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날씨속 쉼없이 시추.. 年 매출 5억달러 넘어

노기섭기자 2014. 12. 23. 14: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석유公, 카자흐스탄 악타우市 광구개발 현장

지하 3000m 유정에서 하루에 6561배럴 생산 영업이익률도 29% 달해 유럽 수출… 내수 판매도 해외 자원개발 정책 방향 정권마다 달라져 아쉬움

국회에서 해외 자원개발사업의 투자 실패 사례가 연일 부각되던 지난 6일.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7시간 동안 이동해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알마티에 도착했고 다시 알마티에서 비행기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악타우 시로 이동했다. 악타우 시는 카자흐스탄 서부 자원 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인구 20만 명의 중소도시였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원유 매장량이 풍부한 덕분에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셸과 중국의 시노펙 등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진출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활약상을 보기 위해 7일 악타우시에서 북동쪽으로 350㎞ 떨어져 있는 아리스탄 광구로 이동했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시추장비와 중앙처리시설, 저장시설은 굉음을 내며 쉼 없이 가동 중이었다. 광구 면적만 19㎢에,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유의 양만 5530만 배럴이나 되는 아리스탄 광구에선 매일 원유 6561배럴이 생산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공사는 카자흐스탄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오는 2038년 4월까지 이곳에서 원유를 생산하게 된다.

실제 원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시추기가 설치된 지하 3000m 깊이의 유정에선 검정 빛깔의 끈끈한 원유가 생산된다. 이 원유는 중간집하시설로 보내졌다가 중앙처리시설(CPF)로 보내져 석유와 가스, 물로 각각 분리된다. 석유는 저장시설에 저장됐다가, 가스는 가스처리시설을 거쳐 액화석유가스로 만들어져 배관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아리스탄 광구에서 생산된 석유는 유럽으로 수출되거나 카자흐스탄 내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럽 수출 물량은 러시아의 유에스티루가 항까지 이어져 있는 3000㎞ 길이의 배관망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가 이루어진 후 선적된다. 카자흐스탄 내수시장용은 아티라우 시에 있는 ANPZ 정유소로 이동해 그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국내 석유 수급 사정이 어려울 경우 국내로 도입될 수도 있다. 석유공사는 현재 카자흐스탄 내 7개 광구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고 2개 광구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이곳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석유는 2만3000배럴로 카자흐스탄 전체 석유 생산량의 1%가 조금 넘는 정도다. 카자흐스탄 법인의 경영 성과도 미약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신석우 법인장으로부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연간 매출액이 5억 달러가 넘고 영업이익률은 29%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5%를 넘지 못하고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애플의 영업이익이 32%인 것을 감안하면 공사 카자흐스탄 법인의 수익성은 굉장히 좋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경영 성과를 알려주면서도 신 법인장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국내에서 연일 해외 자원개발 투자의 실패 사례에 대한 지적이 정부와 국회에서 나오면서 내년 자원개발에 투자되는 예산이 깎이고 조직도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유가 하락을 광구를 매입할 좋은 기회로 보고 공사 카자흐스탄 법인에도 광구 매도를 타진해왔다고 한다. 공사가 부채비율 감축 의무대상에 포함된 이상 카자흐스탄에서도 중국에 시장성 좋은 광구를 넘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신 법인장은 우려하고 있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원개발 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악타우(카자흐스탄)=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