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돌풍 '님아,..' 노부부 출연 인간극장 재주목

석혜원 2014. 12. 16. 1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12월 극장가에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제작비 1억 2,000만 원의 저예산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는 할리우드 대작을 물리치고 100만 관객 돌파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영화 흥행과 함께 주인공 고(故)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가 출연했던 KBS '인간극장-백발의 연인(2011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사랑해요", "고마워요" 한결같은 부부애

3년 전 노부부의 모습은 한결같다. 서로 아껴주고, 어디든 함께하며, 항상 감사한다. 할아버지가 나무를 할 때도, 할머니가 김치를 담글 때도 부부는 항상 서로의 곁을 지킨다.

할아버지는 소박한 밥상에도 할머니에게 "감사해요"라는 인사를 잊지 않고, 할머니 역시 "잘 먹어줘서 고마워요"라 답한다. 할머니의 피부질환으로 함께 찾은 병원에서도 할아버지는 애정표현을 멈추지 않는다.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주고, 아픈 피부를 향해 '호호' 불어준다. 지켜보던 이웃 할머니가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못 말리는 부부금실이다.

방송 내내 노부부가 서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사랑해요", "고마워요", "감사해요"다. 70여 년을 함께한 부부에게 그 흔한 '바가지'나 '원망'은 없었다.

◆ 물싸움, 낙엽 장난까지…할아버지의 애정 표현

영화에서 드러나는 조 할아버지의 천진함은 방송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향해 물을 뿌리고, 짓궂은 장난을 이어간다. 마당을 쓸다 모인 낙엽은 어김없이 할머니에게 뿌려진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이런 장난에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나이를 잊은 장난에 할머니도 소녀 감성으로 대응한다. 마당에서 꺾어온 꽃으로 할머니의 화를 풀어보려는 할아버지와, 작은 정성에 크게 기뻐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천생연분'임을 확인케 한다.

◆ 3년 전에는 우렁찼던 조병만 할아버지의 노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일상은 영화 속 모습을 시간만 거꾸로 돌린 듯 동일하다. 할머니는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섭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와 신신당부한다. "무서우니 동무를 해달라"고. 조병만 할아버지는 할머니 부탁대로 화장실 앞에서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른다.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 할머니는 "노래도 잘하시네. 내 동무해줘서 고마워요"라며 감사한다. 할머니의 인사에 할아버지는 부르던 노래를 더 크게 부르며 마무리한다.

부부의 아름다운 일상은 그렇게 반복되고 있었다. 다만, 3년 전 할아버지의 정정한 모습과 우렁찬 노래가 영화 속 모습과 다를 뿐이다.

◆ "할아버지 없으면 못살아요. 보고 싶어서 얼른 죽어야죠."

하루는 노인대학에서 소풍을 다녀온 할아버지가 앓아누웠다. 할머니는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할아버지를 위해 밤새 간호하지만, 할아버지의 병세는 차도가 없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된 할아버지를 보며 할머니는 울음을 토해낸다.

"할아버지 없으면 못살아요. 보고 싶어서 얼른 죽어야죠. 우리 할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래요."

다행히 할아버지의 폐렴은 초기에 발견됐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기력을 회복한 할아버지 손을 잡고 "할아버지가 나으니 참 좋아요."라고 말한다.

◆ 방송 마지막 장면에 영화 속 첫 장면으로

당시 '백발의 연인' 마지막 편에서는 조 할아버지와 강 할머니의 단풍놀이가 담겼다. 여느 때처럼 커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특별한 장소를 방문한다. 할아버지가 준비해 놓은 부부의 묏자리다. 커다란 소나무가 드리워진 양지바른 곳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 묏자리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힌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할머니는 "난 이 다음에 태어나도 또 할아버지와 살 거예요. 나한테 이렇게 잘하고 그랬는데 내가 왜 다른 사람과 살겠어요."라고 말한다. 할아버지 역시 "외로이 살던 내가 가족이 생겼으니 거기서 어떻게 더 좋아요? 죽어서도 같이 살아야 해요."라고 답한다.

그렇게 한평생 흔들림 없는 사랑을 지켜왔지만, 인생의 마지막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소풍장소였던 묏자리는 영화의 첫 장면이 됐다. 눈 덮인 할아버지 무덤 앞에서 할머니는 하염없이 울고 있다. 두 분이 손잡고 다녀간 그 장소에 찾아온 계절의 변화처럼 할머니와 할아버지 인생의 변화가 전해진다.

▶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 다시보기

석혜원기자 (hey1@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