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조주택 인생은 하자에서 시작했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2015. 1. 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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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열전_ 11년 차 청춘 빌더 원오연 씨

그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악동'이다.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건축 시장에서 덮고 싶은 하자를 들춰내고 목조주택의 아픈 곳을 콕콕 찔러 말한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 그를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본래 이름보다 '원빌더'라는 호칭으로 더 유명한, 가끔 '파이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를 만났다.

인터뷰이로 결정하기까지, 추천도 많았지만 그만큼 만류도 많았다

그랬나. 사실 현장을 다니거나 온라인에서 활동하면서 마찰도 많고 분란도 많이 일으키고 그랬다. 목조주택 빌더로서 사명감이라기보다 추후 하자가 예상되는 부분을 미리 지적하다 보니 종종 논란거리가 된 모양이다. 지금은 직접 작업하는 현장들이 바빠서 예전만큼 논쟁을 많이 못한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바뀌기도 했고(하하).

빌더일은 10년 넘게 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도 혼자 몸으로 움직인다

32살이 되어서야 목조주택 짓는 일을 시작했다. 내년이면 12년 차에 접어드는데, 번듯한 회사를 운영하거나 탄탄한 팀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현장이 생기면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일을 하고, CM의 역할을 하며 집을 짓는다. 어디에 속박되는 것이 싫고, 회사를 만드는 것도 벅차다. 그냥 매 현장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빌더가 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고향인 전주 부근에서 다양한 일을 했다. 창호 사업은 꽤 오래 했는데, 영업부터 시공까지 전담했었다. 결국 돈을 못 받고 말아먹었다. 그 뒤 구례에 가서 염색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RC 시공에 잠깐 손대기도 했다. 경쟁이 심하지 않은 다른 일이 뭘까 고민하다 통나무건축과 목조주택에 관심이 생겼다.

시작은 어떠했나

통나무건축을 배우려고 장비까지 다 샀는데, 건축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목조주택 현장에서 초급 목수로 일을 하게 되었다. 창호 시공을 했기에 연장을 다루는 기본 정도만 알고 있었고, 첫 현장에서 일당 6만원을 받았다. 창호 공사하면서 15만원 받았었는데, 하루 만에 반절로 깎인 것이다(하하). 첫 현장에서 3개월 일하고 강화로 들어가 일당 7만원 받고 일하고, 같이 일하던 형님의 권유로 다시 제주도 단지 공사에 투입되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목조주택을 배우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배운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제주에 있을 당시 현장 팀장이 원서를 박스로 가지고 다녔다. 저녁에 할 일이 없으니, 원서를 빌려 읽기 시작했다. '카펜터(Capenter)'라는 책이었는데, 사전을 찾아가며 목구조 벽체를 어떻게 짜는지, 구조적으로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독학했던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배우는 걸로는 부족했나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당시만 해도 목조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팀장들은 시간되면 다 안다고, 인치 줄자 보는 법 가르쳐 준 게 전부다. 혼자 목조용 계산기를 구해서 일주일간 저녁마다 숙소에 박혀 무작정 두드리며 사용법을 익히기도 했다. 결국 그 현장의 밸리 부분, 계단, 힙 지붕 등 내가 다 계산하고 재단했다. 너무너무 신이 났다.

목조주택의 어느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가

목조는 시스템이다. 원리를 이해하고 계산을 할 줄 알게 되면서 굉장히 합리적인 건축 방식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지금도 난 골조를 짜 놓고, 어디서 보든 각이 맞는(스터드 위에 장선이 걸리는 식으로 나는 바둑판 배열이라고 말한다) 구조를 완성해 놓으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이런 원리를 다른 팀원들에게 알려준다고 현장에서 미운 털이 박히고 다음 현장에서 배제되고 하는 경우를 많이 당했다.

그런 텃세는 왜 만연한 건가

이 시장에서 목조주택 팀장이 되려면 최소 5년은 걸려야 한다고들 하는데, 난 그 이유를 모르겠다. 실질적으로 목조는 한 현장을 마스터하고 그 원리를 숙지하게 되면 팀장을 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최소 3개 현장 정도를 처음과 끝까지 지켜보고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가능하다. 나는 함께 일하는 빌더들과 3개 현장을 같이 하고 나면 나가서 제 일을 해보라고 한다.

팀장 직함을 달기엔 너무 이른 독립 아닌가

많은 현장을 경험하고, 하자를 안다고 해서 제대로 짓는 것은 아니다. 알면서도 제대로 안 짓는 현장들이 수두룩하니까. 집짓기에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경력을 가진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하자'에 대해서는 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건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는 건축이 대단해 보였다. 목조주택도 구조와 원리를 익히고 나서 '별거 아니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하자 사례가 올라오고 있으니 이상했다. 왜 하자가 생기는 걸까? 그러다 내가 있던 현장에서 하자를 실제 목격하면서 나의 '하자 공부'가 시작되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하자였나

제주의 한 현장이었는데, 개구부 사이즈를 실제 도면과 다르게 공사해 재시공하는 일을 내가 맡았다. 공사 지연으로 골조만 세우고 거의 한 달 정도 방치되어 있던 현장이었는데, 고사리 장마가 끝난 직후였다. 빠루로 헤더를 뜯는데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겉은 변색만 좀 있고 멀쩡했지만 헤더 박스 안을 보니 곰팡이가 가득했고 나무 2/3는 물에 탱탱 불어 있었다. 아, 목조주택은 시공 중에 절대 비를 맞히면 안 되겠구나, 비가 잦고 습기 많은 지역에 지으면 안 되는구나, 생각했다. 그 뒤로 시간이 날 때면 전국의 하자 현장을 쫓아다녔다. 인터넷에 하자 사례가 올라오면 건축주에게 쪽지를 보내 답사를 청했고 그렇게 포천, 강릉, 거창 등을 돌았다. 하자를 먼저 알아야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불안한 마음을 안고 2년을 보냈다.

주로 접한 하자들은 무엇이었나

목조주택은 누수는 말할 것도 없고, 습기와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거창에 지은 지 2년 된 집이 있었는데, 집 짓고 첫날부터 2층 욕실에서 물이 샜다는 거다. 지인에게 공사를 맡긴 터라 A/S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보수되지 않아 2년 동안 그 욕실을 거의 쓰지 못했단다. 가서 보니 지붕에 쓰는 방수시트로 욕실 방수를 한 것이다. 벽체를 뜯어보니 OSB와 구조재까지 다 썩어 있었고, 단열재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엄청 났다. 건축주는 그 집에서 살아야 하니, 결국 일주일 말리고 FRP로 재공사에 들어갔다. 2층 바닥도 출렁거려서 보니 6.8m 스팬의 아이조이스트가 처져서 가운데가 내려앉은 것이었다. H빔으로 보강하는 공사까지 해 놓고, 그 집을 나오는데 내 속상한 마음이 어디 건축주만 하겠는가.

습기에 대한 개인적인 해결책은 찾았나

단순하다. 난 지붕 씌우기 전까지 비 오는 날 골조 전체를 호루(천막)로 덮는다. 누군가는 과도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기후에는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한다. 골조가 세 번 정도 비를 맞으면 스터드는 상관없을지 몰라도, 나무와 나무가 만나는 부분은 제대로 마르지 않는다. 캐나다 답사를 가서 보니 그곳은 그냥 비를 맞히던데, 거긴 건조해서 그렇다. 단, 그곳 역시 단열재 작업 전 함수율 측정을 정확히 해서 기준보다 높게 나오면 열풍기를 돌려 말린 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더라.

욕실이나 발코니는 무조건 FRP시스템으로 방수한다. 흔히들 벽면 1.5~1.8m 높이까지 방수하는데, 그건 물만 생각하고 습기 생각은 안 한 것이다. 방수는 타일 마감선, 천장까지 다 해야 한다. 10분 넘게 샤워를 하는데, 그때 생기는 습기가 전부 어디로 가겠는가? 이들은 타일 메지(줄눈) 속으로 들어가 목조 구조체까지 스며든다. 그 외에도 기초 콘크리트에서 올라오는 습기, 벽체에서 생기는 역결로 현상 등 신경 쓸 부분들이 많다.

그럼 직접 시공한 현장에서 지금까지 누수된 현장은 없었나

아쉽게도 홍성에서 한 번 경험했다. 누수가 되었다고 해서 놀라서 찾아갔더니 방수를 잘못한 게 아니라, 배관을 못으로 찍어서 그리 된 거였다. 해결하느라 완전 힘들었다(하하). 내가 지은 현장의 방수는 건축주가 사는 내내, 그리고 내가 살아있는 한 A/S를 할 거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

그런데 이쯤 되면, 꼭 목조주택을 지어야 하냐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목조주택은 제대로 짓는다는 가정 하에 따뜻하고 합리적인 집이다. 하자를 공부하면서 캐나다와 유럽, 일본 등의 현장을 가서 보니 목조주택으로도 충분히 오래 가는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젠 난방비 고민 없고, 유지 관리 걱정 없는 목조주택을 짓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패시브하우스도 열심히 공부했다. 다만, 지금 내 현장은 패시브하우스보다는 '단열을 더 꼼꼼히 한 누수 없는 목조주택'을 목표로 시공한다. 목조주택은 경제성, 가격 대비 효용성도 중요하니까.

*원빌더's TIP

| 철물에 사용하는 못은 수직 하중에 견디는 것으로

오른쪽 사진을 보면 위아래 길이가 다른 못이 시공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는 두남금속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스테인리스 못이다. 4㎜ 두께에 길이 100㎜이다. 아래는 일반 자재상에서 철물 못이라고 판매하는 것으로 길이는 38㎜이다. 짧은 못은 수직하중에 빠질 수 있어 실제 미국 접합철물 브랜드인 '심슨스트롱타이' 매뉴얼을 보면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현장은 38㎜ 못을 쓴다.

| OSB 절단면에 오일 바르기

OSB 판재의 옆면을 보면 'edge seal'로 처리되어 있다.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OSB를 잘라서 써야 하는 경우는 새로 생긴 절단면에 오일스테인을 2회 이상 도포한다. 특히 해안가나 저수지 근처 목조주택은 습기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이 작업이 필요하다.

위쪽 사진을 보면 윗부분 단면은 스테인을 칠하지 않은 것이고, 아래가 스테인을 칠한 단면이다.

|목조주택 천장은 이중 단열 방식으로

목조주택 천장에 장선이 있을 경우, 이중으로 단열해주는 방식이다. 보통 천장 장선은 2×4, 2×6 구조목을 사용하고 간격 안에 유리섬유 단열재를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구조재 목재는 유리섬유보다 단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선이 있는 부위는 단열이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개선 방법은 위쪽에 R-19 단열재를 방습지를 벗겨 덮어주고(습기 배출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 그 밑 장선에 다시 한 번 R-19 단열재를 시공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장선에서 생기는 선형열교도 줄일 수 있다.

| 기초엔 습기 제어를 위해 씰실러 아래 방수 시트를

기초 콘크리트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씰실러 아래 방수시트를 시공한다. 유럽 패시브투어를 할 당시 모든 현장들이 방수시트를 깔아주고 있었다. 북미에서는 씰실러를 사용하는데, 이는 앙카 자리나 잘린 부분을 통해 습기가 올라올 수 있다. 영하 15도에서 견디는 두께 3㎜ 이상 되는 방수시트 제품을 머드실 아래 깐다. 앙카 주변과 시트가 이어지는 부분은 토치로 구워서 결합해 준다. 앙카 역시 스테인리스 소재로 열전도율이 낮은 제품을 택한다. 겨울철 콘크리트 냉기가 앙카를 통해 전도되는데, 실내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 결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기초 단열을 하지 않는 현장이라면 더욱 필요한 사항이다.

단열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벽체는 기본 그라스울로 시공하고, 외부에 암면(미네랄울)을 시공해 이중으로 한다. 지붕 역시 이중단열의 웜루프 공법이다. 지붕에 인슐레이션을 넣고 서까래 반대 방향으로 상을 걸어 암면을 추가하는 식이다. 암면은 작업성은 좋지 않지만, 방음에 좋고 저렴하다.

최근 목조주택 외부에 스티로폼으로 단열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 방식에 부정적이다. 스티로폼은 투습은 되지만, 그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목조주택에서 하자가 생길 수 있다. 썩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내부 마감은 주로 어떻게 하나

내벽은 페인팅을 추천하고, 내부 문 등은 자작나무로 주문제작한다. 특히 페인팅 크랙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있는데, 여기에도 노하우가 있다. 벽과 벽이 만나는 부분(인코너와 아웃코너), 벽과 창이 만나는 부분 등에 코너비드를 무조건 대고, 크랙이 주로 가는 부분은 한냉사를 대고 페인팅한다. 1차 퍼티는 강한 외부용 퍼티로 작업하는 게 더 견고하다. 품이 많이 들어도 FM대로 작업하는 게 최고다. 하자가 나서 비용이 발생하느니, 애초에 하자가 안 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엔 건축가들이 설계한 집을 주로 시공하고 있는데

해보니 편하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의 마인드가 좀 남달라 그럴 수도 있다. 난 시공자가 시공을 할 수 없으면 잘못된 설계라고 생각한다. 건축가가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고, 목조주택의 특성을 잘 이해해주기 때문에 난 기술적인 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건축주와의 소통도 많은 면에서 건축가가 하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에겐 좋은 점도 있다. 사실 이전에도 건축주들이 타일이나 조명 등을 같이 고르자고 하면 도망가고 싶었다. 그건 취향의 문제라 뭐라 조언을 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목조주택 빌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건축에는 기본 원리가 있다. <건축 속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2007 시공사)>, <재미있는 결로 이야기(2007, 기문당)> 같은 책을 통해 건축 물리, 내진, 재진, 온도와 습의 이동 등 기본 지식을 먼저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목구조의 골조를 짜고 계산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껏 내가 현장에서 터득한 지식을 모두 알려주는데, 하루 세 시간씩, 15일이면 충분하다. 실제 팀원들을 데리고 해 봤는데, 보름이 지나니 더 이상 알려줄 것이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의식이다.

원빌더가 생각하는 프로의식이란 뭔가

나는 '내 집처럼 지어드립니다'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우리 집 2층 내 방은 보일러가 고장 난 지 7년이 넘었다. 욕실은 세면대가 얼어서 물이 안 나온다. 근데 1년에 집에서 자는 날이 보름 정도라 그냥 감수하며 지낸다. 그러나 남의 집은 그렇게 지으면 안 된다. 나는 돈 받고 집을 지어주는 프로다. 그래서 하자 나는 집을 지으면 안 된다. 그런 집을 짓는 빌더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집짓기는 건축 과정에 스트레스가 없어야 하고 사는 내내 하자가 없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이것이 건축의 기본이자 내가 빌더로서 추구하는 바다"

업계에서 타 현장을 비난하는 게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다

건축일을 하면서 성격이 비관적으로 변했다. 건축은 긍정적으로 보면 안 된다. 모든 자재는 좋고 나쁜 양면이 있고, 모든 시공법도 마찬가지다. 단점부터 파악하고 그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지내다 보니, 성격이 좀 공격적으로 변한 것 같다. 사실 원래 말투 자체도 좀 직설적이고, 세련되지 못했다. 소통의 기술이 좋지 못하니 골조 작업만 하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스스로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허허).

예비 건축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언젠가 한 현장에 골조 작업만 맡아 들어간 적이 있었다. 현장을 찾은 건축주에게 작업자들이 인사를 건네는데, 공사 내내 단 한 번도 그 인사를 받아준 적이 없었다. 건축주가 집에 애정을 갖고 있다면, 본인 집에 노력을 쏟는 모든 이를 동등하게 봐줘야 한다.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사이에 갑을 관계를 따지면 안 된다.

11년 일을 했는데, 수입은 어떤가

11년 전 일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수중에 있는 돈은 별 차이가 없다. 지금껏 도급 들어가서 못 받은 돈도 아마 4, 5천만원 될 것이다. 내가 전체 공사를 맡은 현장들도 거의 적자 연속이었다. 구멍 난 돈은 일당으로 뛰어 막아가며 살았다. 정당한 이윤을 남기면서 일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 가족이 있었다면 힘들었을 텐데, 싱글이라 혼자 여기까지 온 것 같다(하하). 만일 집 짓는 즐거움보다 돈 버는 즐거움이 먼저였다면, 작정하고 도급만 했을지도 모른다.

본인 집을 짓는다면 어떤 집을 짓겠는가

나 혼자 산다고 하면 흙집 지을 거다 (하하).

완벽한 반전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건강한 집짓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짓는 과정부터 사는 동안에도 스트레스가 없어야 건강한 삶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하자가 없어야 한다. 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안전도 중요하다. 이건 건축의 기초이자, 프로로서의 신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람이 있다. 48살 되는 해의 12월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일 먼저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6개월 동안 여기저기를 떠돌다 돌아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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