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명 탄 이탈리아 여객선 불.. 강풍 동반 악천후 구조 난항

남지원 기자 2014. 12. 2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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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50여명 선박 탈출

승객과 승무원 등 478명을 태우고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가던 이탈리아 여객선에서 불이 났다. 주변 국가들이 긴급 구조에 나섰지만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오전 6시쯤 그리스 오소노이 섬 근처를 지나던 이탈리아 카페리선 노르만 애틀랜틱호 갑판 차량 적재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배는 30분 전 그리스 서부 파트라스 항구에서 출발해 오후 5시쯤 이탈리아 동쪽 안코나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배에는 승객 423명과 승무원 55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과 승무원 중 302명이 그리스 국적이었다.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배는 아수라장이 됐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날 오후까지 150여명이 구명정에 올라탔고 이 중 42명이 인근 화물선에 옮겨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가 끊겨 비치된 구명정을 모두 바다에 내릴 수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구명정 일부가 불길에 휩싸여 탈출하지 못한 승객이 많았다. 불길을 피해 배 위쪽으로 도망친 승객들은 휴대전화로 호흡곤란과 고통을 호소하며 빨리 구조해달라고 애원했다. 한 승객은 그리스 메가TV 인터뷰에서 "열기 때문에 신발이 녹아내릴 정도"라고 말했다.

바다에 뛰어든 승객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날씨가 추워 바닷물이 매우 차갑기 때문에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리스·이탈리아는 해군 선박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으며 사고 해역에서 가까운 알바니아도 동참했다. 하지만 당국은 사고 해역에 시속 100㎞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데다 비와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어 구조 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2012년 1월 호화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해 3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승객들보다 먼저 도주한 선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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