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도 인터넷서 구매한다.."난 모던 파머"

2014. 12. 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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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 아산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임광빈(64세) 씨는 저녁을 먹고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몰을 구경하는 일이 취미가 됐다. 읍내 시장에서 평생 물건을 사던 그였지만 최근에 온라인몰을 알게 된 후 웹 아이쇼핑에 푹 빠졌다. 그는 친환경 농법을 시작하면서 거름으로 쓸 미생물 비료를 사려 했으나 동네 농약사나 마트에서는 구매하기 어려웠다. 재작년 아들의 도움으로 인터넷을 통해 미생물 비료를 첫 구매하고서 올해부터는 직접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법을 익히자 온라인쇼핑에 재미가 붙어 명절선물세트 등 생활용품 구매에도 나서게 됐다.

#2. 귀농한 지 3년에 다 되어가는 정동영(35세) 씨.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에서 배추 농사에 짓는 법을 검색하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마치 처음 귀농할 때 자기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텃밭에 상추 심는 법부터 친환경 비료 만드는 법, 한우 1등급으로 키우는 법, 농기계구매 관련 커뮤니티에서 사용 후기 등 스마트폰에서 검색하는 것이 일상화됐다며 공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 인구는 전년대비 20% 증가해 3만 가구를 돌파했다. 특히 20~30대 귀농·귀촌 가구가 3년새 8.3배 증가하는 등 젊은층의 귀농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층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상품들의 온라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농기계 내수시장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이 중 온라인 시장규모는 약 5%에 해당하는 500억원 규모이다. 국내 농기계 시장규모는 2009년 1조1560억원 이후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온라인 시장은 매년 평균 10%대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옥션에서는 농기계∙농기구 판매가 2013년에 전년 대비 50% 증가한 데 이어 올해(11월 20일 기준)는 전년 동기보다 약 3배 이상 큰 폭으로 신장했다.

연령별로는 30대 20%, 40대 40%, 50대 35%로 40대 구매가 가장 많았다. 판매 상품 수도 크게 증가해, 농기계 및 농기구 카테고리의 상품 판매 리스팅 수가 전년도 7,000개에서 올해 3만개까지 증가됐다. 낫과 곡괭이 등 전통적 농기구부터 비닐 피복기, 로타리삽, 스프링쿨러 등 농기계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운반차, 탈곡기, 소독기, 파종기 등 전문 농기계 구매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온라인 몰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이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30~40세대가 농업용품 관련 연령별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40대 귀농 인구의 증가로 40대 구매 비중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11번가 손혁재 농업용품 담당 MD는 "초기 온라인 몰에서는 낫, 호미, 괭이 등 농사용 소도구들이 주로 판매됐다"면서 "최근에는 다목적 농업 관리기, 농산물 건조기, 파종기 등 1백만원 이상의 고가의 농기계도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귀농을 택한 '모던 파머'들이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활용하는 생활에 익숙해 온라인에서 농기계를 구매하는 것은 물론, 수확한 농작물을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늘기 때문이다.

또한 귀농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농업정보를 공유라고 농기계 구매 및 판매처에 대해 의견을 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손혁재MD는 "과거에는 농기계를 구매할 때 이웃, 가족 등 주변 지인의 의견을 주로 참고했다면 모던 파머들은 농기계를 구매 후 직접 써 본 농업인의 온라인 사용후기가 농기계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의 농사 관련 상품은 농한기가 대목이다. 추수가 끝나고 농기계를 수리할 시기이며 신제품이 대량 출시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실제 옥션에서는 농한기인 1~2월의 농기계 판매가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과수원에서 과실 수확 시 사용하는 '열매봉'이나 새 농사 준비를 위해 밭을 가는 로타리삽 그리고 피복기와 파종기 등 봄 농사를 대비한 상품들이 많이 판매되는 시기다.

한편, 11월의 베스트 판매 상품은 '곶감걸이'였다.

옥션 관계자는 "20일 현재까지 곶감걸이는 11월에만 3,000개 가량이 판매됐다"며 "농기구 카테고리의 단일 상품 판매고로는 유례없는 판매량이다"고 밝혔다.

곶감걸이의 인기는 올해 감이 풍작을 맞아 가격이 저렴해짐에 따라 농가에서 수익 개선을 위해 감보다 가격이 좋은 곶감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농사용품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구하기 힘든 일반 소매 상품들도 농부들의 온라인 구매 품목이다. 이용자들은 특히 아이들 참고서를 꼽았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농천의 현실상 참고서와 문제집 등 관련 도서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몰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옥션 맹지환 농기계 카테고리매니저는 "30-40대 비교적 젊은층이 귀농하면서 예전과 달리 특용작물 등 전문농업을 하는 이들이 많아 농기계의 온라인 판매도 늘고 있다"며 "최근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면서 농부들도 PC로 쇼핑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오픈마켓을 통한 농기계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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