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성형외과 성형 대담] 대한민국 의료 관광을 진단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 수가 2013년 기준 21만명을 돌파하였다. 정부는 2017년까지 연간 해외 환자를 50만명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각 병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에이전시에만 의존할 경우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 중 성형외과는 해외 환자들의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과목이다. (성형외과 75.6% / 2013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의 의료관광을 대표하는 원진성형외과 박원진 대표원장과 함께 의료관광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진성형외과는 의료관광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성형외과로 알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박원진 원장: 원진성형외과가 의료관광 전체를 선도하기 보다 뷰티 미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정도라고 표현하고 싶다. 워낙 좋은 병원에서 많이들 애쓰고 있기 때문에 그 병원들과 비교할 때는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진성형외과는 이미용을 담당하는 성형외과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원진성형외과라는 이름을 듣고 해외에서 오시는 환자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나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언어와 태도, 표정 하나까지 외국인 환자를 배려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원진성형외과가 의료관광으로 이룬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박원진 원장: 아직 성과라고 자랑할 것 까지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원진성형외과는 2009년 처음 의료관광 시장이 열릴 때부터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쳤다. 매년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눈에 띄는 해외 환자 유치 실적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미약하지만 일조 했다는 뿌듯함이 있다. 또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많은 성형외과들이 중국 위주의 환자 유치 전략을 펼칠 때 우리 원진성형외과는 중국뿐만 아니라 몽골, 러시아, 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 등 보다 다양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외 환자 유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특히 아직 시작 단계라 할 수 있는 이러한 국가들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변에 심어 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의료 관광이 대세 라는 의견과 동시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 업계의 당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원진 원장: 둘 다 맞는 말이다. 의료 관광 산업은 이제 5~6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은 그 어떤 산업에 뒤지지 않는다. 의료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의료진은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그 수준이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IT 기술 강국으로서 의료 서비스와의 접목은 아직도 미개척 분야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해외 환자 에이전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재 구조로는 환자들의 불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에이전시 수수료를 집행하고 다양한 환자 유입 환경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또한 위정자들의 의료 관광을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외 환자 중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고 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박원진 원장: 중국인들의 비중은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높다. 원진성형외과만 보면 전체 외국인 환자 중 약 70% 이상이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이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고, 한국 성형외과에 대한 이미지가 좋기 때문에 많이 내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나 역시 의문이다. 한국과 중국간 의료 기술 격차가 점점 좁아지고 있고, 한국 의료진이 중국에서 수술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에이전시들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중국인들이 발걸음이 끊길 수 있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원진성형외과를 닮고싶어 하는 다른 성형외과가 많다고 하던데 끝으로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원진 원장: 일단 원진성형외과를 닮고싶어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과분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성형외과를 개원한 개원의로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의료 관광 분야는 선례가 전무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씩 직접 부딪치고 알아 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눈 앞의 이익을 쫓지 말고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의사로서 환자를 보는 태도에 조금도 다른 사심을 끼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의료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만 잃지 않는다면 해외 환자들에게도 진심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아이닷컴 최샛별 기자 news803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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