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막는 '일탈' 여행 "오사카 자유여행으로 만든 나만의 '올레길'"

강석봉 기자 2015. 1. 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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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1박2일으로 즐기는 오사카의 속살

■ '일탈'을 꿈꾸시나요?

모범생이 아니어선 지, 일년 내내 '일탈'을 꿈꾼다. '삐딱한 꿈'은 선수가 아니라서 번번히 실패였지만 이번엔 대성공. 일탈(逸脫)은 사회적인 규범에서 벗어난다는 문제적 단어다. 그러나 소시민이 벌일 수 있는 일탈은 개념상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정도다. 목적지향적이라면 일본으로의 탈출을 뜻할 수 있다. 결국 소시민인 내가 택한 것은 두번째 의미의 '일탈'이다.

'일본으로의 탈출'에 적합한 상품도 나왔다. 오마이호텔에서 출시한 출발일 기준 1박2일 오사카 주말여행 상품으로 4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패키지에 익숙한 내게 '자유 여행'이란 아이템은 생경스럽기 그지 없다. 뭐든지 내가 해야 한다니, 전생에 '양반'이 아니었을 테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고삐 풀린 망아지의 행복감보다 전예측 불가의 암담함이 불안감을 선사했다. 이 때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용기. 그래서 마음 속 심연 깊이 숨어 있던 그 '놈'을 꺼내보기로 했다. 으랏차차!

1박2일을 온전히 즐기려면 잠을 포기해야 한다. 검색을 통한 현지 정보의 수집도 관건이다. 토요일 인천공항 출발의 경우 오전 6시50분이다. 공항까지 가기위해서는 집에서 꼭두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일요일 도착의 경우도 밤 12시 안팎이다. 인천공항에서 대중교통이 없다면 오갈 수 있는 교통편의 확보도 중요하다.

공항에 간다면 담배 심부름을 받기 쉽다. 일본에 입국할 때 20갑까지 가능하지만 한국 입국시 10갑만 가능하니 참고하시라.

■ 용기와 몇 푼의 돈만 있다면

평일 출근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일본 오사카에 도착한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열차를 이용해 난카이난바 역까지 우선 이동한다. 오사카 1박2일 여행을 위해 준비한 3000엔(2만8000원)짜리 오사카 2일권 주유(周遊)패스는 이 구간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일반 열차 혹은 특급인 '라피트'를 이용하면 1000엔 안팎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열차 종류에 따라 40분에서 1시간이면 '난바 역' 도착이다. 여기서부터 공식적으로 돈 들일이 없다.

앞서 말한 주유패스 하나면 시내 전역의 전철이 무료다. 오사카의 지하철은 '색맹'만 아니면 이용이 가능하다. 모든 노선이 색깔을 따라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 전철의 상행과 하행 방향만 체크하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1700엔(1만6000원)을 내야하는 수상버스 아쿠아 라이너와 노천 온천 등 28곳의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천연 노천온천 중에 스미노에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게 만족도가 가장 높은 포인트가 바로 이곳이었다.

이번 여행의 체크 포인트이자 알뜰 길라잡이는 주유패스다. 일본 관광청과 일본정부 관광국(JNTO)의 협력으로 제공되는 주유패스는 1일권과 2일권이 있다. 이외에도 가이드북에 첨부된 쿠폰을 제시하면 13곳의 시설에서는 할인이나 선물 등을 받을 수 있다. 추동판은 3월 31일까지 구입 가능, 4월 30일까지 유효하다. 춘하판은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구입, 10월 31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환불은 전액 미사용 경우에만 가능하다.

여행사에서 제공한 가이드북엔 역 주변의 관광지와 전철 출구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 지참 필수다. 전철 등 시내 곳곳에 한글 안내판이 많지만 100%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 스스로 만든 오사카 '올레길'

오사카의 속살 여행은 다리 품이 필요하다. 하늘에는 까마귀가 떠있고, 땅에는 타코야키 넘치는 곳이 오사카다. 오사카를 혹자 '천하의 부엌'이라 부른다. 그렇다고 다 맛있지는 않다. 라멘집의 경우 그저 '용 달린 집'을 찾는다면 오사카 시내 용이 한 두 마리가 아니니, 제대로 체크하고 라멘 맛을 즐겨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곳의 지명은 '~바시'가 많다. 다리를 뜻한다. 다리는 독립적으로 쓸 때는 '하시'라고 하지만 특정 접두어가 붙으면 '~바시'라 불린다. 귀에 익은 '신사이바시'는 고급상점이 즐비하다. 오사카 최대의 쇼핑타운이다. 각종 백화점과 아케이드 거리가 난바까지 연결돼 있다. 어차피 돌아오는 길에 난바 역에서 간사이를 향할 열차를 타야하니 일요일 오후에 집중 공략해도 좋을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파친코' 업체가 눈먼 돈을 유혹하니 마음을 다 잡을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도톤보리 일대는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가는 곳마다 '타코야기'를 파는 곳이 넘친다. 오사카의 대표 음식이니 지갑을 열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타코야키는 밀가루 반죽에 잘게 자른 문어와 파를 소로 넣어 전용 틀에서 구어낸 것인데, 그 위에 전용소스와 가츠오부시 등을 뿌려 만든다. 한입 크기라고 와삭 베어물면 뜨거움에 입천장이 남아나지 않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 회전초밥과 킨류라멘 역시 구미를 당기는 아이템이다. 대개의 라면처럼 킨류라멘도 돼지고기를 우려내 만든다. 그 어색함만 극복한다면 한국보다 싼 가격의 일본 전통라멘을 음미할 수 있다. 또 거리에서 킹크랩 다리를 잘라 파는 곳도 있는 데, 동전으로 사먹을 수 있다고 아무 생각없이 집어 들면 눈깜짝할 새 7000원이 날아간다. 조금의 허영이 여행의 객기를 살릴 수 있면 이 역시 추천을 접지 않겠다. 일본 오사카시 쓰루하시역 인근의 '코리아타운'에는 200여개의 상점 가운데 80%가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일본 최대의 코리아타운이다.

이렇게 오사카의 골목골목을 돌거나 도톤보리를 중심으로한 수변길을 걷다보면 유독 까마귀의 우짖임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우리와 다른 문화적 차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에서 까마귀는 길조다. 여행객에게도 길조일 터. 혹시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어도 걱정은 금물이다. 쇼핑 후 남은 동전으로 목적지까지 가면 된다. 환율을 따지면 큰 돈이라도 동전으로 택시비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 오사카내 최고와 최대의 것들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축성한 뒤 두 차례 소실됐지만 다시 복원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오사카성의 천수각은 내·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최상층인 8층은 지상 약 50m이지만 주변 풍경을 360도로 한눈에 볼 수 있다. 황금 장식 등 화려한 모습이 한 시대를 주름잡던 중심 성임을 보여준다.

지상 252m에 전망대를 갖춘 오사카부 사키시마 청사는 항만지역에 있다. 지상 55층의 초고층 건물로 코스모타워, 오사카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도 불린다. 46층과 47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다.덴포잔 대관람차는 높이 112.5m로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이코마산, 아카시해협, 롯코산, 간사이 국제공항까지 볼 수 있다. 밑면이 투명한 시스루 캐빈을 타면 스릴 만점이다. 아쿠아리움 가이유칸은 주유패스 쿠폰을 제시하면 일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J-ROUTE 홈페이지(www.jroute.or.kr)를 방문하면 더 많은 오사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재협조:일본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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