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혹적 매력의 향수·커피색 백팩.. 한국서 통했다

글/행복플러스 이제남 기자 2015. 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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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혹적인 향, 일본은 순수한 향 좋아해

2개의 원이 엮인 모양의 향수병으로 친숙한 '불가리 옴니아 컬렉션'. 불가리 옴니아 컬렉션은 빨간·분홍·보라·주황·하얀색 5가지로 병 색깔에 따라 향이 다른데 한국에서는 보라색 병인 '옴니아 아메시스트'가 유독 잘 팔린다. 김영경 불가리향수 PR 주임은 "유럽에서는 5가지 향수가 고르게 팔리는데 특이하게 한국과 일본에서는 특정 제품이 눈에 띄게 인기"라며 "한국 여성들에게 인기인 옴니아 아메시스트는 우아하고 관능적인 느낌의 향이, 일본 여성에게 인기인 흰색 병 '옴니아 크리스탈린 오 드 뜨왈렛'은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의 향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남자 향수에서도 한국인과 일본인의 선호도가 갈린다. 한국에서는 차가우면서 세련된 느낌의 남성 향수 '불가리 블루'가, 일본에서는 순수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불가리 뿌르옴므 익스트림'이 높은 판매율을 보인다고.

미국 가방 브랜드 '투미'의 경우 한국에만 단독으로 출시되는 가방 색이 있다. 커피를 연상케 하는 '에스프레소색'으로, 현재 한국에서만 백팩·서류가방·여행가방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현정 투미코리아 홍보마케팅팀 차장은 "2012년 봄·여름 시즌 제품으로 에스프레소색 가방을 전 세계 출시했으나 유달리 한국에서 잘 팔려서 한국의 익스클루시브(exclusive, 독점) 색상으로 선정했다"며 "한국에서 에스프레소색 가방이 인기인 이유는 한국 남성이 여러 옷에 무난하게 어울리는 갈색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검은색, 일본에서는 남색 가방이 잘 팔린다.

◇명품 가방·시계는 무난한 디자인·색상 선호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도 한국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명품 패션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분석하는 한국인의 취향은 '무난한 디자인, 무난한 색상'이다. 펜디의 경우 한국에서는 검은색과 회색 가방 판매율이 높은 반면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는 계절별로 선보이는 시즈널한 색상의 가방이, 싱가포르에서는 털이 달리거나 원색처럼 화려한 가방이 인기다. 루이 비통의 경우도 한국에서 수년간 지속적으로 잘 팔리는 제품은 '에피 브레아' 백으로 군더더기 없는 각진 형태가 특징이다. MCM 관계자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들의 공통점은 실용성"이라며 "가방 크기도 평상 시 각종 소지품을 넣어 들고 다니기 좋은 미디엄 사이즈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남성들의 대표 패션용품인 시계 역시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라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다채로운 소재와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결혼 예물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깔끔하고 고전적인 스타일의 시계를 선호한다"며 "조사 결과 라도가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최초로 시계에 접목한 브랜드라는 특성상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 시계가 베스트셀러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한국에서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센트릭스 컬렉션'이 가장 잘 팔린다"고 말했다. 오메가도 한국에서 인기 높은 제품은 실버 브레이슬릿(금속 시곗줄)에 파란색 다이얼(시계 문자판)로 무난한 디자인이 특징인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마스터 코-액시얼'이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는 크로노그래프(일종의 스톱워치로 시간을 측정·기록하는 장치) 기능을 선호해 '스피드마스터' 컬렉션이, 중국에서는 골드 소재의 '컨스텔레이션' 제품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다.

이 밖에 여행가방에서는 내구성과 보안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쌤소나이트에서 한국 판매 1위 캐리어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하드케이스 제품인 '이노바'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하드케이스 제품의 매출이 높지만 좀 더 보안성이 높은 알루미늄 소재의 캐리어를 선호한다고 한다.

◇립스틱은 분홍색, 스킨케어는 아이크림에 아낌없이 투자

한국인의 화장품에 대한 기호 역시 확실하다. 립스틱은 단연 분홍색을 선호한다. 슈에무라의 립스틱 '강남 핑크'는 한국에서 두드러진 인기로 인해 한국식 명칭으로 공식 변경한 사례로 손꼽힌다. 립스틱의 제형에서도 한국인의 취향이 드러난다. 유연경 랑콤 코리아 마케팅 과장은 "한국 여성들은 끈적이지 않으면서 오래 지속되는 타입을 선호한다"며 "랑콤의 '압솔뤼 벨루어'는 지속력을 높인 리퀴드 타입의 립스틱으로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9가지 색상을 모두 출시해 인기리에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스킨케어 분야에서는 한국 여성들이 눈가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SK-II는 일본 본사보다도 한국에서 먼저 'SK-II 마그네틱 아이케어' 제품을 출시했는데 14만원대의 아이크림이 3일 만에 완판돼 SK-II 관계자들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정가윤 SK-II 마케팅팀 부장은 "한국 여성들은 아이크림만큼은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SK-II는 전 세계 중 한국에서 눈가 관리 제품 매출이 가장 높아 아이크림과 관련된 임상실험을 모두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화장품 중에서는 '비오템 옴므'의 선크림 제품인 'UV 디펜스' 판매율이 두드러졌다. 'UV 디펜스'의 한국 판매량은 전 세계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라고. 비오템 관계자는 "한국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화장품을 여러 가지 바르는 것을 싫어하고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번들거리거나 백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바를 수 있는 UV 디펜스가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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