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최대 공기업 韓電, 나주시대 개막

2014. 12. 2.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삼성동서 빛가람혁신도시 이전 마치고 업무 시작

[동아일보]

한국전력이 28년간의 서울 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 1일부터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본사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31층 규모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췄다. 한국전력 제공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신나게 일할 마음이 나네요."

한국전력 홍보실 정휘원 차장(35)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 전남 나주로 옮긴 본사에 첫 출근을 했다. 바깥 날씨는 꽤 쌀쌀했지만 출근길은 따뜻했다. 오전 8시 본관 입구 로비에 들어서자 '한전의 미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쓴 어깨띠를 두른 20여 명이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따뜻한 김밥과 배즙, 그리고 빨간 장미꽃 한 송이씩을 직원들에게 건넸다. 나주지역 기관장 모임인 '금라회' 회원들과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 직원들이었다. 정 차장은 "경치가 뛰어나고 공기도 좋은 곳에 본사가 자리해 출근길이 무척 설다"며 "무엇보다 남도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어 이곳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전 빛가람 시대 개막

한전이 1일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시대를 활짝 열었다. 1986년부터 28년간 서울 삼성동에 자리했던 한전은 최근 본사 이전 작업을 모두 끝내고 이날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개청식은 이달 중순에 예정돼 있다.

한전은 전국 혁신도시 10곳에 입주하는 공기업 가운데 매출액(53조6924억 원)이나 인원(1531명) 면에서 최대다. 이전 인원은 빛가람혁신도시 16개 이전 기관 인원(6909명)의 21%를 차지한다. 한전KDN(944명), 한전KPS(482명), 한국전력거래소(302명)까지 포함하면 3159명으로 전체 이주 인력의 절반에 육박한다. 전력그룹사의 30%가 나주에 집결한 것이다. 여기에 전력그룹사는 아니지만 전력계통을 움직이는 한국전력거래소가 2일 개청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면 전력산업 특구로 자리매김한다.

본사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31층으로 6750kW 규모의 태양광,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한 빌딩이다. 연간 2300만 kWh의 전력을 생산해 빌딩 에너지 자급률 42%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꼭대기 층의 스카이라운지와 지상 1층의 디지털 도서관, 1000석 규모의 강당, 신재생에너지 전시시설은 주민에게 개방한다.

한전은 나주 이전을 계기로 에너지 신산업을 일으켜 광주·전남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전력그룹사와 산학연 연구개발 분야에 100억 원 이상 투자하고 자치단체와 함께 에너지 관련 기업 100개를 유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나주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상생을 통해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서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 지역경제 훈풍 기대

공공기관의 빛가람혁신도시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나주는 물론이고 광주에까지 훈풍이 불고 있다. 혁신도시 음식점들은 입주기관 직원들이 늘면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한전 맞은편 상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54)는 "요즘 공공기관 직원들의 회식 자리가 많아지면서 매출이 3개월 전보다 배로 뛰었다"며 "내년 3월 1000채가 넘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먹자골목'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에서 4km 정도 떨어진 나주 원도심에도 이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주곰탕' 음식점들이 밀집한 중앙동은 1년 전만 해도 밤거리가 썰렁했으나 요즘에는 식당마다 손님들로 북적거려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혁신도시와 가까운 광주 광산구 음식점들도 점차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송정리에서 J횟집을 운영하는 고모 씨(55)는 "혁신도시와 광산구가 차로 10분 거리여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자주 찾는다"며 "이주 효과가 반짝 특수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들도 바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공기관장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도지사,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강인규 나주시장과 한전 등 이전 공공기관장 16명으로 구성된다. 4일 공공기관장 협의회 구성을 위한 사전 실무회의를 갖고 한전 개청식이 열리는 날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