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반전의 경차' 벤츠 스마트 포투

김형욱 2014. 11. 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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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론 여성 위한 앙증맞은 고연비 경차
실제론 재미 위주의 남성적인 장난감 느낌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독일의 명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생각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심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도심형 이동수단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초미니 경차 '스마트'가 탄생했다.

스마트 포투(for2)의 차체 길이 2695㎜, 너비 1560㎜, 전고 1540㎜로 길이 5m가 넘는 대형 세단의 딱 절반이다. 통상적인 한 대의 주차공간에 두 대를 넣을 수 있고, 가로로 된 주차공간에 세로로 넣을 수도 있다. 연비는 국내 출시한 가솔린 자동변속 모델 기준 20.4~23.2㎞/ℓ, 디젤은 무려 30.3㎞/ℓ다.

스마트 포투는 작은 차체 덕분에 가로 주차 공간에도 세로로 주차할 수 있다. 김형욱 기자

수치만 보면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도심형 이동수단이다. 게다가 아담하고 예쁘다. 눈길을 끈다. 여성의 출퇴근용으로 적합할 듯했다.

그러나 실제 몰아보니 달랐다. 작지만 거칠었다. '남자의 장난감'에 가까웠다. 서울 양재동 스마트 전시장에서 출발해 경기도 성남을 돌아오는 약 1시간 30㎞ 코스에서 직접 시승해 봤다.

시승 모델은 올 9월 출시한 스마트 포투 펄스(Pulse) 쿠페 가솔린. 시동이 정차 땐 꺼졌다 브레이크를 떼면 켜지는 스톱&고 기능을 포함한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드라이브(MHD) 시스템을 적용해 연비를 높인 모델이다.

배기량 1.0ℓ 가솔린 엔진에 수동 기반의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71마력, 최대토크 9.4㎏·m, 복합연비 23.2㎞/ℓ로 공식 국내판매 가격은 2640만원이다.

참고로 스마트에는 펄스 외에도 상대적으로 고성능인 패션(Passion), 수동 기본형인 퓨어(Pure), 고성능 모델인 브라부스(Brabus)가 있다.

첫인상은 생소 그 자체였다. 여러 종류의 차를 타 봤지만 작동법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수동변속 기반 모델이어서 우선 변속기에 파킹(P)이 없다. 중립(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도 어색하다.

크기도 적응이 안 됐다. 2인승 좌석은 넉넉하지만 운전할 때 너무 작아서 감이 오지 않는다. 게다가 마치 초고성능 스포츠카처럼 RR방식. 엔진이 차 뒤편, 트렁크 밑에 달렸고, 뒷바퀴굴림 방식이다. 고속 코너링 때 주행감각이 보통의 FF(엔진 앞·앞바퀴굴림)와는 다르다. 초보운전자가 된 느낌이다.

편하지도 않다. 자동변속 모델이지만 수동 기반인 만큼 변속충격이 느껴진다. 시속 100㎞를 넘어서자 보통의 대중 경차 이상의 소음·진동이 느껴진다. 엔진이 의자 바로 뒤에서 올리는 탓이다.

그런데 재밌다. 10~20분쯤 탔을까. 몸이 서서히 적응한다. 실내를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수납공간이 눈에 띈다. 위·아래로 열리는 트렁크도 생각보단 넓다. 골프백 하나쯤은 넣을 수 있다. 비록 경차고, 고성능이라고 할 순 없지만 마치 스포츠카처럼 날것 그대로를 즐기는 기분이다.

독특한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작은 차체는 트리디온으로 불리는 위쪽과 아래 바디로 나뉘고 각각 5가지, 8가지의 색상이 있다. 총 40가지 조합. 천장이 열리는 카브리오 모델은 3가지 색상의 탑 컬러를 제공하기 때문에 총 120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스마트는 국내에서 연 200대 판매되는 희소 모델이다. 국내에는 총 3000대 정도가 돌아다닌다. 색상 조합까지 생각하면 진정한 '나만의 차'다.

세컨드 카로서 이런 느낌을 즐기고 싶은 남성에게 추천하고 싶다. 실제 스마트의 고객의 70%는 남성, 교수나 사업가, 예술가 등의 세컨드 카다. 연비는 높지만 가격이 중형차 수준인 만큼 경제적이라고 할 순 없다. 기왕 산다면 카브리오 모델이 더 멋지지 않을까.

참고로 벤츠는 4인승 모델인 스마트 포포(for 4)도 곧 내놓는다. 어떤 모습일지 국내에서도 만나보고 싶다.

스마트 포투 앞좌석 모습. 앞좌석은 생각 이상으로 넓게 느껴진다. 곳곳에 있는 수납공간이 편리하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변속 레버. 주차(P)가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주차 땐 중립(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쿠페 앞모습.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쿠페 뒷모습.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트렁크 모습. 위·아래 양쪽으로 열린다. 골프백 1개를 수납할 정도의 공간이 있다. 트렁크 밑에 엔진룸이 있는 게 독특하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펄스 쿠페의 모니터와 리모컨. 작은 차체에 리모컨이 있다는 게 이색적이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펄스 쿠페는 후방카메라 기능을 지원한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스마트키. 김형욱 기자

스마트 포투 펄스 쿠페의 기본 타이어 콘티넨탈 콘티프리미엄콘택트2. 김형욱 기자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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