이 벌써 2년 전이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되는 이곳은 1층과 13층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오를 수 있다. 창가에서 보이는 전망은 바로 눈 아래의 정동길과 덕수궁 궐내 그리고 시청과 세종로 일대의 스카이라인과 북악산, 인왕산 등이다. 비록 고층빌딩에 둘러쌓여 있지만 덕수궁의 납작한 건축물들과 녹지를 보노라면 지상에서 아웅다웅하던 때와는 또 다른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전망대에는 서울시 신청사부터 정동길 사거리의 정동교회까지의 모습을 담은 파노라마 사진을 간단한 안내문과 함께 설치했다. 또한 1900년대 국제교류와 외교의 주요무대이며, 개화기 정동 일대에 있었던 서양건축양식의 외국공사관과 정동교회, 이화학당, 경운궁(덕수궁의 옛이름) 등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청 주변여행지 덕수궁, 덕수궁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위치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38 대중교통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문의 120

해남 땅끝전망대

수도권 사람들에게 해남은 질주와 감탄의 여행지다. 서울에서 땅끝이라니, 휴게소에 세 번 들리면 6시간을 달려야 한다. 그러나 해남군 송호면 해안도로로 접어들면서 마음은 급속히 차분해진다. 해남 땅끝전망대는 위도상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땅끝희망봉'이라고도 불리는 해발 약 200m의 갈두산 전망에 있는 이곳은 높이 40m의 전망대로 땅끝마을 일대의 쪽빛바다와 시골 풍경, 그리고 남해로 끝없이 이어지는 다도해와 바다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땅끝'이 주는 '마지막 지점'이라는 의미와 달리 땅끝전망대에 오르면 '끝' 보다는 '바다의 시작'이라는, '마음이 넓어지고 시선이 길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노약자나 여행소외자들을 위해 설치한 갈두산 모노레일도 한번 타볼 만 하다. 이동만을 위한 단순한 시설이 아닌 세상을 보는 원근법을 느낄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마음이 내키고 시간이 된다면 대흥사로 이동,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이제는 신선이 되어 있을 조선 중기 엘리트 로맨티스트들의 흔적을 더듬으며 차와 함께 마음을 씻어내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사진 제공 해남군청

주변여행지 육단조범, 땅끝조각공원,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중리마을, 사구미해변, 송호해수욕장 위치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42 대중교통 해남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땅끝행 직행, 군내버스 - 땅끝마을 하차 문의 061-532-1330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5호(15.02.1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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