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위안부 소녀상·기림비 철거하라는 일본의 후안무치

2014. 12. 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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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는 '평화비'로 이름 붙여진 위안부 소녀상이 있다. 설치된지 3년 남짓 만에 강제동원 위안부의 아이콘이 된 이 소녀상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다고 한다. 우선 곱게 차려입은 한복은 조선을, 거칠게 잘린 단발머리는 부모와 고향으로부터 강제로 단절됐음을 상징하고, 꼭쥔 두 주먹은 무례한 일본의 작태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며, 발꿈치가 들린 맨발은 고향에 돌아와서도 편히 발 붙이고 정착하지 못하는 할머니들의 힘든 상황을 표현했다고 이 작품을 제작한 부부조각가 김운성, 김서경씨는 말한 바 있다. 또 소녀상의 어깨에 내려앉아 있는 작은 새는 세상을 뜬 할머니들과 현재의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열서너살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은 위안부 소녀의 슬픈 사연을 형상화 시킨 이 작품은 현재 고양시 호수공원과 성남시청 공원, 수원 올림픽공원 등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미국 글렌데일과 디트로이트시 등 해외에도 세워지고 있다. 소녀상과는 별도로 미국 뉴저지 버겐카운티와 뉴욕주 낫소카운티, 캘리포니아 가든그로브, 버지니아 페어펙스 등에는 미국 지방정부와 의회가 주도한 기림비들이 세워져 있다. 모두 일본의 인권유린 만행을 고발하고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들이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위안부 문제를 풀기 위해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측이 느닷없이 주한 일본대사관앞 위안부 소녀상과 미국내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 납득할수 있는 위안부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 한국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이런 대꾸를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우익 성향 시민단체들이 주장해온 소녀상·기림비 철거 문제를 일본 정부가 공식 회담에서 제기한 저의는 뻔하다. 아사히 신문이 요시다 증언과 관련된 기사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후 아베 정권은 기회있을때 마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명예와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사히가 오보를 인정한 만큼 일본군 강제동원 주장은 신빙성이 없으며 이를 국제적으로 널리 홍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가장 주목을 받아온 일본 대사관앞 소녀상과 미국내 기림비 철거를 요구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를 풀어 경색된 한일관계를 정상화 시켜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국장급 회의에서 나온 일본측의 이런 요구는 억지를 넘어 우리 정부와 국민에 대한 모욕이 아닐수 없다. 이미 과거 정부에서 2년여간의 철저한 조사끝에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한 문제에 대해 이제와서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는가 하면,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국제사회에 거짓 역사를 선전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일본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피해자들이 과거의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남기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치유하기 위해 제작한 민간차원의 기념 구조물마저 철거하라고 정부간 공식 회담에서 주장하는 일본의 후안무치는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지경이다. 과거 역사를 기념하는 조형물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올바른 기억을 도모하고 잊혀졌던 사건과 존재를 현실의 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하는 연결고리다. 소녀상 옆에는 빈 자리가 하나 있다. 이미 세상을 뜬 할머니들의 빈 자리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지나는 이들에게 옆에 한번 앉아 위안부 소녀의 심정을 공감해 보라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조각가는 말했다. 일본 아베 총리가 꼭 한번 들러서 앉아 보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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