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 하늘목장 '산들산들' 휴~ 구름위의 산책

평창 | 글·사진 윤대헌 기자 2014. 12. 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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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다. 그냥 양이 아닌 '청양(靑羊)'의 해다. '청(靑)'이란 글자에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강원도 평창에 한겨울에도 양을 볼 수 있는 목장이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과 하늘목장이다. 드넓은 초원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온순한 양과 눈을 마주하며 교감을 나누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옆 횡계면 도계3리에 자리한 양떼목장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린다. 해발 800~1000m 백두대간 서사면에 드넓은 초지가 새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장의 그림엽서를 보는 듯하다.

선자령 들머리를 지나 목장으로 들어서면 축사 뒤편 산책로가 하늘금을 그리는 풍광이 멋스럽다. 양떼목장이 유명세를 탄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양띠 해 덕이다. 우리나라에도 양떼목장이 있다는 소식이 전파를 타면서 전국에서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

목장 규모는 20만5000㎡(6만2000평). 목장 초입, 좌측 능선을 따라 1.2㎞ 거리의 산책로를 느릿하게 걷는다. 마른 풀이 "서걱"거리며 겨울을 노래한다. 두 뺨을 때리는 칼바람이 매섭지만 툭 터진 전망이 시원하다. 산책로에서 만나는 첫 번째 움막(대피소)은 사진 촬영 포인트이자 목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포인트. 목장 정상부(해발 950m)에 서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대관령 주변 겹겹이 쌓인 산줄기가 한눈에 잡힌다.

40여분 발품을 팔고 목장으로 내려서면 축사다. 건초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구입한 티켓을 건초와 교환한 후 코앞의 양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 이곳 양들은 뉴질랜드 원산의 코리데일 종이다. 수북한 털이 복스러운 양에게 한 움큼의 건초를 들이대면 척척 잘 받아 먹는다. 양은 사진을 찍고 만진다고 해서 피하거나 성을 내지 않는다. '양처럼 온순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눈웃음 짓는 표정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건초를 주면서 양과 교감을 나눈다.

양띠 해를 맞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목장을 찾은 이들 덕에 양들이 포식한다. 한 줌 건초에 경계심 없이 달려드는 양들의 순박한 모습에서 우리 모습을 되돌아본다. 올해는 양처럼 순박하게 살 수 있을까.

목장의 참멋은 눈 내리는 겨울이다. 두툼한 솜이불을 덮은 듯 포근한 풍광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사람 키만큼 쌓이는 새하얀 눈밭에 외로이 서 있는 한 그루의 낙엽송이 운치를 더해 준다. 눈이 오면 아이들은 더욱 신난다. 비료 포대로 눈썰매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세트장으로 활용됐던 작은 귀틀집에 비료 포대가 마련돼 있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과거 대관령휴게소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등반 코스는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선자령 정상이 고개를 내밀 무렵 드넓은 초지와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불쑥 나타난다. 1974년부터 삼양목장과 함께 대관령을 지켜온 하늘목장이다. 석 달 전 40년간 걸어두었던 빗장을 열고 일반에 개방됐다. 목장 규모는 거대하다. 여의도의 4배 넓이인 1000만㎡.

하늘목장은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연 순응형 생태 체험 목장'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목장의 모든 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목장이란다. 이곳에 젖소와 한우, 제주산 한라마, 포니, 양, 산양이 터를 잡고 산다.

목장은 트랙터가 끄는 32인승 마차만이 방문객을 태우고 움직인다. 겨울을 제외한 봄·여름·가을에는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 양떼를 직접 만날 수 있고 먹이를 주며 양과 함께 뒹굴 수 있다. 지금은 축사에서 건초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32인승 트랙터 마차를 타고 해발 1000m 하늘마루 전망대에 이르면 발아래 광활한 풍광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횡계 시내와 멀리 알펜시아리조트의 스키 점프대도 한눈에 잡힌다. 초지 위에 듬성듬성 박혀 있는 풍력발전기도 압권이다. 전망대의 백미는 바닷바람에 몰려드는 구름이다. 구름이 서서히 목장을 뒤덮으면 그야말로 '구름 위의 산책'이다.

목장에는 4개의 산책로가 있다. 너른풍경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풍광이 매력이다. 가장자리숲길은 드넓은 목장과 자연림을 양 쪽에 끼고 가고, 숲속여울길은 원시 자연을 만끽하며 걷는다. 가장자리숲길과 숲속여울길을 이어주는 종종걸음길은 풍광이 아기자기하다. 이름도 정겨운 산책로는 모두 옛날 목동들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길이다.

하늘목장에서는 두 가지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용 승마트랙 안에서 말을 타고 즐기는 승마 체험과 2시간여 동안 목장의 광활한 초지와 미개척지를 서부극의 주인공이 돼 말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는 외승 체험이다. 2단지 알프스 언덕과 하늘목장의 이름이 유래된 '하늘채'는 마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 장면을 연상케 하는 드넓은 초원이 압권이다. 외승 체험으로만 갈 수 있다. 하늘목장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목우원과 영화 <웰컴투 동막골>을 촬영했던 동막골 언덕도 필수코스다.

이왕 예까지 왔으니 선자령 트레킹도 나서볼 만하다. 해발 1157m의 선자령은 대관령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경치가 아름다워 선녀들이 자식들을 데리고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눈꽃 트레킹이 유명한 선자령은 강릉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하늘목장과 대관령 목장의 풍광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하늘목장의 개방으로 선자령에 이르는 새로운 트레킹 코스가 생겨났다. 가장자리숲길과 너른풍경길을 따라 걷다보면 선자령이 눈앞에 나타난다. 편도 1시간 40분 걸린다.

대관령양떼목장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난 숲길을 따라가도 선자령에 이른다. 대관령에서 선자령 정상을 찍고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10.8㎞. 3~4시간 걸린다. 선자령 순환 등산로는 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씨와 산악인 이기호씨가 개척한 '강릉바우길'의 첫 번째 구간이기도 하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국사성황신이 머무는 대관령국사성황사를 거쳐 무선표지소와 새봉전망대를 지나면 선자령 정상이다. '백두대간 전망대'라는 별칭처럼 조망이 시원하다. 백두대간의 굵직한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동해바다가, 서쪽으로 대관령삼양목장의 광활한 전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변 볼거리:흥정계곡, 금당계곡, 효석문화마을, 팔석정, 허브나라, 이승복기념관, 계방산 오토캠핑장, 한국자생식물원, 오대산국립공원,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 백룡동굴(사진) 등

■맛집:메밀막국수는 진미식당(033-335-0242)이 유명하다. 읍내에 자리한 미가연(033-335-8805)은 메밀싹 비빔밥, 옛골(033-336-3360)은 메밀국수전골이 맛있다. 2·7일에 열리는 봉평 장날을 찾으면 올챙이국수를 맛볼 수 있다. 월정사 입구에는 오대산 가마솥식당(033-333-5355) 등 산채정식이 유명하다.

■평창 걷기코스:평창군에서는 '효석문학 100리길'을 조성했다. 1구간 문학의길(7.8㎞), 2구간 대화장터 가는 길(13.3㎞), 3구간 강따라 방림 가는 길(10.4㎞), 4구간 옛길 따라 평창 가는 길(10.2㎞), 5구간 마을길 따라 노산 가는 길(5-1구간 7.5㎞, 5-2구간 4.3㎞) 등 총 5코스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를 따라 평창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축제:'제8회 평창송어축제'가 2월8일까지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얼음송어낚시터와 얼음 놀이터가 조성된 축제장에서는 송어낚시의 짜릿한 손맛과 즉석에서 회와 구이를 맛볼 수 있다. 또 눈조각 감상, 얼음낚시, 송어맨손잡기, 얼음썰매, 스케이트, 얼음카트, ATV(4륜 오토바이), 눈썰매, 스노래프팅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33)336-4000

■문의:평창군청 문화관광과(033)330-2399, 대관령 양떼목장(033)335-1966, 대관령 하늘목장(033)332-8061~3

<평창 | 글·사진 윤대헌 기자 caos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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